이름: 거지태공망
2011/10/7(금)
생긴대로 건강법 - 둘  

 사욕,약욕,그리고 뜸요법
이 고장 전통의학 병원에서 인상적으로 본 것은 한 여름에 많이 하는 모래찜질이었다 .한문으로는 사욕이라
고 하며 일종의 물리요법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시골에 가면 천막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관절염이
나 만성적인 통증이 많은 것 같았다. 나이를 먹으면 언제나 한여름에 이런  병을 예방하기 위해 사욕을 많이
했다.  두 번째로는 쑥과 여러 가지 약을 넣은 물에 목욕을 시키는 약욕법은 독특했다. 세 번째로는 뜸도 많
이 하고 있었다. 뜸을 무엇으로 하느냐고 물어 보니 애구라고 써보인다. 우리 나라와 같이 쑥 찜질을 하는 것
이었다.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었다.  이 고장 사람들은 목욕을 자주
하지 않는다. 일생을 통해 서너 번밖에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중앙아시아의 위구르족과 몽골 및 카자흐족
에게는 만성병 예방과 치료에 인기 있는 것이 바로 약욕법이었다.  가는 곳마다 찾아간 전통의학 종합병원에
선 입원실 옆에 반드시 약욕실을 두 개 내지  세 개씩 운영하고 있었다. 하루에 두 세번씩 1-2주  동안 계속
약욕을 하고 한달쯤 쉬었다가 다시 약욕을 두세 번 반복하면 웬만한 만성병을  다 낫는다는 얘기였다.  여기
에 쓰이는 약을 한문으로 써서 물어보니 백엽,두견화,마황 같은 생약제였다. 이  중 마황을 뺀다면 이런 약재
는 모두 중앙아시아 특산의 생약들이다. 한족이 운영하는 중의원에서는 약욕을 하지 않는다. 필자가 찾은 낙
양과 정주,서안의 중의원에서는 약욕실이 없었다.  이 고장 위구르 전통 종합병원에게 더 자세히 물어보니 아
시아의 여러 고장에선 온천 요법도 좋은 치료법으로 쓰인다고 했다.  우리 나라나 일본에서도 오랫동안 여러
가지 만성병 치료에 온천을 즐겨 왔다. 중앙아시아의 풍토나 물이  귀해 목욕하기 어려운 생활환경에서 유래
된 독특한 치료법이라 여겨졌다.  그러나 위구르족의 위구르 전통의학 병원이나  카자흐족의 민간 요법은 어
느 의미에서 볼 때 한의학과 이런 중앙아시아 특유의 치료법을 다 함께 쓰고 있는  것 같았다.  이 고장에서
도 근래 인기를 끄는 것이 기공술이었다. 또한 침구  치료를 받으려는 환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특이한 것은
북경이나 서안의 중의원에서 쓰는 침보다 굵고 컸으나 몽골이나 티베트에서 쓰는 침보다는 작았다.  물론 우
리 나라나 일본에서 쓰이는 침보다는 훨씬 컸다. 중세 유럽 의학의 경우와 같이 중앙아시아에서는 아직도 급
성 질환에 걸리면 피를 빼내는 사혈 요법이 쓰이고 있었다. 이런 목적을  위해서는 우리 나라나 일보보다 침
이 클 수밖에 없으리라 여겨졌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아라비아 의학에선 병이 생긴 부위로부터 멀리 떨어
진 피부를 때우는 뜸 내지 구술과 함께 이런 사혈 요법이 많이  쓰였다. 예로부터 우리 나라에서도 관격이나
급체에 걸리면 피를 뽑는 사혈 요법이  통용되었다. 이런 치료법을 보고 있으니 필자가  어렸던 40년 전이나
50년 전의 모습을 재현한 것 같아 감회가 깊었다.

 중앙아시아의 피부병 치료법
끝으로 신강 자치구에서 청해성에 이르는 중앙아시아의 전통의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피부병 치료법이
다. 실제로 우르무치나 토르판 그리고 화전에 있는 위구르 전통의학  병원의 입원실에는 러시아는 물론 파키
스탄과 이란에서 온 환자들이 완치되기 어렵다는 피부병을 치료받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북정에는 당
나라 때 설치한 도호부의 유적이 아직도 남아 있고 곤륜산맥을 등지고 있는 화전에는 3년제로 된 위구르 전
통의학 대학이 있어서 이들의 독특한 전통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 고장 사람들은 햇볕이 따갑고 일
교차가 심하며 자외선에 많이 노출되어 생기는 여러  가지 피부병에 잘 듣는 치료법이나 치료약을 자랑하고
있었다.  과학적인 차원에서 보더라도 자외선이 많이 함유된 햇볕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기미도 잘 생기고 피
부의 각질화를 촉진해서 노화를 일으키기 쉽다. 더운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30대만 되어도 피부가 쭈글거리
고 살결이 두꺼워지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 고장에서도 이런 풍토 때문에 우피선  같은 난치
피부병이 많이 발생한다. 우피선이란 살결이 쇠가죽같이 두껍게 각질화되는 피부병을 말한다. 이런 병은 현대
의학이나 한의학으로는 고치기 어렵다.  병을 치료하는데 쓰이는 약은 모두 이 고장에서 나는 독특한 중앙아
시아 고유의 생약들이었다.  한문으로 번역된 자료를  보니 가중흑초종을 가루로 만들어 사아단기름과  함께
바른다고 되어 있었다.북경이나 서안 같은 곳에선 들어 보지도 못한 약들이었다.  우리 나라에 돌아와 이 이
야기를 잡지에 실었더니 한 제약회사에서 이런 피부병에 잘 듣는 연고나 고약을 개발하고 싶다며 같이 가보
자는 제의를 해왔다.그러나 또 다시 찾아가기에는 너무 벅찰 것 같아서 자료만 넘겨 주었다. 어쩌면 이 약이
우리 나라에서도 머지않아 개발될지도 모르겠다.  서양 의학의 역사를 보더라도  우리들이 쓰는 오래된 약들
은 대개 민간요법이나 전통의학에서 얻어낸 것들이다. 말라리아에 잘 듣는 키니네가 그렇고, 심장병 약한 디
기탈리스는 물론 우리들이 가장 많이 쓰는 아스피린도 전통의학의 산물이다.

   평생 두 번 목욕하는 사람들  
너무 오래 때를 밀고 목욕하는 습관은 버려야겠다. 비누질도 많이 하지  말고 목욕 후에는 반드시 크림이나
로션으로 피부를 보호하는 게 좋다. 오히려 비누도 없고 목욕도 자주 하지  않는 티베트 사람들 중에는 피부
병을 앓는 사람을 보기 힘들다. 너무 깔끔떨지 말고 생긴 대로 사는 게 좋다는 얘기이다.
 티베트의 라사로 가는 길
티베트의 '라사'로 가려면 서너 가지 경로를 거치게 된다. 아직도 북경에서 라사에 들어가는 직항 비행기 편
은 없다. 대개 성도나 중경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라사에 가게 된다. 그러나 워낙 티베트가 고산지대여서 비
행기로 가면 고산병에 걸리기 쉽다.  육로로도  청해성의 서녕으로부터 자동차를 타고 2-3일이면 라사에  갈
수 있다. 정책적으로 중국 정부가 개설한  이 길은 험준한 고산지대를 뚫고 가지만  최소한 고산병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대개 서녕을 떠나 청장고원을 넘어 티베트에  들어가려면 과낙장족 자치주를 지나게 된다. 이
고장 주정부가 있는 감덕에서 티베트족이 많이  이용하는 장의원 구경을 하고 저녁식사를  대접받았다. 귀한
손님이 왔다고 양을 잡아 즉석에서 삶아 놓고 큰 칼을 주면서 먹으라고 했다. 야채는 거의 없고 좁쌀이나 보
리를 빻은 것을 버터에 녹여 더운물에 넣고 손으로 반죽해서  먹었다. 전통적인 티베트족의 만찬을 대접받은
것이다.  이튿날에는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라마 사원인  '테르'사원을 찾았다. 이 절은 역사도 길고 명나라
홍무 연간에 객파대사가 출생한 곳으로,라마 불교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곳이기도 하다.  독실한 라마교
신도들이 온몸을 땅에 던져 오체투지하면서 참배하는 모습을 보면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현재 이 절은 대
금와전을 비롯하여 7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불경을 외우면서 수없이 돌리는  마니경륜은 영겁의 세월을 초월
해 인간의 삶 자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았다.  원래 티베트의 전통의학은 라마 불교와 떼어 놓을
수 없다. 아직도 이 절에는 60여 명의 젊은 라마승들이 6년간의  과정으로 티베트의 전통의학인 장의학을 공
부하고 있다. 장의학의 기본 경전인 [의경팔지]나 [사부의전]은 중국말로  번역되기도 했지만 이곳에선 모두
티베트말로 된 의학 경전으로 배우고 있었다. 모든 종교 의학에는 신비한 일면이 있다. 라마교도 밀교적인 분
위기가 짙다. 불교 의학뿐만 아니라 도교 의학이나 회교 의학도 그런 면에서 보면 비슷한 점이 많다. 티베트
의 전통의학과 장의학의 강력한 영향아래 나타난 몽골의 몽의학도 그 역사를 뒤져 보면 티베트의 황교와 밀
접한 관계를 가지고 발전해 왔다.  13세기에  이르자 원나라의 황제 '쿠빌라이'는 티베트의  라마교를 국교로
선포하고 몽골에 보급시키고자 힘썼다. 티베트에  옮겨진 라마교가 몽골과 시베리아까지  본격적으로 전파된
것은 16세기 후반부터였다.  이런 라마 불교는 의학 경전으로서 [단주미경]속에 의경팔지를 가지고 있다. 이
의학 경전은 서기 3세기경 인도로부터 전래된 것으로 여겨진다. 이 경전 속에는 한족이 한의학에서 볼 수 있
는 목,화,토,금,수 같은 오행설이나 오장육부이론이 들어 있지 않다. 그 후 이 책은 16세기에 이르자 몽골까지
퍼져 나가고 티베트 고유 경전이라 할 수 있는 [사부의전]이 만들어 졌다.

 평생 두 번 목욕하는 사람들
티베트는 넓다. 북쪽으로는 삭막한 반 사막에 가까운 고산지대만 남쪽으로 가면  각종 식물이 잘 자라고 야
생 동물들도 많다. 확실히 티베트는 아직도 생활 수준이 높지는 않다. 발표된 공식 통계를 보더라도 생후 한
살 이내에 사망하는 영아 사망률도 아주 높다. 그러나 도회지를 벗어나 유목  생활을 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
아가는 사람들 중에는 오래 사는 사람들도 있다. 의학이 발달한 것도 아니고  약이 특별하게 좋을 리 없건만
나이 많은 노인들이 시골에 많이 산다는  것은 인상적이었다. 서장 자치구 장의원의  주임의사로부터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될 듯했다.  우선 목욕을 잘 하지 않는다고 했다. 실제로 거리나 병원에서 만난 사람들을 보면
목욕을 자주 하는 것 같지 않았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 고장에선 일생 동안 목욕을 별로 하지 않고 죽는다
고 한다. 고작해야 두 번 정도 하는데, 태어나서 한 번하고 결혼을 앞두고 한 번 한다.  그러니까 티베트에선
목욕은 질병의 치료나 예방을 위한 의학적인 처치에 해당되어서 평상시에는  하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신강
자치구는 물론 청해성과 감숙성 그리고 서장 자치구에 널려 있는 장의원 입원실 옆에는 반드시 약욕실이 있
다. 따라서 목욕은 병이 났을 때 여러 가지 약재를 넣고 하기 때문에 약욕이라고 하며,이런 시설을 약욕실이
라고 한다.  확실히 목욕은 의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선 목욕탕에 가서 30분이나 한시간씩 목욕을 하면서 온몸이 벌겋게 변하고 피가 맺히도록 수건으
로 때를 벗겨 내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로 오랜만에 목욕을 하면 가볍게 밀기만 해도 때가 밀리는 수가 있지
만 때를 세게 밀거나 벗기면 득보다는 해가 더 많다.  원래 사람의 피부는  손톱,발톱,입술 그리고 항문을 빼
고는 보통 피부로 덮여 있다. 피부의 제일 위에는 표피가 있고 그 아래에 진피가 있으며 진피 밑에는 피하조
직이 있는데 대개 지방조직과 연결되어 있다.  또한 피부는 입술,항문,여자의 성기 같은 점막과 연결된다.피부
는 좋지 않은 외부의 자극이나 영향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기능을 가지며, 덥거나  찬 감각을 느끼고
피지선과 땀샘을 통해 윤기가 돌게 하며 땀을 내어 체온을 조절한다.  그 중 제일 밖에 덮여 있는 피부의 외
부는 혈관이 분포되어 있지 않아 점차 물기가 없어지고 각질화되면서  벗겨져 나간다. 완전히 각질화되지 않
았더라도 표피는 물기가 적어서 외부의 각질층이 비듬이나 때의 형태로 떨어져 나간다.   우리 몸을 덮고 있
는 표피는 대개 0.07-0.12밀리미터의 두께이며 손과 발바닥은 약 0.8밀리미터  정도이고,제일 두꺼운 곳은 1.4
밀리미터 정도까지 된다. 그러나 계속 물리적으로 힘을 주거나 마찰을  하면 몸의 어느 부위에서도 각질층이
늘어날 수 있다. 표피에는 피가 통하는 혈관이 없으므로 진피로부터 영양을 공급받는다. 흔히 우리가 목욕할
때 수건으로 피부를 세게 문질러 때를 벗기게 되면 피가 맺히고 벌겋게 변하는데 이것은 각질층이 모두 벗겨
져 나가고 마찰에 의해 피부에 흐르는 혈관이 충혈되거나 파괴되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목욕을 너무 자주 하는 게 오히려 문제
따라서 때를 지나치게 벗기면 우리 몸을 보호해야 할 표피가 모두 벗겨져 나가기 쉬우므로 가볍게 때를 미
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욱이 때를 말끔히 벗겨 내기 위해 거친 헝겊이나 수건을 쓰게 되면 표피가 심하게 벗
겨지고 부분적인 출혈에 의해 색소가 완전히  침전하기 때문에 피부에 흉터까지 남기기 쉽다.   결국 이렇게
벗겨진 피부가 다시 원상으로 회복되기 위해서는 피부 깊숙이 들어 있는 진피로부터 새로운 각질층이 형성되
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일교차가 심하고 자외선 조사량이 많은 고산지대에서 목욕을 자주 한다는 것은 건강
에 좋지 않으리라 여겨졌다.  필자도 시골에서 자라난 사람이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40-50년 전 한겨울에는
목욕을 자주 하지 못했다. 오랜만에 목욕탕에 가면 때를 많이 밀고 벗겨 낸 기억이 난다. 그러나 생활에 여유
가 생기고 각 가정에서 샤워나 목욕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추어지자 목욕을 자주 해서 위생적인 생활을 하게
되었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여러 가지 피부병과 고치기 어려운 알레르기성 질환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서양 사람들은 거의 매일 샤워를 한다. 그러나 비누질을 했을 때는 반드시 피부를 보호
하기 위해 로션이나 크림을 써서 온몸에 바른다. 역설적인 얘기가  되겠지만 과거에는 더러워서 부스럼이 많
았지만 이제는 오히려 너무 목욕을 자주 하고 때를 밀고 비누질을 해서  병이 늘어나고 있다. 서양에선 이런
것들을 현대 문명의 부산물로 생겨난 병들이라고 해서 인조병 또는 문명병이라 부르기도 한다.  우리도 이제
는 너무 오래 때를 밀고 목욕하는 습관은 버려야 한다. 비누질도 많이 하지 말고 목욕 후에는 반드시 크림이
나 로션으로 피부를 보호하는 게 좋다. 비누도 없고 목욕도 자주 하지  않는 티베트 사람들 중에는 피부병을
앓는 사람을 보기 힘들다. 너무 깔끔 떨지 말고 생긴 대로 사는 것,그것이 진정한 건강법이다.

   왜 죽음을 걱정하나?
장수촌에 사는 사람들은 다이어트를 하지 않는다. 뚱뚱하면  뚱뚱한 대로 마르면 마른 대로 살아간다. 병을
걱정하지도 않고 죽음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이 모든 것을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인기 좋은 티베트 정력제
미국과 일본이 합작해서 만든 영화 <작은 부처(리틀붓다)>는 라마 불교의  신비한 모습을 현대인에게 소개
해서 많은 감명을 준 바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티베트에서 찍을 수 없어서 티베트와  인접하고 있는 불교
국가 '부탄'에서 촬영했다. 이 영화를 보면 티베트 출생의 나이 먹은 라마승이 자신의 천명을 미리 알고 음식
을 먹지 않고 불경을 외우며 죽어가는 장면이 나온다.  확실히 라마 불교는 밀교적인 냄새가 짙다. 또한 이런
밀교적인 라마교와 서로 뿌리를 같이하는 티베트의 전통의학에는 신비한 약들도  많다. 특히 중년 이후 남자
들의 정력에 좋다는 약들도 많다.  값이 싼 오미감로환으로부터 좀 비싼 이십미산호환이 있는가 하면,최고의
보약으로 치는 칠십미진주환이 있다. 실제로 우리 나라에서도 이런 약을  구하고자 북경에 있는 티베트 사람
들이 다니는 장의원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과거의 의학을 세계적인 안목에서 볼 때 그 진
료의 대상에 따라 지배층을 위한 귀족 의학과 대중의 건강을 보살펴 온 대중의학으로  나눌 수 있다.  소설[
동의보감]에도 나왔듯이 허준 선생이 젊은 시절에 심혈을 기울여 진료한 곳은 일반 서민들의 건강을 보살핀
혜민원과 혜민서였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지배층의 건강을 돌보았던  귀족 의학의 주요 관심사는 어느
나라에서나 결국 성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미약이나  정력제 또는 불로 장생을 보장한다는 보약에 쏠릴
수밖에 없었다.  '살레르노'의 [양생훈]을 보면 중세기 대부분의 서민들은 허기진 배를 채우고도 힘들었던 유
럽에서도 건강을 위해 고기를 적게 먹고 절주하며 저녁 만찬을 적게 먹었다고  나온다.  티베트의 경우도 예
외는 아니다. 티베트 전통의학이 자랑하는 이런 보약 내지 정력제는 아직도 인기가 높다. 귀한 손님이라면 필
자에게도 선물을 했다.  그러나 이 고장 사람들이 자랑하는 장수촌은 호의호식하는 지배층이 사는 고장이 아
니다. 비싼 약을 먹을 수 있는 처지의  사람들도 아니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도 그들은  오래 살고 있었다.
이러한 사람들의 장수에는 이들이 전통적으로 지키고 있는 식양법도 중요하겠지만 생활 양식과 밀접한 관계
를 가진 것 같았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사회심리학자 '엘리자베스 큐블라-로스'가 쓴 [죽음과  죽어가는 과정]이란 책은 미국에서  출판된 후 20년
가까이 베스트셀러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 내용을 보면 사람이  불치병에 걸려 죽어가는 과정을 심리적
으로 설명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치의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절망하고 우울해지며 죽음
을 '거부하는 단계(stage of denial)'를 거쳐 결국 죽음을 받아들이는 '수용의 단계(stage of acceptance)'에 이
른다고 한다. 개인차는 있지만 현대인들에게 죽음은 괴롭고도 비정한 숙제다.현대인은 누구나 오래 살고 건강
하길 바란다. 따라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지나치면 높아지면 건강 염려증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장수촌에
가보면 이런 삶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나 집념은 찾아보기 힘들다.  장수촌에 사는 사람들은 다이어트를 하지
않는다. 뚱뚱하면 뚱뚱한 대로 마르면 마른 대로 살아간다. 병을 걱정하지 않으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고장 사람들의 설명에 따르면 나이 먹으면 병들고,병들면 죽어서
자신의 시신을 새들에게 보시하는 풍장을 통해 자연으로 되돌아간다고 믿는다.  풍장은 대개 마을 주변의 산
정상에서 한다. 외국 사람들에게는 풍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허용하지 않아서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풍장
하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독수리와 여러 새들이 떼지어 날아다니고 있었다. '라사'의 가장 큰
장의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주임의사도 자신이 죽으면 풍장을 하겠다고 했다.   역설적인 얘기가 되겠지만 삶
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일수록 장수하기 어렵다. 그러나 옛말에도 오복의 첫째가는 조
건은 장수라 했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장수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은 끊이지 않았다. 진시황이 즐겨
먹었다는 불로 장생약단사를 위시해서 19세기에 유산균 발효유를 권유했던 러시아의 미생물학자 메치니코프
또한 불로 장생을 염원했다.  오늘날에 와선 노인병학이 생겨나 의학,심리학,사회학,경제학,법학 등 여러 학문
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사람의 노화 내지 노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우리 나라 또한 65세 이상 노인들
을 노인 복지법에 의해 각종 혜택을 주고 이들의 건강  문제 또한 사회적인 차원에서 해결하고자 힘쓰고 있
다.  그러나 인생을 확고한 신념과 정신적 안정 속에서 생활한 사람들만이 오래  살았다는 연구 조사 결과는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나라와 겨레를 위해 생명마저 아끼지  않았던 독립운동가나 확고한 신념을 가
지고 살았던 종교인들은 모두 70세 이상 장수한 반면,사회적으로는 저명 인사에 속했지만 정신적으로나 정서
적으로 불안정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던 예술인들이나 영화인들은 장수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오늘날의 의학은 섭생 의학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당뇨병,고혈압,심장병 같은  성인병은 음식이나 일상 생활
과 행동 그리고 태도를 비롯한 각 개인의 섭생이 건강과 장수에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다.  오
늘날 현대인은 각박한 경쟁 사회에서 정서적  불안에 빠지기 쉽다. 아침이면 일찍 일어나  차를 타고 직장에
나가고 저녁이면 집으로 돌아오는 도시인들에게 긴장과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다.  촌각을 다투는 산업 사회
에선 느긋한 여유 대신 빠른 변화와 이에 대한 적응 과정에서 정서적 불안과 긴장을 겪게 된다. 실제로 내과
병원을 찾는 환자의 2/3는 이런 스트레스 때문에 생겨나는 심인병 내지 심신병 환자들이다.

 스트레스가 없으면 삶도 없다.
'스파르타'에선 몸이 튼튼해야 정신이 건강하다고 했다. 이제는 마음이  건강해야 육체도 튼튼해진다고 강조
한다. 그만큼 정신 건강이 육체적 건강에도 필수적 조건이 됐다. 따라서 긴장과 스트레스를 적게 받아야 육체
적으로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현대병은 정신적 요인 때문에 발병하고 약화된다. 통계적으
로 볼 때 당뇨병이나 고혈압을 일으키는 가장 큰 위험  인자는 스트레스와 긴장이다. 소화불량이나 위궤양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과학적으로 병의 발생 과정을 밝히려는 근대 병리학도  체질이나 소인이란 개념을 완
전히 버린 것은 아니다. 정신 노동에  종사하는 내성적인 사람에겐 위장병이 잘 생기며  욕구 불만에 빠지기
쉬운 투쟁적인 사람에겐 고혈압이 잘 생긴다.  병은 원래 단 하나의 결정적인  원인 때문에 생겨난다는 이른
바 단일 병인론은 전염병이나 영양실조를 설명하는 데는 잘 맞았으나 오늘날 우리가 걱정하는 비전염병의 발
생과정을 밝히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 어찌 보면 전근대적인 냄새마저 풍기는 소인이나 체질 같은 요소 때문
에 병이 생긴다는 이른바 복수 병인론의 입장에서 많은 학자들이 여러 가지 위험 인자를 찾는 데 힘쓰고 있
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정신적 스트레스이다. 그러나 스트레스는 변화에 대한 적응 과정에서 생기는 생리
적 반응이다. 스트레스가 전혀 없으면 오히려 살맛이 안 난다. 피할 수 없는 숙제인 현대인의 스트레스는 오
히려 잘 활용하는 편이 낫다. 티베트의 전통의사는 물론 옛 선인들은 이런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충고하
고 있다.  첫째,내일을 걱정하지 말라는 충고이다.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자. 오늘에 충실해서 그 결과를 기다
리자.  둘째,한 가지 걱정을 거듭하지 말라는 충고이다. 공자도 두 번 이상 같은 걱정하면 사특해진다고 했다.  
셋째,긍정적 생활 태도를 가지라는 것이다. 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을 때 성공한다.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
행운을 믿고 살자. 그리고 그 결과는 자연에 맡겨야 한다. 때가 되면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다. 건강도 너무
걱정하면 병이 생긴다. 죽음을 두려워할수록 오래 살지 못한다.  역시 예로부터 전해지고 있는 여러 전통의학
의 뿌리를 훑어보면 자연에 순응하는 슬기로운 삶을 강조하고 있다. 즐겁게 살고 자연에 순응하는 지혜를 터
득할 때 현대인도 장수하리라 믿는다.  과유불급이라는 말 그대로 건강에 대한 걱정도,장수에 대한 욕심도 지
나치면 독이 된다. 스트레스가 있으면 있는  대로 죽음이 다가오면 다가오는 대로 생긴  대로 살다 죽는다는
편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야말로 으뜸가는 장수법이요,건강법이다.

   우울증과 핵가족  
나이를 먹으면 생기기 쉬운 노인성 우울증도  핵가족 제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흔히  노망이라고 부르는
노인성 치매도 핵가족에서 잘 생기고 빨리 악화된다.
 [동의보감]속의 서역 의학
1984년에 찾은 우즈베키스탄 공화국의 수도 '타슈켄트'와 '사마르칸트'는 인상에 남는 고장들이다. 타슈켄트는
1970년대에 큰 지진을 겪고 모두  파괴되어 버렸지만,당시 소연방의 여러 공화국들이  자금과 사람들을 보내
오늘날의 타슈켄트를 건설했다고 한다. 도심지나 '바자르'같은 시장은 잘 정돈되어 있었으나 아직도 뒷골목에
가면 누추한 임시 건물에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사마르칸트에는 소구드 왕국 시절의 유적
들을 위시해서 한때 번성했던 불교 관련 유물은 물론 헬레니즘 문명의 유산들도 박물관에서 찾아볼 수 있었
다. 특히 이 두 고장에선 연해주에서 강제 이주해온  우리 나라 동포인 '고려인'들을 많이 만났다.  두려움과
호기심 속에서 우즈베키스탄 공화국의 여행을 끝마치고 카자흐스탄 공화국의  알마아타에 갔다. 낮에는 덥고
밤에는 몹시 추웠다. 사막에 인접한 내륙의 특이한 날씨였다. 바람이 불면 흙먼지가 하늘을 가리다가도 금방
해가 뜨면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었다. 그 후 중국령인 신강 자치구에서도 비슷한 날씨를 겪었다.  우르무치와
토르판에서도 우즈베키스탄 공화국이나 카자흐스탄 공화국과 비슷하게 여러 소수  민족이 살고 있었다. 이들
은 대개 회교도이다.특히 위구르족이 장수하기로 소문나 있다.  오늘날 우리가 비단길이라 부르는 '실크로드'
는 대개 중국의 서안에서 시작해서 난주와  주천을 거쳐 돈황에 이르고,우르무치를 지나  바그다드에 이르는
천산북로와 천산남로를 가리킨다. 이 고장은 전통적으로 여러 소수민족이 사는 고장이다. 중국에선 이들을 서
융이라고 불렀으며 한때는 불교 문화권에 속했지만 이제는 회교 문화권에 들어 있는 이른바 청진교도들이 살
고 있다.  중국인들이 쓴 역사를 보면 한나라  무제 때 장건은 왕명에 따라 대원국을 찾아  나서 실크로드를
비롯하여 인도와 이란 그리고 카스피 해로 통하는 육상 교역로를 개척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중국과 중앙
아시아 그리고 서역 사이의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이 비단길을 통해 중국의 한족은 8세기 경부터 아라비아와
빈번한 교류를 갖게 되었다. 그 결과 중세기에 찬란한 꽃을 피웠던 아라비아 의학도 동아시아에 소개되었다.
[동의보감]을 보면 이런 빈번한 문화교류를 통해 서역 의학의 영향을 받았음을 엿볼 수 있다.  우리 나라 의
학사에 빛나는 업적인 [동의보감]을 봐도 서역산 약재가 오래 전부터 우리 나라에 소개되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동의보감]에 기록된 서각,대모,목향을 위시해서 20여 종의 약재를 보면 분명히 중앙아시아와  티베트
산 약재가 들어있음을 알 수 있다.

 대가족 제도의 장점
그러나 이들은 대개 양이나 말을 치고  사는 유목민이다. 이제는 문명이 발달해서 도회지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골에 살고  있으며,시골에 사는 사람들만이 장수하고 있다. 이
고장 장의원의 주임의사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장수의 결정적 요인 중  중요한 인자로 여러 사람들이 모여
사는 대가족 제도를 꼽는다.  실제로 현대 문명은 건강 면에서 볼 때 부정적인 측면이 많다. 근래 늘어만 가
고 있는 불량 청소년 문제도 그 뿌리를 찾아보면 할머니나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대가족이 줄어들고 핵가족
이 늘어남에 따라 생겨난 문제점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고장에선 대개 3대나 4대,5대가 함께 모
여 산다. 적어도 가족 수가 10명에서 많으면 20-30명까지 된다.  물론 근래 중국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며 추
진하는 사업중 하나가 가족계획이다. 한족의 경우에는 조건없이 아이를 하나만 가져야 하고 소수민족의 경우
에는 두 명까지 허용한다.  그러나 이런 정책은 행정력이 잘 미치는 도회지에서는 지켜지고 있지만 소수민족
들이 많이 사는 시골에 가면 아직도 출생 신고를 하지 않은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이들의 설명에 종합해보
면 아직도 이 고장에 사는 유목민들은 중국 정부의 이런 가족 계획을 제대로 따르지  않는 것 같았다.  35세
쯤 되는 사람이면 대개 4-7명의 자녀를 두고 있었다. 실제로 이들의 궁색한  변명을 들어보면 가족계획을 잘
몰라서 아이를 많이 나았다고 한다. 화전에 있는 유의 학원(위구르족 전통의학대학)의 주선으로 장수하는 노
인들이 많은 위구르족 마을을 찾아가 보니 한 천막에 4-5대씩 함께 어울려 살고 있었다.   특히 여름에는 양
과 야크를 방목하기 위해 옮겨 다녀서 한 천막에서 여럿이 함께 지낼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런 사정은 티베
트나 몽골의 유목민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이렇게 4대나 5대가 함께 어울려 살면
노인들의 건강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얘기는 우리 나라의 장수촌에서도
이미 입증된 바있다 .제주도의 '곽지리'나 지리산 깊숙이 자리잡은 장수마을에 가보면 3대나 4대가 어울려 살
고 있다. 노인이 되어도 쉬지 않고 일하며 교육에도 힘써서  아이들이 모두 예의바르고 효성스럽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제는 도로가 포장되고  벽지에도 차가 드나들기 시작하면서 점차  이런 장수마을도 사라
지고 있지만 아직도 남아 있는 장수촌에 가보면 열녀나 효자를 기리는 정문도  보게 된다.  필자가 초등학교
에 다녔던 50여 년 전에는 요즘같이 좋은 종합병원도 없었고 위중한 병에 걸리면 쓸 수 있는 링거 주사도 없
었다. 당시에 노인들이 병들어 임종이 가까워 오면 효자들은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이로 깨물어 임종에 가까
운 노인 어른들에게 피를 먹여 회생시키고자 하는 단지효양을 하는 풍습이 남아 있었다.              
   
 우울증과 핵가족
오늘날 노년학에서는 대가족 생활이 노인들의 정신건강은 물론 어린이들의 전통문화 전수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핵가족이 늘어남에 따라 결손 가정이 많아지고 노인들만  따로 사는 가정이 많아져서
노인들의 생리적 노화가 빨라지고 노인성 신경 정신병의 발병률도 늘어난다.  이런 경향은 생활 수준이 높은
선진국에서 더욱 많이 볼 수 있다. 나이를 먹으면 생기기 쉬운 노인성  우울증도 핵가족 제도와 밀접한 관계
가 있다. 흔히 노망이라고 부르는 노인성 치매도 핵가족에서 잘 생기고 빨리 악화된다.  40대 이후에 생겨나
기 쉬운 고독감이나 소외감을 줄이기 위해서도 일하는 시간을 늘리고 슬픔이나 괴로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족적인 유대가 유지되어야 한다. 이런 것은 정부가 베푸는 사회보장제도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특히 정
신 신경증이 늘어나는 이유로 40대 이후 핵가족사회에서  나타나기 쉬운 소원한 인간관계를 첫째로 꼽고 있
다. 나이를 먹어서도 가정에서 노인들의 확실한 역할이 유지되어야만 정신적으로나 정서적으로 건강할 수 있
다.  사랑에 실패하고 돈 때문에 인생을 포기하거나 대학에 낙방하고 성적이 나쁘다고 자살하는 청소년이 늘
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어느 나라에서나 40대 이후 우울증으로  자살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훨씬 많다.
노인들이 즐겁게 지내면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데는 대가족 제도가 장점이 더 많다.  실제
로 중앙아시아의 장수촌을 찾아가 보면 그 어느 곳에서도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무료하게 살지 않으며 심심하
지도 않다. 증손도 있고 고손도 있으며 아이들을 가르치기 바빠서 우울증에 걸릴 틈이 없었다. 또한 이 고장
에선 불량 청소년 문제도 볼 수 없었다.  물론 우르무치나 토르판 같은 여러 민족이  함께 사는 큰 도시에선
범죄가 일어나기도 하지만 시골에 가면 아직도 전근대적인 냄새가 나고 정신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안정된 생
활을 하고 있었다.

   일하자,일하자!
우리 나라에선 근래 명예 퇴직과 조기 정년이 사회적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건강하게 살려면 죽을
때까지 일을 해야 한다. 2,000여 년 전에 씌여진 [논어]를 봐도 '40에 시사하여 70에 치사한다'고 했다.
 척박한 땅의 사람들
티베트족이나 장족,몽골족 그리고 위구르족이 사는 중앙아시아는 한국 사람의 안목으로 본다면 사람이 살기
어려운 척박한 풍토와 기후를 가지고 있다 .이들이 흔히 초원이라고  부르는 목초지도 필자의 눈에는 사막으
로 보였다. 목초지라고 하지만 풀보다는 먼지와 모래가 더 많은 반 사막지대이다. 그러나 위구르족이 모여 사
는 시골은 이런 반 사막지대뿐만 아니라. 천산에서 흘러 내리는 물을 땅  속으로 끌어서 과일과 채소를 가꾸
는 오아시스도 있다. 이 오아시스에는 한여름이면 햇볕을 가려주는 나무도  있고 포도와 살구,수박,멜론 같은
과일이 풍성하게 수확된다. 8,9월이면 북경 거리에서 팔리는 대부분의 수박은  흔히 신강수박이라고 한다. 한
때 우리 나라에서도 유행했던 '참외는 나일론 참외가 맛있다'는 얘기와 똑같다.   북경에선 맛있는 과일은 모
두 신강에서 재배된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맛있는 여러 가지 과일이 나오고 1년  열 두 달을 말려서 먹기도
한다. 그러나 주업을 어디까지나 양과 말 그리고 야크를 키우는 목축업이다. 이들은 초지를 따라 여러 곳으로
옮겨 다니며 가축을 키우며 살아간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이 고장은 한낮의 기온과 밤의  기온 차이가
심하다. 낮에는 40도가 넘는 무더위지만 밤이면 담요를 덥지 않고는 잠들기 어려울 정도로 춥다.  이 고장을
처음 찾는 사람들에게 특이한 인상을 주는 것은 유목민들의 복장이다. 제아무리 더운 날씨에도 겨울 옷을 껴
입고 눈만 빼고는 얼굴까지 천으로 가린다. 그리고는 가죽 장화를 신고 말을  타고 다니는 모습은 러닝 셔츠
도 부담스러울 정도로 더운 날씨에 의문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알아 보니 이렇게  옷을 많이 입어야 체온
보다 더 올라가는 더위를 막을 수 있고  밤에는 추위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자급자족에 가까운
생활을 하는 이 고장에선 말이나 양의 배설물도 중요한 자원이다. 뜨거운 햇볕에 말린 배설물은 모두 거두어
불을 피우고 음식을 만드는 데 이용하고 있었다.  필자가 받은 인상에 따르면 이 고장 사람들의 일은 그렇게
고된 것 같지 않았다. 하루 종일 김을 매거나 논을 돌보는 들 심한 육체 노동을 하지는 않았다. 그저 개를 데
리고 말 위에서 천천히 이동하면서 가축의 무리를 감시하고 풀을 먹이고 있었다.  말을 잘 타는 이들은 대부
분 네 살이면 말타기를 시작한다. 특히 이런 가축  몰이에는 노인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나이를 먹어서도 긴
채찍을 손에 휘어감고 천천히 양떼를 몰거나 야크 떼를 모는 모습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나이 110세에 말 타는 노인들
놀랍게도 100세나 110세가 된 노인들도 남자의 경우에는 젊은이들과 똑같이 말을 타고 가축들을 돌보고 있
었다. 우리 나라에선 근래 명예 퇴직과 조기 정년이  사회적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건강하게 살려면
죽을 때까지 일을 해야 한다. 2,000여 년 전에 씌여진  [논어]를 봐도 '40에 시사하여 70에 치사한다'고 했다.  
다시 말하면 사물에 대한 안목을 제대로 갖추어서  불혹의 경지에 이르는 40세쯤 되어서야 비로소 벼슬길에
나가고 70세쯤 되면 스스로 벼슬에서 물러난다는 얘기이다. 평균 수명이 낮았던 2,000여 년 전에도  벼슬아치
들은 70세까지 일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장수촌에 가보면 100세,120세 또는  130세까지 사는 사람들이 많다.
100세가 넘어서도 들에 나가 젊은이들과 함께 일을 한다. 위구르족과 같은 유목민들의 경우에는 아침이면 들
에 나가 양떼를 몰고 저녁이면 집에 들어와 쉬는 생활을 계속하고 있으며, 과일이나 채소를 가꾸는 고장에선
밭농사도 하고 있었다.  특히 흥미 있는 사실은 사회적 지위가 높아져 도회지에 나가 편하게 사는 사람들 중
에선 단 한 사람도 장수하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그만큼 사람이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부지런하게 일하고
육체적인 활동을 계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도시에  사는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육
체적인 노동을 요구하기는 어렵다. 밭도 없고 논도 없으며, 하물며 목장도  없다. 따라서 이런 육체적 노동에
버금가는 운동을 추천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 나라에서도 근래 조깅,수영,에어로빅  같은 유산소 운동이 권
장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장수촌 사람들은 하루 종일 좋은 공기를 마시며 좋은 유산소 운동을 하고 있는 것
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생활에 여유가 생기고 편해질수록 많이 걷고  많이 일하고 운동도 계속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운동 생리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30대 이후 장년층의 유산소 운동은 몇 가지 기본 조
건을 충족시켜야 바람직하다.  첫째,운동의 강도가 너무 세지 말아야 하며,둘째,필요에 따라 운동의 강도를 조
절할 수 있어야 하며 셋째,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의 경우와 같이 위험 부담이  많은 중년이후에는 안전한
운동이 바람직하며 넷째, 상대방의 페이스에 맞추어서 무리하게 해야 할  필요가 없는 운동이어야 하며 다섯
째,기구나 시설 없이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운동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이런 다섯 가지 조건에 맞는 운
동을 든다면 산보나 맨손 체조,탁구 그리고 가벼운 등산이나 조깅을 추천하는 운동 생리학자들이 많다.  특히
지위가 높아져 도회지에 나와 사는 사람들 중에선 장수하는 사람들이 없다는 위구르족의 얘기는 우리 현대인
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기 먹고 살찌는 법은 없다.
운동 생리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년 이후에는 가슴을 펴고 손을 흔들며 10분쯤 땀이 날 정도로 빨
리 걷는 것이 좋다고 한다. 1분에 90미터 속도로 40분내지 1시간쯤 걸으면 충분한 운동량이 될 수 있다.  중
년 이후의 사람들에겐 시합이나 경쟁을 목적으로 한 등산이나 운동, 그리고 수영은 바람직하지 않다. 고혈압
은 물론 당뇨병과 동맥경화증을 앓는 사람들이 무리하게  젊은 사람들의 페이스에 맞추어 심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부작용만 초래하기 쉽다.  또한 특별한 복장이나 기구가 필요한 운동보다는 언제 어디서나 틈만 나면
혼자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 바람직하다. 이런 운동에는 산책이나 줄넘기 그리고 조깅 같은 것들이 있다.
조깅이나 산책은 꼭 새벽에 해야 되는 운동은 아니다. 시간이 나면 점심때도 좋고 저녁때에도 바람직한 운동
이다.  이때 운동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똑같은 종목의 운동보다는 여러 가지 운동을  번갈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마다 주로 많이 쓰이는 근육이 다르다 같은 운동만 계속하면 쓰이는 근육과 안 쓰이는
근육 사이에 불균형이 생기기 쉽다. 며칠 동안 수영을 하고 난 후에는 조깅을 하고 그 후 일주일에 한 번 쯤
등산을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중년  이후의 체중 관리나 비만증 예방과 체력 증진을  위해 운동을
할 경우에는 운동과 함께 음식 또한 조절해 나가야 한다.  실제로 통계를 내보면 늘어난 체중 1Kg을 줄이려
면 최소한 50-60킬로미터는 걸어야 한다. 따라서 중년이후 체중 관리를 위해선 운동도 중요하지만 먹는 음식
의 총열량을 줄여야 한다.  이때 가장 조심해야 할 사항은 음식을 균형 있게 먹되  당질 식품의 분량을 줄여
야 한다는 점이다. 고기를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고들 한다. 그러나 고기를 많이 먹어서 살찌는 사람은 없다.
살찌는 사람은 고기도 많이 먹지만 밥이나 국수 같은 당질 식품을 많이  먹어서 체중이 늘어난다. 이때 술을
많이 먹으면 체중은 더욱 증가한다. 따라서 중년 이후 체중 관리를 위해서는  고기와 채소 그리고 과일을 많
이 먹고, 밥이나 국수 같은 당질 식품의 분량을 줄어야 한다. 술을 마실 때는 그만큼 밥의 양도 줄여야 한다.  
고기와 함께 먹기 쉬운 지방은 쉽게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오히려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된다. 다시 말하면 삼
겹살과 채소 그리고 과일을 많이 먹되 밥의 분량은 줄이는 것이 좋다. 이런 절식과 함께 노화되기 쉬운 신체
기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매일 일정량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죽을 때까지 성생활을 영위한다
이들이 나이를 먹어서도 자녀를 갖고 건강하게 생활하는 원천은 역시 자연에 순응해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
으로 무위자연하는 생활 내지 섭생법에 있다고 여겨졌다.
 '실크로드'와 신선
근래 몽골에 가보면 몽골 사람들 사이에서 역사를 제대로 복원하려는 민족적 자각이 높아지고 있다. 필자가
내몽골에 머무르는 동안 줄곧 영어 통역을 맡아 준 내몽골 공과대학 아굴라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몽골 사람
들은 '실크로드'라는 말을 싫어한다고 했다.  칭기즈칸은 이미 13세기에 유라시아 대륙을 지배했다. 따라서 중
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유럽은 먼 서역 땅이지만 몽골족으로선 당연히 자기네 제국의 한 영토에 지나지 않았
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실크 로드란 몽골 사람에겐 별  다른 뜻이 없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중국의 한족이나
유럽의 입장에서 본명 몽골은 자기들에게 굴욕의 역사를 안겨 준 장본인이었다.  원나라를 세워 몽골족은 중
국을 지배했고,유럽의 수많은 나라들 역시 몽골의 직접적인 지배를 받기도 했다. 그러므로 중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칭기즈칸이나 몽골족은 한때 중국을 무력으로 짓밟은  북방의 흉노나 북적의 무리로 여길 수밖에 없으
며, 서양에서도 바이킹이나 게르만족보다도 더 고약한 야만족으로 표현될 수밖에 없었다.  '맥닐' 같은 역사학
자가 쓴 책을 보면 몽골 군사는 용감하지만 잔인하고 흉악하며, 목욕을 하지 않아서 몽골군이 쳐들어올 때면
바람이 불어도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찔렀다고 하였다.  우리 나라 역사를 봐도 비슷한 게 많다. 고려 인종 때
송나라 서긍이란 사람이 쓴 여행기 {고려도경}을 보면 "고려에 가보면 미신만 있고 의학은 중국인들이  가르
쳐 주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콧대높은 송나라 사신으로 고려를  방문한 서긍의 개인적 여행기라고 봐야겠지
만 우리 나라 사람들로는 굴욕적인 표현들이 많이 들어 있다.  따지고 보면 송나라 형편도 우리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송나라가 망하고 한의사에게 말하는 금원사대가가 출현할 때까지 중국의 전통의학은 합리적인 의
가 아니라 의무적이고도 신비한 신선 사상이나 주술 의학적 성격이 짙었다.

 도교의학과 접이불설
흔히 오늘날의 의학을 과학적 의학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질병과 건강에 대해 과학적으로 연구 분석한다
는 말이다. 그러나 의학은 실험실의 시험관에서 얻을 수 있는 결과나 동물 실험만으로 이루러지는 것은 아니
다. 오랜 세월을 통해 축적된 경험에 따라 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기도 해서 경험 의학이라고도 한다. 서양에
서도 과학적 의학의 역사는 길게 잡아도 르네상스 이후 300년을 넘지  않는다. 과학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우
리 몸의 오묘한 생명 현상이나 질병과 건강의 관계를 제대로 밝혀 내지 못한 것이 너무나 많다. 평균 수명은
연장되었지만 생리적 수명 자체는 연장되지 않았다. 먼 옛날에도 사람의 노화 과정을 기,로,모,기로  나누었는
데, 마지막 기에 이른 100세까지 산 노인들도 있었다. 조선조 500년을 통해 이성계는 70을 넘겨  살았고 영조
대왕은 83세까지 징수했다. 과학적 의학은 단지 어린 나이에 많이 죽었던 사람들을  오래 살게 해서 평균 수
명을 연장시키는 데는 크게 이바지했으나 생리적 수명 연장에는 별로 공헌한 바가 업다. 경우에 따라서는 당
시의 철학 사상이나 종교와 밀접한 관계를 갖기도 했다. 흔히 이런 시대를 승려 의학 또는 종교 의학의 시대
라 한다. 서양에서도 서로마가 멸망한 후 르네상스 운동이 시작되기 전  약 1천년간은 종교적 계율이 지배했
던 종교 의학의 시대였다. 이런 경향은 동양에서도 비슷하다. 불교는 몽골이나 일본에서 의학과 깊은 관계를
맺어 왔으며, 승려이면서 의사의 역할을 했던 승의들이 여러 가지 고의서를 남겼다. 일본 명칭만 봐도 불교와
의학이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중국의 유명한 고사로  전하는 바와 같이 화타는 관운장
의 팔에 박힌 화살을 빼내고 마불산으로 마취시켜 배를 가르는 제복 수술도  하였다. 이런 얘기는 고대 인도
불교 의학의 일면을 나타내는 얘기이다. 또한 중국과 중앙아시아에는 신비한 도교 의학의 뿌리도 남아 있다.
중국 의학사에 등장하는 손사막이나 장중경 그리고 포박자를 쓴 갈홍 같은 사람들도 엄격히 따진다면 도교적
인 냄새가 짙은 도사 내지 도교 의학자였다. 우리 나라 의학사에 빛나는  {동의보감}을 따져 봐도 그 이론의
뿌리가 도교 의학임을 알 수 있다. {동의보감}에서 보면 '도득기정,  의득기조'라는 표현이 나온다. 다시 말하
면 도교에 입각해서 조섭수양하는 것이 건강관리의 근본이며, 의원이 베푸는 치료는 이차적인 처치에 불과하
다는 얘기이다. 또한 {황정경}에 나오는 '정, 기, 신'을 인용해서 사람의 몸 안에 들어 있는 여러 내장의 생리
적 기능과 그 증상을 종합하여 내경편으로 엮어 놓았다. 따라서  허준 선생은 사람이 건강하려면 조섭수양이
첫째이며 약을 쓰는 치료법은 이차적인 것이라고 분명하게 도교 의학  이론을 받아들였다. 이런 도교 의학은
특히 음식을 먹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도인이나 부적 같은 특이한 섭생법도 들 수 있지만 특히 방중술이 유명
하다. 도가의 이론에 따르면 사람의 몸을 세 개의 영역으로 나눈다. 산스크리드 말의 '니르바나(열반)'에서 유
래하였다는 이환궁은 뇌에 있으며, 골수의  바다인 수해라고도 불렀는데, 이곳을 정액의  원천이라고 믿었다.
하부 영역은 이른바 단전으로 이루어진다. 왼쪽과 오른쪽  콩팥으로 이루어지는데, 왼쪽과 오른쪽 모두 생식
활동의 원천으로 보았다 또한 남녀 관계에 관련된 여러 액체, 특히 정액은  없어지기보다는 다시 한 번 생명
선을 따라 척추를 통해 뇌로 되돌아가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것이 바로 도교에서  조섭수양의 전제 조건을
꼽고 있는 접이불설 내지 보류교접의 원칙이다. 남녀 관계를 해서  대뇌로부터 방광으로 내려온 정액은 사정
되지 않고 또다시 대뇌로 돌아가게 해야만 환정보뇌해서 징수한다고 했다.  아직도 이런 원칙은 엄격하게 지
켜지고 있다. 도교 의학에선 이런 계율은  자신의 정력을 유지하고 장생을 꾀하는 데  필수적 요소라 여기고
있다.

 죽을 때까지 성생활
특히 위구르족은 회교를 신봉한다. 이제 많지 않지만  일부다처인 경우도 있다. 또한 70이나 80이 넘어서도
자식을 가진 노인들을 많이 보았으나, 이들의 생활이 그렇게 부유하지는 못한 것 같았다. 정력제로 소문난 칠
십미진주환 같은 비싼 약을 알지도 못하며 먹지도 않는다. 이들이 나이 먹어서도 자녀를 갖고 건강하게 사는
생활의 원천은 역시 자연에 순응해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무위자연하는 생활 내지 섭생법에 있다고 여
겨졌다. 우선 왕성한 정력으로 노인이 되어서도 성생활을 계속하려면 건강한 성생활 해야 한다. 중년 이후에
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병을 예방하고 지나치게 살찌지 않도록 몸 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 이때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육체적 활동이다. 장수촌에선 100세 넘게  사는 사람들도 힘겨운 육체 노동을 계속하고 있다.
육체적인 활동은 노화를 막아 주는 항산화효과가 있다. 결국 오늘날에  와서도 부지런히 일하고 육체적 활동
을 계속하는 사람만이 중년 이후에도 건강하고 왕성한 정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다음으로는 마
음이 마음의 평화를 강조한다. 너무 화를 내면 마음이 상하고, 생각을 많이 해도 정신을 해치며 마음이 고달
파져서 병이 생기고 정력도 떨어진다고 한다. 나이 들수록 지나치게 화를 내거나 슬퍼하고 너무 좋아하지 말
것이며, 항상 절제하고 일을 많이 하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라고 {동의보감}에서는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나이에 따라 성생활을 적응해 나가는 지혜이다. 이미 '마거리트 미드'도 지적한  바와 같이 성생활은 한 쌍의
남녀가 합심해서 이루는 협동 작업이며 개인과 연령에 따라 조절해 나가야 한다. 따지고 보면 성생활의 조화
나 부조화는 어느 한 사람에게 그  허물을 돌리기는 어렵다. 성생활은 부부가 합심해서  서로 사랑하며 뜻을
함께 해 공동으로 이루는 일종의 공동 작업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더라도 부부 관계는 부부 모두의 책임이며
숙제이다. 정력제나 약에 지나치게 의존하기보다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애정을 나누는 성실한 태도를 유
지하며, 가끔 접이불설을 하면 현대인들도 죽을 때까지 정력적으로 남녀 관계를 계속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장수촌엔 약이 없다.
장수촌에선 약이 거의 없으며,고작 쓰이는 약들도 그 고장에서 나는 생약에 불과하다. 그래서 장수촌 사람들
은 약을 먹지 않아 장수한다고 자랑한다.  오늘날 현대인들도 약을 꼭 필요할 때만  먹고 남용하지 않는다면
더욱 오래 살 수 있을 것이다.
 회교 의학의 실체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지만 필자가 1984년에 두 달 동안 소연방을 갈 수 있었던 배후에는 현재도  세계보건기
구 서태평양지역 사무처장으로 있는 한상태 박사와  제네바의 세계보건기구 본부에서 근무하던 러시아 의사
알렉세이 박사의 각별한 주선에 힘입은 바  컸다.  모스크바를  거쳐 당시 소연방에 속했던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공화국을 두 주일씩 찾아가게 됐다. 타슈켄트나 사마르칸트는 물론 알마아타는 모두 반 사막으로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추운 전형적인 내륙형 기후를 가진 고장이다. 8월에 갔는데 낮에는 불볕더위에 시달렸고
밤에는 담요를 덥지 않으면 잠들기 힘들었다.  이 고장에는 여러 민족이 살고 있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 공
화국에는 우즈베크족이 그리고 카자흐스탄 공화국에는 카자흐족이 많이 산다.  도회지에선 우리 나라와 다름
없는 현대적 생활을 하지만 시골에 가면 대개 양을 치고 말을 잘 타는 유목민들이 산다. 이들은 주로 회교도
이다.  세계적인 안목으로 볼 때 회교 의학은 오늘날 서양 의학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서양 의학에서
쓰는 시대 구분을 인용한다면 그리스와 로마를 중심으로  발전된 서양의 고대 의학은 서로마 제국의 멸망과
함께 중세 의학의 시기로 접어든다. 그 후 히포크라테스와 갈렌으로 대표되는 서양의 고대 의학은 동로마 제
국도 망하자 아라비아 의학 내지 회교 의학이 서양 의학의 자리를 이어  받아 전성기를 맞게 된다. 정확하게
정치사의 구분에 따라 이 시기를 구분해 보면 서기  732년부터 1096년까지 회교 의학이 세계 의학의 중심적
역할을 해서 의학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  이런 회교 의학 또한 정치적으로나 종교적으로 강력한 회교 문화
권의 지원 아래 그리스와 로마의 의학  경전도 보존하고,알코올의 증류법과 연금술로 대표되는  의학 체계의
발전을 가져왔다. 이런 회교 의학은 그 후 서유럽이 또다시 '살레르노'를 중심으로 아라비아 의학을 받아들여
르네상스 운동이 본격화된 15세기경까지 융성했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는 이번 여행을 통해 서양 의학의 발
달 과정에 크게 공헌하였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회교 의학의 실체를 파악하고자 힘썼
다. 우리가 말하는 중의학은 한족을 중심으로 체계화된  전통의학이다. 그러나 중의학의 역사나 그 전통에는
아라비아 의학 혹은 회교 의학의 요소도 많이 담겨 있다.

 회교 의학의 특징과 역사
흔히 중국에서는 회교 사원을 청진사라고 하며 회회교 또는 청진교라 부른다.  한족 중에도 회교 신도가 있
다. 동서간의 정치 문화적 교류가 빈번했던 중앙아시아에는 회교 사원이 많다. 이곳에서 아직도 쓰이고 있는
전통의학은 한족의 중의학과는 이론이나 임상 면에서  꽤 차이가 나는 회교 의학이다.  한때  소구두 왕국의
수도로 크게 번성하고 비단길의 요충지로서 알렉산더 대왕의 원정군이 들어와 헬레니즘 문명의 영향도 받았
던 사마르칸트와 타슈켄트를 비롯한 중앙아시아의 여러 곳에는 중의학과는 다른 회교 의학의 요소가 많이 남
아 있다. 오늘날에도 서안에서 돈황을 거쳐 카스피해에 이르는 중앙아시아의 여러 고장에는 회교도들이 살고
있다. 북경에서도 원나라 때부터 공식적으로 포교가 허용되었다는 청진사와 청진교도들을 만나 보았다.  원래
회교 의학은 그 기원을 따져 볼 때 회교도 고유의 것만은 아니다.  더욱이 아라비아 사람들만의 의학도 아니
다. 좀더 시야를 넓게 보면 회교 의학은 9세기로부터 14세기에 걸쳐 당시 유럽과 아시아의 여러 지역에서 거
의 국제어로 통용되었던 아라비아어로 기록된 의학이다. 유라시아 대륙에서도 아라비아어는 오랫동안 비단길
과 관계가 깊었던 페르시아어와 경쟁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회교 원년이며  서기 622년에 해당되는 '헤지라'
보다 훨씬 앞서서 로마 사람들은 '카르타고'에 석류를 소개하였고 1세기경에는 중국에도 들어왔다. 또한 이란
이나 아라비아에서 '알파파'하고 불린 목숙도 이미 기원전 2세기경에 중국에 알려졌다. 이런 식물은 중국에서
대원국이라 불렸던 '페루가나'에서 말들이 먹던 사료였다. 흔히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장건은 대원국에서 좋은
말들을 들여 왔다.  서양 사람들의 표현에 따르면 이것이 바로 '페루키나'말이다. 당시의 전쟁은 말을 탄 기마
부대에 이해 좌우되었기 때문에 한나라 무제는 이런 좋은 말을 얻기 위해 두번씩이나 멀리 원정을 가기도 했
다. 3세기경에 이르자 페르시아만과 중국의 광동을  잇는 비단길도 생겨났다. 이런 항로를 통해  아마,대마,호
두,대나무 같은 것들이 중국에 들어오기도 했다.  남송 때에  이르러 수도가 항주로 옮겨지면서 해상 교역은
더욱 번창했다. 아직도 중의학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기 8세기경에 이순이란 사람이 펴냈다는 [해약본초
]를 보면 중동이나 서역에서 나는 여러 가지 약재가 실려 있다. 이런 교역을 통해 중국 사람들은 얼룩말이나
기린 그리고 타조 같은 동물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중국인들에게 가장 흥미있었던 것은 회교
의학과 그 약재였다. 유향, 몰약 그리고 '테리아카'같은 약재는 원나라 때부터 우리 나라에도 들어오기 시작했
다.  '테리아카'는 기록에 따르면 비잔틴 왕실이 중국 조정에 바친 것으로 전한다. 이외에도 포도,참깨,마늘,양
파,콩,후추,박하,땅콩,수박,당근 등은 모두 아라비아에서 수입된 것이다. 회교 의학의 전성기였던 9세기에서 10
세기에 걸쳐 회교 의학의 거장 '라제스'는 연금술에 관한 책을 쓰고  천연두에 관련된 인두법도 소개했다. 그
러나 자세히 보면 [본초강목]에 들어 있는 많은 약들은 '아비켄나'가  쓴 [의학대전]의 내용과 흡사하다.  그
러나 회교 의학과 한의학은 이론이나 임상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오늘날에도  중앙아시아에는 백전풍이나
우피선 같은 난치 피부병을 고치는 피부약이 유명하고 연금술의 발전에 힘입은 여러 가지 약들이 많다 .이런
사실은 중국의 [회회의약방]에서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정맥류에 잘 듣는 약도  있고 골절 환자를 수술하
지 않고도 잘 고치는 치료법도 있다. 그러나 이 고장에선 탕약은 별로 찾아보기 힘들다. 환약이나 바르는 고
약이 대부분이다.

 장수촌에는 약이 많지 않다.
우리 나라의 [동의보감]을 보아도 이런 회교 문화권에서 들어온 약재들이  많다. [동의보감]에도 분명히 중
앙아시아나 서역에서 유래되었다고 볼 수 있는 약재가 20여개나 실려 있다.  그러나 실제로 장수하는 사람들
이 많은 타슈켄트나 사마르칸트 그리고 우르무치 같은 고장에서 이들의 생활을 살펴보면,약의 종류도 다양하
지 않고 쓰이는 약의 양도 많지 않다.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빈 사막 지대의 유목민들 사이에 많은 난치 피
부병에 잘 듣는다는 사아단 같은 약의 성분을 물어 보아도 가중흑초종 같은 비교적 간단한 약들만 쓰고 있었
다. 또한 이 고장 사람들의 설명에 따르면 약을 적게 먹기 때문에 장수한다고 강조한다. 확실히 약은 병을 고
쳐 줌과 동시에 독이 될 수도 있다. 중국에서 전설시대에 백성들의 건강을 위해 왕이 만들었다는 [황제내경]
이나 [신농본초경]을 보아도 약의 의미를 쉽게 알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약은 상약과 중약 그리고 하약으로
나눈다. 이 중 상약은 오래 먹어도 좋지만 하약은 반드시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만 써야 한다고 나온다. 이 설
명에 따르면 아마도 상약은 음식과 경계가 분명하지  않은 의식동원이란 차원에서 파악해야 할 넓은 의미의
식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서양의 여러 약들은 회교 의학의 연금술의  발전에 힘입어 생
겨나,19세기부터 화학 공업의 발달과 함께 요법의 전통이 계승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6,25전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매독 치료에 썼던 특효약 '606호'는 이 약을 만들기 위해 606회나 실험을 거듭해 매독에 잘 듣
는 약을 만들어 냈다는 뜻이 담겨 있다.  그 후 20세기에 접어들면서  많은 약이 생겨나고 '다이아진'과 페니
실린으로 대표되는 화학요법은 거의 대부분의 전염병을 고전적 질병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러나 이런 약들은
놀라울 정도로 좋은 약효를 지니지만 부작용도 크다. 이런 부작용들을  약 때문에 생겨나는 약원병이라고 한
다.  오늘날 현대인은 약을 먹고 병을 고치기는 하지만 약을 과용해서 약원병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
러나 장수촌에선 약이 거의 없으며,고작 쓰이는 약들도 그 고장에서 나는 생약에 불과하다. 그래서 장수촌 사
람들은 약을 먹지 않아 장수한다고 자랑한다. 약을 꼭 필요할 때만 먹고 남용하지 않는다면 더욱 오래 살 수
있을 것이다.  

   몸보다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20세기 후반에 이르자 현대인이 앓는 대부분의 병은 이런 세포 병리설로는 설명하
기 어려운 마음의 병들이다. 그것이 곧 마음이 병들어 육체에 생겨나는 심신병 내지 심인병이다.
 한의학은 양생 의학이다.
북경에 들러 중국이 자랑하는 중의학의 현장을 살펴보려면 시내에 있는  북경 중의학원과 중의원,그리고 청
나라 때 서태후가 여름철 한때 별궁으로 썼다는 이화원 근처에 있는 청궁  의약연구소에 가보면 된다. 이 세
곳은 중국의 전통의학을 관장하는 중국 정부의 중의약 관리국이 외국 사람들에게 보여 주는 주요 견학 코스
에 들어 있다.  이 중 청궁 의약 연구소는 청나라 때 제왕들이 즐겨 먹은 음식이나 장수를 위해 상용했던 약
들을 현대적인 의미에서 연구 개발해서 일부는 판매도 하고 있다. 이 중에는 차나 엑기스 같은 먹기 쉬운 형
태로 만든 강장약이나 강정약도 있고 몸에 좋다는 약술도 있다.  그러나 서고에 들어가 보면 아직도 손을 대
지 못하고 사장되어 있는 청나라 때 황제들이 먹던 음식이나  약에 대한 여러 가지 처방들이 연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예로부터 중국에선 사람의 병을 망문문절의 네 가지 사진법에 의해 알아낼 수 있다고 했다.  
다시 말하면 사람을 관찰하고,청각을 통해 들어 보고,물어보며,진맥을 해서 병을 알아낸다는 얘기이다. 예로부
터 화타 같은 고명한 의사는 환자를 보기만  해도 병을 알아낸다고 해서 흔히 '망이지지'한다고  했다.  이런
사진법은 서양 의학도 비슷하다. 사진, 청진, 문진 그리고 타진의 전통적인 서양 의학의 진단법 또한 네 가지
방법에 의해 병을 알아내고자 했던 방법들이다.  그러나 중국의 한의학은 진맥을 통해 병을  알아내는 데 큰
관심을 기울여 왔다.  또한 우리가 흔히 쓰는 양생, 귀생 그리고 위생이라는 것을 의미하며,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람과 외부 세계 내지 우주와의  완전한 조화를 강조했다.  따라서 인간과 우주간의  상호 조화가
완벽하게 이루어 질 때 소우주인 인간은 대우주 속에서 아무런 지장 없이 융화를 이루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비판적인 관점에서 이런 양생 사상을 훑어 보면 지나친 절제와 신비주의적인 일면
을 보게 된다. 그러나 좀더 시야를 넓혀 중국의 한의학이 가진 예방 의학적인 측면을 따져 보면, 성생활이나
생활 주변의 위생 문제에서 비롯하여 종국적으로는 윤리적으로  건전한 인간관계를 강조했다. 즉 하늘과 땅,
인간의 상호 조화 내지 합리적인 조정을 중요시해 왔음을 알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단히 자신의 몸을
단련하고 지나친 과로나 게으른 생활을 피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

 진시황이 요절한 이유  
그러나 이런 일반론적인 설명에서 나아가 제왕이나 지배층의 조섭양생을 살펴보면 이상한 단약이나 약재가
정력 세게 하고 수명을 연장시킨다고 해서 많이 쓰이기도 했다. 진시황이 50세  되기 전에 요절한 이유는 몸
에 좋다는 이상한 약을 많이 먹어서 비소와 수은 중독이 걸렸기 때문이라는 것이 의학자들의 공통된 주장이
다.  그 후 한나라나 당나라 그리고 명나라와 청나라의 경우에도 비슷하다. 당나라 때 측천무후를 뺀다면 대
부분의 제왕들은 요절했다. 이 역시 이상한 약을 너무 먹어서 약물 중독  때문에 생겨난 결과라 보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중국의 한의학은 {신농본초경}에서 보는 바와 같이 쓰는 약을 군신좌사의  네 가지 약물로 구
분해 군약, 신약, 좌약, 사약을 합리적으로 결합해서 건강 회복에 힘써 왔다. 다시 말하면 이런 네 가지  약을
적절하게 배합해서 사용함으로써 질병을 다스린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중국의  한의서에서는 그 어느 곳에서
도 지나치게 약을 많이 쓰도록 권고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정신을 깨끗이 하고 음식을 합리적으로 먹으며, 신
체를 단련함으로써 건강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도 소림사 권법으로 소개된 여러 가지 신
체 단련법은 외국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중국을 찾는 사람들의 인기 있는 관광 코스에도 들어
있다. 이런 신체 단련법은 기원전 3세기경 진나라 때부터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한나라 이후  유
고가 국가와 교육의 기본 철학이 되고, 수나라와 당나라 때에는 과거 제도가 확립되어 인문 교육이 강조되다
보니 크게 발전을 보지 못했다.  이런 신체 단련법에는 대기를 받아들여 몸 안에 머물게 한다는 양성법의 일
종인 도인과 안마, 그리고 뱃속에 들어  있는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신선한 기운을  들어마신다는 토납 같은
것이 있다. 오늘날에는 이런 것을 가미해서 기공과 태극 권법이 통용된다.  화타는 새, 곰, 호랑이, 사슴 그리
고 원숭이의 네 가지 동물의 모습을 흉내내어 참선하는 승려들의 신체 단련에 쓰이게끔 오금희를 만들어 냈
다. 이 방법에 따르면 신체 단련에는 생명 현상과 똑같이 두 개 측면이 있다고  본다. 그 하는 정(기공)에 기
초를 둔 것이고 또 하나는 동(태극권)에 기초를 둔 것이다.  이런 방법은 상호 보완적인 것이어서 서로 대립
하는 것이 아니다. 기를 오래도록 몸  안에 간직하기 위해 호흡을 일시 정지하거나  사고력을 집중시켜 기를
끌어들인다. {황제내경}에 따르면 이 방법에 의해 가벼운 열병이나 정신쇠약을 고칠 수 있다고 한다.  도사들
의 역사를 살펴보면 불로장생의 연단술에 실패 한 후, 후한 시대에 이르면 장수법의 하나로 단전이란 개념을
만들어 냈다. 또한 이들에 의해 개발된 태극권은 우리 몸 안의 기와  혈의 움직임을 건전하게 해줌으로써 새
롭게 생명력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누구나 중국에 가면 아침마다 나이 먹은  사람들이 느린 음악에 맞추
어 태극권 운동을 하는 것을 보게 된다. 이런 운동은 이론적으로 볼 때 정, 기,신을 단련하는 방법이다.  단전
은 자신의 생각을 집중시켜 정신적 수련을 도모하는 것이다. 이런 수련법은 상,중,하 세 곳에 있는 단전에 기
를 주의 깊게 유도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하여 단전에 기를 주의 깊게 유도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하
여 호흡법에 따라 사람과 동물의 모습을 배합시켜 육체적 수련을 쌓아 기를 충만시키고, 이기에서 신으로 나
가고, 그리하여 정, 기, 신을 튼튼하게 한다고 한다. 일설에 의하면 면벽 9년의 수행을 쌓은  달마대사에 의해
생겨났다고도 한다.

 훌륭한 의사는 마음을 다스린다
실제로 중국이 개방된 후 외국 사람들의 호기심을 끌고 있는 중의학을 소개하고, 더 나아가 몸에 좋다는 약
술이나 차를 파는 청궁 의약연구소의 여러 곳에서  이런 약들과는 어울리지 않는 조섭양생법이 여러 벽면에
걸려 있다.  그 중 한 구절을 보니  "옛날의 훌륭한 의사는 능히 사람의 마음을 다스려서  미리 병이 나도록
하지 않았는데, 지금 의사는 오직 사람의 병만 다스리고 미리 병이 나도록 하지 않았는데, 지금 의사는 오직
사람의 병만 다스리고 마음은 다스릴 줄 모르니, 이것은 근본을 버리고 끝을 쫓는 것이다. 그 근원을 연구하
지 않고 말류만 연구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니, 비록 한 때의 요행으로 병이 나을 수는 있지만 이것은 훌륭
한 의사가 아니다"라고 씌여 있다. 참으로 옳은 말이다.  실제로 {동의보감}의 내경편에 보면 병을 올바른 도
로서 고쳐야 한다고 '이도요병법'을 강조하고 있다. 즉 '병을 고치려면 먼저 그 마음을 다스린 후에 환자로 하
여금 마음의 동요를 없애 주어야 한다. 그러면 자연히 환자의 마음이 태평하고 성질이 화평해져서 세상 만사
와 영위하는 바가 모두 망상이요, 허망이고, 화와 복이 따로 업소 생사가 꿈과  같다고 것을 알게 된다. 이런
것을 깨달으면 스스로 마음이 깨끗해지고 병이 생기지 않으며 약을 먹지 않아도  병이 저절로 낫게 된다. 이
것이 옛 성인의 도로서 마음을 다스려 병을 고치는 큰법'이라고 했다.  서양 의학에서도 이런 입장은 20세기
이후 더욱 강조되고 있다. 히포크라테스는 먼 옛날 우리 몸 안에 돌고 있는  혈액, 점액, 황담즙 그리고 그리
고 흑담즙 사이에 균형이 깨질 때 병이 생겨난다는 체액병인설을  주장했다. 이런 전통적 병인론에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킨 사람이 독일의 '피르호'였다. 그는 19세기 후반에 모든 병은 세포에서 생겨난다는 세포 병리설
을 주장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20세기 후반에 이으러 현대인이 앓는 대부분의 병은 이런 세
포 병리설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마음의 병들이다. 그것이 곧 마음이 병들어 육체에 생겨나는 심신병 내지 심
인병이다. 고혈압은 물론 심근경색과 협심증, 그리고 위장병은 물론 각종 성인병은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하
기 때문에 생겨나는 심인병이다. 정도의 차는 있지만 현대인은 누구나 이런 심신병에 시달리고 있다.  따라서
이런 병을 막기 위해서도 열심히 일하고 잘 자며, 일과 휴식의 구분을  짓고 취미 생활을 즐기며 정신수양에
도 힘써야겠다. 누구나 한번쯤 동양의 전통의학이 권고하는 정신을 말게  하는 조섭양생에 관심을 가져 보기
보란다.

   장수촌은 낙원이 아니다
건강에 너무 조바심을 내서 관리하면 오히려 오래  살지 못한다. 때가 되면 죽을 각오를 해야만  장수할 수
있다. 이런 인생관은 자연에 순응해서 살아가는 장수촌의 가장 기본적인 특색이다.
 도저히 장수할 수 없는 곳들
장수촌은 낙원도 아니고 도원경도 아니다. 한때 유럽을 뿌리째 흔들어  놓았던 흑사병이 진원지였던 고비사
막, 티베트와 청해성을 잇는 해발 3,000미터의 청장고원 그리고 메콩강을 끼고서 역사상 전염병이 극성을  부
리던 고장들에 장수촌은 많다.  아직도 이런 곳에선 어린이들이 설사나 전염병으로 많이 죽는다. 평균 수명도
높지 않고 위생 상태도 나쁘다. 물론 전기나 수도도 없다. 땔감으로 쓰이는 것은  흔히 말이나 야크, 양 같은
가축이 배설물 정도이다.  문맹률도 높아서 글을 읽는 사람들도 많지 않고 출생  신고가 정확치 않아 확실한
생년월일도 파악하기 힘들다. 그러나 이런 곳에 사는 사람 둥에 장수하는 사람들이 많다.  몽골은 물론 티베
트에도 소문난 장수촌이 있고, 우즈베키스탄 공화국과 '아제르바이잔'이나 '아르메니아'에도 장수촌은 있다. 특
히 신강 자치구의 위그르족은 장수하기로 소문나  있는데, 그곳에 가보면 100세가 넘은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가 있다. 그러나 이들이 장수하는 이유는 어느 모로 보나 과학적 의료나 좋은 약 때문에 얻어진 결과가 아
니라는 것은 확실하다.  대개 이런 장수촌에는 포장된 도로가 없다. 자동차로 가려면 여름철에 비가 오지 않
는 날을 가려서 사륜 구동의 짚차 같은 것으로 가야만 한다. 이런 곳에 현대식 병원이 있을 리 없고 약도 마
을 주변에서 얻을 수 있는 생약이 고작이다.   물로 티베트에 가면 중년 이후 남자들의 정력에  도움을 주고
건강하게 사는 데 좋다는 칠십미진주환이나 이십미산호환이 있고, 몽골이나  사마르칸트에 가면 그 나름대로
몸에 좋다는 보약들이 많다. 실제로 히말라야의 설산에서 야생으로 채취되는 동충하초 같은 생약들은 외국에
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장수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도회지에 살지 않는다. 모두 교통편도 나쁘고 문
화시설이 없는 오지에서 살아간다. 자식들이 돈 많이 벌고 지위가 높아져 도시에  나와 잘 입고 좋은 음식을
먹게 되면 곧 죽는다. 따라서 중국의 한족 중에는 장수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카자흐스탄이나 우즈베키스
탄 공화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파키스탄의 '훈자'도 소문난 장수촌이었지만 도로가 포장되고 전기가 들어
오자 장수하는 사람들도 사라졌다.  확실히 장수촌은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듯  신비에 휩싸여 아직도 인적
이 닿지 않는 오지이다.
 
 때가 되면 죽는다
의료 혜택도 제대로 못 받고 생활 수준도 낮지만 이런 오지에 장수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스스로 인정
하듯이 의료 외적인 여러 가지 독특한 특징들을 들 수 있다.  첫째, 이들은  정신적으로 건강한 생활을 한다.
장수촌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10여 년 전에 미국에서 출판되어 100만 부 넘게 팔린  '엘리자베
스 큐블라로스'라는 사회심리학자의 {죽음과 죽어가는 과정}이란 책을 보면 문명사회일수록 죽음을 두려워하
고 죽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장수촌에선 나이 먹으면 병들고 병들면 죽는 것을 자연현상으로 받아들인
다. 무리하게 건강을 유지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건강에 너무 조바심을 내면  오히려 오래 살지 못한다. 때가
되면 죽을 각오를 해야만 장수할 수 있다. 이런 인생관은 자연에 순응해서 살아가는 장수촌의 가장 기본적인
특색이다. 그리고 모든 장수촌 사람들은 독실한 종교인이다. 우즈베크족이나 카자흐족 그리고 위구르족은 회
교 신자들이고, 몽골족과 티베트족, 타이족들은 대개 불교를 믿는다.  회교 신자는  회교의 율법에 따라 하루
에 다섯 번 '메카'를 따라 기도를 올리고, 1년이면  한 달씩 금식을 해서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도록  힘쓴다.
티베트나 몽골의 불교 신자들은 일생에 한 번쯤 오체투지를 하면서 수개월 내지 1년씩 걸려 가며 큰 절에 갓
탑돌이를 하고 '마니콜로'나 '마니창아'를 돌리며 불공을 드린다. 현세는 영원한 내세를 위한 찰나의 과도기요,
여생에 이르는 징검다리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실제로 티베트에 가면 병들고 늙어서 죽음
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쉽게 본다. 결구  건강과 질병 그리고 죽음을 자연현상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이야말로
오히려 장수의 발판 위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둘째, 화를 잘 내고 잘 웃는 솔직한 생활을 한다. 몽골이나
티베트는 물론 카자흐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 같은 고장에 사는 사람들은 말을 잘 타는 유목민인 동시에 기마
민족이다. 여름이면 흩어져 살던 부족들이 시냇물이 흐르는 초원에 모여 큰 잔치를 베푼다. 그것이 '나담'축제
이다.  말 타는 경기도 하고 활도 쏘고 우리 나라의 씨름과 레슬링을 합친 것 같은 격투지도 한다. 또한 서양
사람들이 즐겨하는 폴로 경기와 비슷한 게임도 한다. 그러나 이때 사용하는 것은  공이 아니라 한 마리의 죽
은 양이다. 말을 타고 두 팀으로 나누어 죽은 양을 막대기로  쳐 골 안에 넣는 시합을 하는 것이다.  특별한
보호복을 입지도 않는다. 경기 규칙도 엄격하지 않다. 수틀리면 상대방 선수를 막대기로 치기도 한다. 소리를
지르거나 화도 잘 낸다. 그 대신 반가운 손님이 오면 며칠씩 자신들의 천막에서 묵고 가기를 간청한다. 그만
큼 인정미가 넘쳐흐른다. 먼 옛날에는  나그네의 객고를 풀어 주기 위해  아내까지 양보했다는 얘기도 있다.  
술을 마시는 풍습도 중국의 한족과는 전혀 다르다. 술잔을 돌려 가며 마시고 손님이 취하지 않으면 보내주지
않는다. 옛날 우리 나라 풍습과 비슷한 느낌도 들었다.  여자로 하여금 권주가를 부르게 해서 주흥을 돋구는
경우가 많다. 중국의 한족 모임에선 그런 일이 없다. 결국 이들은 기분 좋으면 어린애들같이 잘 웃고 마음에
안 들면 화를 내고 욕도 잘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건강하다.

 약이 없다
이런 장수촌에 가려면 여름철에 가야 한다. 일교차도  심하고 겨울엔 춥고 교통편도 나빠서 힘들다. 실제로
여름 한철은 살 만하다. 들에는  풀이 돋아나고 기르는 말이나  양, 야크는 살찌며 과일과  재소도 풍성하다.  
자연히 일손이 달리게 마련이다. 100세가 넘어 110세,120세가 된 사람들도 젊은이들과 똑같이 말 타고 양이나
야크 떼를 몰고 다니며 천산에서 흘러 내리는 물로 과일을 재배하며 살아간다.  다시 말하면 죽을 때까지 사
람들은 일을 한다.  그것이 곧 노화를 방지하고 건강에 활력을 불어넣는 항산화효과를 지닌 유산소운동이다.
확실히 현대인은 운동 부족으로 늙는다. 밭이나 논에 나가 일하던 시절에는 운동 부족이란 말이 없었다. 도시
의 봉급 생활자는 긴장과 스트레스를 받아 가면 격렬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간다. 운동도 모자라고 육체적인
노동도 부족하다.  체육 생리학자들이 권고하듯 사람은 매일 육체적  활동을 해야만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정신적 긴장은 육체적 운동으로 보상된다. 따라서 빠른 걸음으로 땀이 나게 20-30분간 속보를 하거나 조깅이
나 새벽 등산을 하는 것이 중년 이후의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된다.  노이로제, 신경과민, 불면증, 소화불량, 과
민성 대장염, 원형 탈모증, 고혈압, 관상동맥 혈전증, 당뇨병은 정신적 불안정 때문에 생기는 심신병  내지 심
인병이다. 다시 말하면 마음의 병 때문에 육체적으로도 건강이 나빠지는 것이다.  현대인은 누구나 마음의 병
을 앓고 있다.  장수촌에는 게으른 사람이 없다. 나이를 먹어서도 열심히 일하고 육체적 활동을 계속할 때 건
강은 유지될 수 있다.  장수촌의 음식은 균형식이 아니다. 오늘날 영양학자가 권장하고 있는 균형식과는 거리
가 멀다. 이들은 고기를 많이 먹고 말 젖이나 양  젖을 요구르트로 만들어 먹는다. 생선은 주로 젓갈을 담아
먹고 고기도 발효시켜 먹으며 우리 나라 된장과 같은 발효 식품도 잘 먹는다.  그러나 약은 거의 없다. 좋은
약을 먹을 수 있는 도회지 사람들은  같은 종족이라도 장수하지 못한다. 약효가 뛰어난  수많은 약들을 먹고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역설적인 얘기겠지만 그들은 약을 적게 먹어서 장수한다. 약은 꼭 필요할 때만 먹고 아
무 약이나 먹지 않는 것이 장수의 또 하나의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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