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거지태공망
2011/10/7(금)
약초 이야기 - 둘  


    둘째가름 위, 폐, 대장의 병을 고치는 약초
   뼈를 튼튼하게 하는 참나무
 참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흔한 나무다.  흔히 도토리나 상수리가 열리는  나무를 모두
참나무라고 부른다. 떡갈나무, 신갈나무,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물참나
무 등 종류가 많다. 그러나 이 흔해 빠진 나무가 귀한 약이 되는 줄 누가 알까. 참나무는 잎
과 껍질, 그리고 열매인 도토리나 상수리를 약으로 쓴다. 참나무 잎은 지혈작용이 뛰어나 피
를 토하거나 코피가 날 때, 치질로 인한 출혈에 효과가 있다.
 갑자기 피를 토할 때에는 참나무 잎을 말려서  가루 낸 것을 5~10그램씩에 물 한 대접을
붓고 달여서 마시면 구토가 멎는다. 또 코피가 멈추지 않을  때에는 참나무 잎을 짓찧어 즙
을 내어 한잔 마시면 신기하게도 멎는다. 치질로 피가 그치지  않을 때에는 참나무 잎을 가
루 낸 것과 회화나무 꽃을 볶아서 가루 낸 것 각각 5그램씩을 미음에 타서 복용한다. 한 번
먹어서 그치지 않으면 몇 번 더 먹는다. 임질로 통증이 심할 때에는 참나무 잎을 말려 가루
낸 것을 10~15그램씩 파 뿌리 달인 물이나 생수로 복용한다.
 참나무 껍질은 악창, 종기, 장풍하혈(직장궤양 출혈), 설사, 이질 등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
다. 참나무 껍질을 진하게 달여서 그  물로 종기나 악창, 피부염 부위를  씻으면 잘 낫는다.
대장의 염증으로 설사가 오랫동안 그치지 않을 때에는 참나무 속껍질을 채취하여 진하게 고
약처럼 달여서 먹는다. 참나무 속껍질 1근(600그램)에 물 1말을 붓고 은은한 불로 오래 달여
서 물이 5되쯤 되게 한 다음 참나무  껍질을 건져내 버리고 다시 그 물을 고약처럼  달여서
두고 수시로 물에 타서 먹거나 술에 타서 복용한다. 만성이 된 설사에 효과가 매우 좋다. 참
나무 껍질은 연주차아 치료에도 쓴다. 연주창에는 참나무 속껍질을  진하게 달여서 그 물로
자주 씻는다.
 도토리는 우리 선조들이 구황식품으로 널리  먹어 온 것이다. 오장육부를  튼튼하게 하고
설사를 멈추게 하며, 기운을 도와주는 효력이 있다. 특히 뼈를 튼튼하게 하는 힘이 있고  몸
안에 있는 중금속을 해독하는 작용이 있다. 도토리를 껍질째 토종꿀 속에 3년 이상 담가 두
었다가 먹으면 뼈를 튼튼하게 하고 모든 병을 낫게 하며 무병 장수하게 하는 최고의 명약이
된다. 토종꿀과 중화되어 도토리의 떫은 맛고 독성이 없어지고 맛이 좋은 식품이 되는 동시
에 훌륭한 약이 되는 것이다.  산속에서 수도하는 사람 중에는 더러  도토리를 야생꿀 속에
오래 담가 두었다가 식량으로 삼는  사람이 있다. 또 난리를 피해  산속으로 숨었던 사람이
야생꿀 속에 담가 두었던 도토리를 먹고 몇 백 년을 살았다는 전설이 여러 곳에서 전한다.
 토종꿀 속에 3년 동안 담가 두었던 도토리를 오래 복용하면 뼈가 쇳덩어리처럼 단단해져
서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뼈를 다치는 법이 없고 1백 살이 되어도 머리가 희어지지  않는다
고 한다. 참나무는 뼈를 이롭게 하는 나무이다.  그러므로 집 안의 가구나 돗자리, 침대,  밥
상, 밥그릇, 베개 등을 참나무로 만들면 좋다. 이와 함께 도토리를 즐겨 먹으면 뼈가 튼튼해
지고 골다공증이나 골연화증 등 갖가지 뼈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참나무는 골기를 많이 품
고 있는 나무이므로 참나무 숲을 자주 산책하는 것으로도 뼈를 튼튼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참나무 잎이나 잔가지는 담낭결석, 신장결석, 방광결석, 요로결석  등 갖가지 결석을 녹여
나오게 하는 효과도 있다. 참나무가 결석을 용해하는 작용이  있으나 그 가운데서 겨울철에
도 잎이 떨어지지 않는 종류인 참가시나무가 결석을 녹이는  작용이 가장 세다. 참가시나무
잎이나 잔가지 40~50그램을 달여서 차처럼 마시면 웬만한 결석은 1~3개월이면 녹아서  없어
진다. 다른 나라에서는 참가시나무와 참나무 잔가지로 결석 용해약을 만든다.
 참나무와는 반대로 대나무는 수기를 많이 품고 있는 나무이다.  대나무로 만든 집에서 살
거나 대나무 돗자리로 위에서 잠을 자면 뼈가 약해진다. 대나무  자리에서 잠을 자면 찬 기
운이 뿜어져 나오므로 여름철을 시원하게 지낼 수 있겠으나 냉기가 뼈에까지 스며들면 뼈뿐
만 아니라 몸 전체의 건강이 나빠질 수도 있다.
 
   체중 물리치고 소화 돕는 아가위
 아가위는 능금나무과에 딸인 아가위나무의 열매다. 산사, 적과자, 산과자,  찔광이, 질구배,
아가배 등의 여러 이름이 있다. 아가위나무는 낙엽활엽중간키나무로 키가 4~5미터쯤 자라고
잎 모양은 단풍나무 잎을 닮았다. 4~5월에 하얀 꽃이 피고 9~10월에 타원 꼴의 지름 0.5~1센
티미터쯤 되는 열매가 빨갛게 익는다. 아가위는 맛은 시고 달며 아이들이 더러 따서 먹는다.
중국에서는 아가위에 엿을 발라 꼬치에 꿰어 얼려서 시장에서 파는데 겨울철 과일로 인기가
있다. 중국 아가위는 우리나라에서 나는 것보다 열매가 2~3배쯤 크다.
 아가위는 음식 재료로도 널리 쓴다. 쪄서 씨앗과 껍질을 버리고 짓찧는 다음 엿과 버무려
아가위 떡을 만들기도 하고, 잼을 만들기도 하며 청량음료의 원료로도 쓴다. 아가위는  익혀
서 먹을 수도 있다. 아가위는 소화불량을  고치는 약으로 이름 나 있다.  <물류상감지>라는
책을 보면 “늙은 닭의 질긴  살을 삶을 때에는 산사  열매를 넣으면 고기살이 부드러워진
다.”고 적혀 있다. 생선이나 고기를 삶을 때 아가위를 넣으면 잘 물러질 뿐만 아니라  해독
작용도 있으므로 중독을 미리 막을 수 있다. 생선요리를  즐겨 먹는 일본에서는 아가위나무
가 자라지 않으므로 조선 영조 때  우리나라에서 가져가 어약원에서 재배했다는 기록이  있
다. 중국에서는 고기를 먹고 난 뒤에 후식으로 산사를 먹는 습속이 있다. 산사 열매는  특히
육류를 많이 먹어서 체했거나 소화가 안 될 때, 속이 더부룩할 때에 효과가 좋다.  산사에는
지방을 부해하는 효소가 들어 있는데 이 효소가 소화액을 잘 나오게 한다.
 아가위는 성질은 약간 따뜻하고 맛은 시고 달다. 음식을 잘 소화되게 하고 혈압을 낮춘다.
삶아서 즙을 마시면 설사를 멎게 하고 삶은  물로 머리를 감고 몸을 씻으면 종기나 염증을
치료한다. 또 옻이 오른 데에도 효과가 있다.  <본초강목>에는 이렇게 적혔다. 아가위는 음
식을 소화시키고 육적(고기에 체한 것)과  담음(늑막염), 함산(위산과다), 체혈통(어혈)을 없
앤다. 두통을 없애고, 뿌리는 적취를 다스리고 반위(구토)를 치료한다. 오래된 것일수록 좋은
데 쪄서 씨를 버리고 말려서 쓴다.
 아가위를 이용한 민간요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부인하혈 - 아가위를 말려 가
루 내어 쑥을 달인 탕과 같이 먹는다. 고기 먹고 체한 데 -  아가위 15그램을 물에 달여 마
신다. 노인요통 - 아가위 씨와 녹용을 같은 양으로 하여 볶아서 가루  내어 꿀로 알약을 지
어 복용한다. 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들어 한번에 50알씩 하루 2번 먹는다. 개고기 먹고  체
한 데 - 살구 씨와 아가위 각 24개를 한꺼번에 푹 달여서 그 물을 마시면 곧 낫는다.
 임질 - 아가위를 태워서 가루 내어 꿀로 알약을 만들어 복용한다. 산후복통  - 오래 묵은
아가위와 계지를 각 15~20그램씩 진하게 달여서 복용한다.   아가위는 심장부정맥이나 심근
염 등 심장병에도 효과가 있다. 고혈압에는 아가위 열매보다 아가위 잎을 말려서 달여 먹는
것이 더 좋은 효과를 본다. 아가위꽃도 혈압을 낮추는 작용이 탁월하다. 아가위는 핏속의 콜
레스테롤 함량을 낮추는 작용이 뚜렷한데 아가위꽃이 그 작용이 가장 세다.
 고혈압이나 관상동맥경화로 인한 심장병에는 산사 열매 말린 것 35~50그램을 진하게 달여
서 하루 3~4번 나누어 마신다. 산사 열매에는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류의 흐름을 좋게 하는
작용이 있어 혈압을 완만하면서도 지속적으로 낮춘다. 특히 핏속의 지방질을 없애는 효력이
크므로 동물성 지방질은 많이 먹어서 생긴 고혈압과 심장질환에 효과가 크다.
 
   기침.간장질환에 좋은 자작나무
 자작나무는 눈처럼 하얀 껍질과 시원스럽게  뻗은 키가 인상적이며 서양에서는  ‘숲속의
여왕’으로 부를 만큼 아름다운 나무다. 자작나무 껍질은 종이처럼 얇게 벗겨지는데 겉면은
희빛의 기름기 있는 밀랍 가루 같은 것으로 덮여 있고 안쪽은 밝은 갈색이며 불에 잘  타면
서도 습기에도 강하여 쓸모가 있다. 자작나무  껍질은 천 년이 넘게 지나도 썩지를  않는다.
경주 천마총에서 천마가 그려진 그림이 온전한  상태로 출토되어 온 국민을 떠들썩하게  한
적이 있었다. 말안장에 그려진 이 그림은  천 몇 백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그 바탕 재료가
바로 자작나무였다.
 자작나무는 10~20장의 얇은 껍질이 겹겹이 붙어 있으므로 한장씩 벗겨 내어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데 썼다. 자작나무 껍질에는 부패를 막는 성분이  들어 있어서 좀도 슬지 않
고 곰팡이도 피지 않는다. 간혹 수백 년 또는 수천 년 전에 땅속에 묻혔던 자작나무는 완전
히 썩어 없어졌을지라도 껍질은 생생하고 남아 있는 것이 많다. 자작나무 껍질은 물에 젖어
도 불이 잘 붙으므로 불쏘시개로 중요하게 쓰인다. 물 속에  흠뻑 담갔다가 꺼낸 것도 성냥
불을 갖다 대면 즉시 불이 붙는다. 산속에서 야영을 하는 사람들이 꼭 알아 두어야 할 상식
이다.
 자작나무 껍질은 약재로도 펄 중요하게  쓴다. 한의학과 민간에서는 백화피, 화피  등으로
부르며 황달, 설사, 신장염, 폐결핵, 위염, 갖가지 옹종 등의 치료에 이용한다. 자작나무 껍질
은 맛이 쓰고 성질이 차다. 간경에 작용하며 열을 내리고  습을 없애며 기침을 멈추고 담을
삭이는 작용이 있다. 해독작용도 탁월하고 염증을 없애는 효과가 상당히 강하다. 이뇨작용이
있어서 신장염이나 부종을 고치는 데에도 쓸 수 있다.
 자작나무 껍질은 대개 물로 달여서 먹는다. 하루 20~40그램쯤을 물 한 되에 넣고 반 되가
될 때까지 달여 세 번으로 나누어 먹는다. 자작나무의 뿌리는 황달, 지방간, 간경화 등 간질
환 치료에 쓴다. 어떤 65세 된 할머니가 백내장으로 시력을 잃은 지 2년이 지났는데 기나가
던 노인한테 자작나무를 열심히 달여서 마시면 시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듣
고 1년 동안 자작나무 껍질을 열심히 달여 먹고  정상적인 시력을 되찾았다는 실화가 있다.
자작나무 뿌리는 간장의 해독을 풀고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좋은 약으로 눈을 밝게 하는 데
에도 효력이 있다.
 자작나무에 붙어 자라는 버섯은 갖가지 종양에  효과가 있다. 유방암, 위암, 백혈병,  자궁
암, 폐암 등 갖가지 암에는 자작나무 버섯을 달여서 먹거나 가루 내어 알약을 지어  먹는다.
약리실험에서 종양 세포으 증식을 억제하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러나 자작나무 버섯은 남한
에서는 구하기가 극히 어렵다. 자작나무 수액도  거제수나무나 고로쇠나무 수액과 마찬가지
로 곡우 무렵에 나무에 구멍을 뚫어 흘러나오는 수액을 받아 마신다. 신경통, 류머티스 관절
염, 소화불량 등에 효험이 있으며 오래 마시면 무병장수한다고 한다.
 러시아에서는 자작나무를 거의 만병통치약으로 쓴다. 감기, 기침, 기관지염 등에 자작나무
달인 물을 먹기도 하고 자작나무 달인 물로 목욕을 하기로 하며 한증탕의 재료로 쓰기도 한
다. 우리나라에서 쑥과 솔잎을 민간에서 흔히 쓰듯이, 러시아나 핀란드 등 자작나무가  흔한
지방의 사람들은 이 나무를 민간약으로 제일 흔하게 쓴다.
 
   백 가지 독 푸는 잔대
 잔대는 초롱꽃 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로 딱주, 사삼, 남사삼, 조산제니, 백마육잔디, 잔다
구 등의 여러 이름이 있다. 예부터 인삼, 현삼, 단심, 고삼과 함께 다섯 가지 삼의 하나로 꼽
아 왔으며 만간 보약으로 널리 썼다. 잔대는 뱀  독, 농약 독, 중금속 독, 화학약품 등  온갖
돌을 푸는 데 묘한 힘이 있는 약초다. 옛기록에도 백 가지 독을 푸는 약초는 오직 잔대뿐이
라 하였다.
 잔대는 가래를 삭히고 기침을 멎게 하는 데에도 효과가 매우 좋다. 뿌리 말린 것을 열 개
쯤 물 한 되에 넣고 두  시간쯤 풀 달여서 마신다. 오래 마시면  해소, 천식이 없어진다. 개
허파 한 개에 잔대 뿌리 열 개쯤을  넣고 푹 달여서 그 물을 마시면 효력이  더 크다. 잔대
뿌리는 그 생김새가 인삼을 닮았다. 그러나 약효와 쓰임새는 인삼과 다르다. 잔대는 독을 풀
어 주는 힘이 강하기 때문에 갖가지 독으로 인하여 생기는 모든 질병에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잔대는 성질이 차고 맛은 달다. 더덕처럼  양념을 해서 구워 반찬으로 먹어도 맛이  있다.
폐경에 주로 작용하므로 가래를 삭히고 갈증을 멈춘다. 가래가  나오면서 기침을 하거나 열
이 나면서 갈증이 있을 때 갖가지 중금속 중독과 약물 중독, 식중독, 독사 중독, 벌레 독, 종
기 등을 치료하는데 쓴다. 가을에  뿌리를 캐서 그늘에 말렸다가  쓰는데 하루 10~15그램을
달여서 먹거나 가루러 내어 먹는다.
 잔대는 모든 풀 종류 가운데서  가장 오래 사는 식물의 하나다.  산삼과 마찬가지로 간혹
수백 년 묵은 것도 발견된다.  잔대는 산삼처럼 해마다 뇌두가 생기므로  뇌두의 수를 세어
보면 대략으 나이를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잔대는 주변  여건이 생장에 맞지 않으면 싹을
내지 않고 땅속에서 잠을 자기도 하는 까닭에 정확한 나이를  알 수는 없다. 글쓴이는 뇌두
가 150개가 넘는 엄청나게 큰 잔대를 발견한 적이 있다. 잔대를 반찬으로 늘 복용하면 살결
이 옥처럼 고와지고 살이 찌며 힘이 난다. 어떤 사람이 1년  동안 잔대를 열심히 캐 먹고는
천하장사의 힘을 지니게 되어 건축 공사장에서 쓰는 철근을 새끼 꼬듯 꼬았다는 실화가 있
다.
 잔대는 종류가 퍽 많아서 우리나라에 40여 종류가 있다. 둥근잔대, 왕둥근잔대, 톱잔대, 덩
굴잔대, 넓적잔대, 흰넓적잔대, 도라지잔대, 두메잔대, 가는잎잔대, 지리산잔애,  흰섬잔대, 진
퍼리잔대, 가는잎진퍼리잔대, 개잔대,  금강잔대, 당잔대, 실잔대,  섬잔대, 털잔대, 층층잔대,
왕잔대, 가는잎층층잔대 등이 있는데 약으로의 쓰임새는 거의 같다.
 잔대는 여성들의 산후풍에도 신효하다. 산후풍으로 온몸의  뼈마디가 쑤시고 아플 때에는
잔대 뿌리 말린 것 3근(1,800그램)과 가물치 큰 것 한 마리를 한데 넣고 풀 고아서 그 물만
마신다. 늙은 호박의 속을 파내 버리고 그 안에 잔대를 가득 채워  넣고 풀 고아서 물만 짜
내어 마시는 방법도 있다. 웬만한  산후풍은 이 방법으로 치유된다.  상후풍 말고도 자궁염,
생리불순, 자궁출혈 등 온갖 부인병에도 효력이 크다.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40여 종의  잔대
가운데 10여 종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산종이다. 한때 중국에서 이 특산종 잔대를 온갖 여
성질환의 치료약으로 쓸 목적으로 대량으로 수입하려 한 적이  있었다. 잔대는 전통 한의학
에서는 별로 쓰지 않지만 미간에서 매우 귀하게 쓰는 소중한 약초이자 맛있는 산나물이다.
 
   기침.해소.피부병에 좋은 벚나무
 벚나무는 일본의 국화이다. 화사한 꽃이 온통 봄을 독차지하는 듯한 꽃나무로 일본인들이
우리나라의 국화인 무궁화를 뽑아 내고 그 대신 곳곳에 심어 ‘사쿠라’ 강산을 만들어 놓
았다. 그러나 일본인들이 극성을 떠는 왕벚나무의 자생지가 우리나라의 제주도와 전남 대둔
산 일대인 것이 밝혀졌으니 일본이 자랑하는 벚나무는 결국 우리 것이 옮겨간 것에 지나지
않는다. 벚나무는 불교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민간 약재이다. 벚나무 껍질에는 사쿠라닌
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는데 이 물질을 뽑아 내어 만든 것이 ‘프로틴’이라는 기침약이다.
 해소.기침에는 벚나무 껍질을 진하게 달여서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 벚나무 속껍질은 식중
독, 생선 중독, 버섯 중독에도 효과가 있다. 특히 고등어, 가다랭이 같은 등푸른 생선에 중독
되었을 때 벚나무 속껍질을 달여 먹으면 효과가 있다. 또 소화불량이나 설사에도 효과가 있
다. 지름이 3~5센티미터쯤 되는 어린 가지의 녹색 속껍질을 칼로 벗겨 잘게 썰어 그늘에 잘
말려 두었다가 하루에 20~25그램을 달여서 먹는다. 벚나무 껍질  달인 물을 차로 마시면 기
관지와 폐가 튼튼해지고 위장 기능도 좋아지며 피부도 고와진다.  벚나무 잎도 피부병에 효
과가 있다. 벚나무 잎을 그늘에서 말린 것을 달여서 땀띠,  습진, 피부병 등에 바르면 잘 낫
는다.
 일본에는 ‘사쿠라모찌’라는 음식이 있다. 이것은  소금에 절인 벚나무 잎으로  싸서 찐
떡으로 독특한 향이 일품이다. 벚나무  잎에는 ‘쿠마린’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는
음식물이 잘 상하지 않게 하는 작용을  한다. 벚꽃의 꽃잎에도 약효가 있다. 싱싱한  벚꽃을
따서 꽃잎만을 모아 잘 씻은 다음 꿀을  넣어 버무려 벚꽃청을 만들어 두었다가 차로 마신
다. 벚꽃청 15그램에 끓는 물을 부어서 우려 내어 마신다. 식중독.기침 치료에 효과가  좋다.
겹벚꽃의 꽃봉오리와 꽃을 따서 소금에 절여 두었다가 차로  마시는 풍속도 있다. 벚꽃차는
화사한 꽃내음을 맡을 수가 있어 옛날에는 귀족들이 즐겨 마셨다고 한다.
 벚나무는 우리나라가 원산지라고 할 만큼 흔하지만 우리 민족은 벚나무를 그다지  귀하게
여기지는 않았던 것 같다. 옛 노래나 시에도 벚나무를 노래한  것이 별로 없고 벚나무에 얽
힌 민속도 없다.다만 조선조 효종이 수양벚나무를 서울 우이동에  대대적으로 심게 한 기록
이 있다. 이것은 효종이 북벌을 계획하면서 국력을 기르기 위함이었는데 수양벚나무는 탄력
이 강하여 활을 만드는 데 쓰고 그 껍질은 활에 감아서 손이 아프지 않게 하는 데 쓸 수 있
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벚나무를 집 안에 심으면  다리 아픈 사람이 생긴
다는 속설이 있다. 벚나무는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훌륭한 기침 치료약이고 해독제이
다.
 
   백일기침.간질에 효험있는 흰무궁화
 무궁화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나라꽃이다. 중국에서도 군자의  기상을 지닌 꽃이라 하여
예찬했고, 서양에서도 ‘샤론의 장미’라 하여 완벽한 아름다움을 지닌 꽃으로 여겼다. 무궁
화는 그 꽃도 아름답지만 약으로의 쓰임새도 다양하다. 알고  보면 무궁화처럼 훌륭한 약성
을 지닌 약초도 흔하지 않다. 무궁화는  한자로 목근, 근화, 훈화, 순영, 일급,  일화, 번리초,
조개모락화 등으로 부른다.
 <동의보감>에는 무궁화의 약성에 대해  이렇게 적혀 있다. "약성은  순하고 독이 없으며
장풍과 사혈을 멎게 하고 설사한 후 갈증이 심할 때 달여 마시면 효과가 있으며 잠을 잘 자
게 한다. 꽃은 약성이 차고 독이 없으며 적이질.백이질을  고치고 장풍.사혈이 있을 때 볶아
서 먹거나 또는 차로 달여서 마신다."<본초강목>에는 무궁화의 약성에 대해 좀더 상세하게
적혀 있다. "부인들의 적대하증.백대하증 치료에, 종기의 통증을 멎게 하는데,  또 옴 치료제
로 쓴다. 달인 물로 눈을  씻으면 눈이 맑아진다. 조한  것을 윤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돕는
다."  머리의 돈버짐.쇠버짐.무좀.치질.탈항.이질.가래.구토.두통.편두통 등의 여러 질병에 무궁
화 껍질이나 잎, 또는 꽃을 달여서 먹거나 말려서 가루 내어 바른다. 무궁화 뿌리는  간질에
특효가 있다. 무궁화 뿌리를 캐서 그늘에서 잘 말려서 하루 한 냥(37.5그램)씩 달여서 세 번
에 나누어 마신다. 반드시 흰 꽃이 피는 것을 약으로 써야 한다. 6개월이고 1년이고  꾸준히
마시면 간질이 치료될 뿐만 아니라 고질 위장병도 낫는다.
 어린이의 백일기침에는 무궁화 흰 꽃을 모아서 달여 마신다. 대개 2~3주일 안에 치료된다.
어른들의 오래된 천식에도 무궁화 흰 꽃을 진하게 달여서 마시면 효과가 있다. 무좀에는 무
궁화 뿌리를 달인 물로 자주 씻거나 30분쯤 발을 담근다. 유럽에서는 무궁화꽃을 차로 많이
마신다. 흰무궁화꽃은 그늘에서 말려 두었다가 뜨거운 물로 우려 내어 마시는데, 은은한  분
홍빛으로 빛깔도 아름답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무궁화꽃 차는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부
은 것을 내리게 하며 독을 풀어 주는 작용이 있다. 차로 늘 마시면 위장이 튼튼해지고 비만
증 치료에도 효과가 크다.
 잘 낫지 않는 두통도 무궁화차를 오래 마시면 치료된다.  무궁화는 일제시대에 가장 많은
수난을 받은 꽃이다. 일본인들은 무궁화꽃을 보고 있거나 만지면  그 꽃가루가 눈으로 날아
와 눈에 핏발이 서고 눈병이 난다고 헛소문을 퍼뜨렸다. 그 때문에 무궁화는 지금까지 변소
옆, 담 모퉁이에나 심는 천대 받는 꽃이 되었다. 무궁화는 몇 백 년씩 사는  장수식물임에도
일제 때 거의 다 뽑혀 버리고 큰 나무가 남아 있는 것이 별로 없다. 무궁화는 그 꽃이 아름
다운 만큼 무궁구진한 약성을 지닌 약초이다.
 
   고혈압.위장병 묘약 번행초
 번행초는 바닷가 모래 밭에서 자라는 다육질의  여러해살이풀이다. 갯상추라고도 하며 영
어로는 뉴질랜드 시금치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중부이남의  바닷가 모래사장이나 바위틈 같
은 곳에 자라며 일본.중국.동남아.호주.뉴질랜드.남미 등 세계 많은 나라에서 난다.  번행초는
줄기가 땅을 기듯이 자라는데 가지를 많이 치기 때문에 한 포기가 한 아름이 되는 것도  있
다. 줄기와 잎이 다육질이어서 잘 부러지고 꺾으면 희고 끈적끈적한 즙이 나온다.
 잎은 달걀 꼴로 두꺼우면서도 무르다.  꽃은 4월부터 11월까지 이어서  피며 제주도 같은
따뜻한 곳에서는 1년 내내 꽃이 핀다. 노란 종 모양의 꽃이 지고 나면 뿔 같은 딱딱한 돌기
가 4~5개 달린 열매가 열린다. 열매 속에 씨앗이 들어 있다. 번행초는 위염.위궤양.위산과다.
소화불량 등 갖가지 위장병에 치료 및 예방  효과가 높은 약초인 동시에 맛 좋고 영양가도
높은 야생 채소이다. 번행초를 꺾을 때 나오는 흰 유즙이 위벽을 보호하고 염증을 치료하는
작용을 한다. 어린 잎을 살짝 데쳐 30분쯤 찬물에 담가서  떫은 맛을 빼고 나물로 무치거나
된장국에 넣어 먹을 수도 있고 샐러드로도 먹는다. 녹즙으로 만들어 마시기도 한다.
 잎과 줄기를 그늘에서 말려 두었다가 차로 오래 마시면 소화불량, 숙취로 인한  메스꺼움,
위염 등이 예방 또는 치료된다. 한때 위암의 특효약으로  세계가 떠들썩했을 만큼 민간에서
는 위암 치료약으로 쓰기도 한다.  번행초에는 비타민 A와 B2 등  비타민과 갖가지 영양이
매우 풍부하다. 유럽에서는 시금치처럼 채소로 즐겨  가꾸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번행초는 밀가루 옷을 입혀 튀김으로 만들어 먹어도 맛이 있고, 날것을 국을  끓
여 먹어도 맛이 일품이다. 맛이 부드럽고 담백한 데다 씹히는 맛이 좋다.
 번행초는 갖가지 위장병 말고도 여러 가지 질병에 효과가 있다.  봄철 입맛이 없을 때 밥
맛을 돋우는 데에도 좋고, 고혈압.빈혈.허약 체질에도  효과가 좋다. 병을 앓고 나서  기력이
부족한 사람이나 여성이 산후에 미역국처럼 국을 끓여 먹으면  빨리 몸이 회복된다. 번행초
는 생선을 오래 보관하는 데도  쓴다. 고등어나 다랑어처럼 변하기 쉬운  생선은 잡는 즉시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내 버리고 대신 번행초를  가득 채워 넣어 두면 오래 두어도 변질되지
않으며 식중독에 걸릴 위험도 없다. 번행초에는 육류나 생선의  부패를 방지하는 특이한 효
소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번행초를 차로 마시려면 여름철에 줄기와 잎을 채취하여 잘게  썰어 그늘에서 잘 말린다.
잘 말린 번행초 20그램쯤에 물 2홉(0.4리터)쯤을 붓고 반쯤 되도록 줄여서 하루에 세 번으로
나누어 마신다. 갖가지 위장병.속병.가슴앓이.장염 등에 효과가 높고 병원에서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다는 선고를 받은 암환자가 번행초를 열심히 먹고  완치된 사례가 더러 있다. 번행
초는 우리나라 바닷가 어디에나 자라지만 따뜻한 남쪽 해안가에  많다. 따뜻한 곳에서는 여
러 해 동안 살지만 추운 지방에서는 겨울철에 죽는다.
 생명력이 강하여 자갈밭이나 바위틈 등 몹시 척박하고 물기가  없는 곳에서도 잘 자라며,
육지에 옮겨 심어도 잘 자란다. 정원이나 화분에 옮겨 심어  두고 늘 나물로 먹으면 갖가지
병을 예방, 치료할 수 있다. 번식은 꺾꽂이, 포기 나누기로도 되고 가을철에 씨앗을 받아 두
었다가 봄철에 뿌리면 싹이 잘 난다. 척박한 땅에서도 생육이 몹시 왕성하다. 번행초는 맛있
는 나물인 동시에 위장병 고혈압에 효과가 높은 약초이다.
 
   숙변 제거.비만증에 효과 큰 함초
 함초는 우리나라 서해안 개펄에 자라는 한해살이  풀로 우리말로는 퉁퉁마디라고 부르며,
전체 모양이 산호를 닮았다 하여 산호초라고도 한다. 바닷물과  가까운 개펄이나 염전 주변
에 무리 지어 자란다. 줄기에 마디가 많고 가지가 1~2번 갈라지며 잎과 가지의 구별이 없다.
꽃은 8~9월에 연한 녹색으로 피고 납작하고 둥근 열매가 10월에 익는다.
 함초는 그 이름대로 맛이 몹시 짜다. 함초는 거의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소금을 흡수하면
서 자라는 식물이다. 중국 최고의 의학책인 <신농본초경>에는 ‘함초’로  일본의 <대화본
초>에는 ‘신초’ 또는 ‘복초’ ‘염초’로 기록되어 있는 이  풀은 몸 안에 쌓인 독소와
숙변을 없애고, 암.자궁근종.축농증.고혈압.저혈압.요통.당뇨병.기관지천식.갑상선  기능저하.갑
상선 기능항진.피부병.관절염 등 갖가지 난치병에  탁월한 치료 효과를 지니고 있는  놀라운
약초이다.
 함초는 육지에 자라면서도 바닷물 속에 들어 있는 갖가지 미네랄과 효소 성분이 농축되어
들어 있다. 바닷물에는 칼슘.칼륨.마그네슘.철.요드.인 등 수십 가지의 미량 원소와 갖가지 독
소와 효소가 녹아 있는데 함초는 인체에 유익한 미량 원소와 효소를 흡수하면서 자란다. 바
닷물 1톤 속에 1그램이 들어 있는 효소는 바닷물 속의 갖가지 유기질을 분해하여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함초에는 이 바닷물의 효소가 다량 농축되어 있는데  이 효소가 사람의 몸 안
에 쌓인 갖가지 독소를 없애고 숙변을 분해하여 몸 밖으로 배출하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함초에 들어 있는 효소는 지방과 단백질을 분해한다. 거의 모든 사람들의 소장 속에 들어
있는 중성지방질인 숙변과 우리 몸의 혈관과 장기, 혈액, 세포조직 속에 붙어 있는 불필요한
지방을 분해하여 배출한다. 함초는 소자에 쌓인 숙변을 제거하고 변비를 치료하며 비만증을
개선하는 데 효력이 뛰어나다. 함초를 복용하면 숙변이 빨리 나오는 사람은 10일쯤 만에, 더
딘 사람은 1~2개월 만에 검은색이나 흑갈색의 끈적끈적한 숙변이 나오는데 평소보다  2~3배
나 많은 양이 나오게 된다. 함초의 놀라운 효능을 간략하게 요약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숙변을 제거하고 비만증을 치료하는 효과가 탁월하다.  고혈압.저혈압을 치료한다. 함초는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피를 맑게 하고 혈관을 튼튼하게  하므로 고혈압.저혈압을 동시에 치
료한다. 축농증.신장염.관절염 등에 효과가 있다.  함초에는 화농성 염증을 치료하고  갖가지
균을 죽이는 작용이 있으므로 갖가지 염증과 관절염으로 인한  수종 등을 치료한다. 피부를
아름답게 한다. 함초는 먹는 화장품이라고 할 만큼 피부 미용에 효과가 탁월하다. 숙변이 없
어지면 피부가 놀랄 만큼 깨끗하게 된다. 기미, 주근깨, 여드름 등이 대개 치유된다.
 위장 기능을 좋게 한다. 함초는 장의 기능을 활발하게 하고 위장 기능을 촉진하여 변비.숙
변.탈항.치질 등을 치료한다. 갑상선 기능저하, 갑상선  기능항진증에 효과가 있다. 당뇨병에
효과가 있다. 함초를 복용하면 혈당치가 정상으로 회복된다.  기관지 천식을 치료한다. 함초
는 기관지 점막의 기능을 회복하여 기관지 천식을 완화하거나  완치한다. 이 밖에도 함초의
효능은 무궁무진하다. 갖가지 심장순환기계 질병과, 갖가지 반성병, 피로, 가장질환  등 거의
모든 질병에 효과가 있다. 함초를 복용하면 어떤 사람이든지 식욕이 늘고, 혈색이 좋아진다.
 함초에는 소금을 비롯, 바닷물에 녹아 있는 모든 미량 원소가 농축되어 있으므로 맛이 짜
고 무게가 많이 나간다. 함초는 지구상에서 가장 무게가 많이 나가는 식물이다. 그리고 함초
에 들어 있는 소금 성분은 바닷물 속에 들어 있는 독소를 걸래 낸 품질이 가장 우수한 소금
이라 할 수 있다. 함초를 먹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생즙을 내어 먹을 수도 있고, 말
려서 가루를 내거나 알약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말린 것으로는 처음에는 하루에 4그램
씩 4~5일 먹다가 차츰 약을 늘려 보름쯤 뒤에는 하루에  10~12그램씩 빈 속에 먹는다. 함초
는 그 신비와 놀라운 효능이  아직까지 베일에 가려져 있는 놀라운  약초이다. 함초는 세계
어느 곳보다 우리나라의 서해안에서 제일 많이 자라는 산삼,  녹용을 능가하는 세계적인 보
물이다.
 
   공해독 풀어주는 은행나무
 은행나무는 위대한 나무다.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태, 고결하고 예스런 품격, 수천 년을 사
는 긴 생명력,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쓰임새... 실로 ‘황금의 나무’라는 별명에  모자
람이 없는 나무다. 은행나무는 우리나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나무다. 그러나 아직  산
에 저절로 나서 자라고 있는 것은 발견된 적이 없다.  은행나무는 여느 나무와는 달리 사람
의 도움 없이은 번식하지 못한다. 수많은 열매를 맺지만 그  열매가 저절로 싹이 터서 자라
지는 못하는 것이다. 은행나무는 생식 능력을 잃어버린 슬픈 나무다.
 은행나무는 그 몸 속에 ‘플라보노이드’라느 살균.살충 성분이 들어 있다. 이 성분은  갖
가지 벌레의 유충, 식물에 기생하는 곰팡이, 바이러스 등을 죽이거나 억제하는 작용이 있다.
왕성한 식욕을 가진 딱정벌레도 굶어 죽을지언정 은행 잎을 먹지는 않는다. 노랗게 물든 은
행 잎을 책갈피 사이에 끼워 두는 풍습은 은행 잎을 사랑하는 갸륵한 마음에서 나왔겠으나,
이렇게 하면 책에 좀이 슬지 않는 뜻밖의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농가에서 거름을 만들 때에
도 은행 잎을 섞어 만들면 흙 속의 해로운 미생물이나 벌레들을 죽일 수 있다.
 은행나무는 몸에 독이 있을 뿐 아니라 매우 강건해서 병들거나 벌레 먹는 일이 없을 뿐더
러 공해에 대한 적응력이 대당히 강하다. 은행나무는 질소나 먼지에 잘 겨디고  아황산가스,
납 성분을 정화하는 능력이 플라타너스보다 두 배나 높아 가로수로도 적합하다. 은행나무의
열매와 잎은 한방이나 민간에서 약으로 쓴다. 은행 잎은 예부터 고급 술안주나 신선로, 은행
단자 등의 고급 요리에 쓰이는 등  좋은 식품으로 대접을 받아 왔다. 맛이  달고 성질이 찬
은행 알을 구워 먹으면 맛을 있을 뿐 아리라 몸을 건강하게 하는 효과도 적지 않다.
 은행에는 간놀, 펙틴, 하스티딘, 전분, 단백질,  지방, 당분 등이 많이 들어  있어서 폐결핵
환자나 처식 환자가 오래 먹으면 기침이 없어지고 가래가 적게 나온다. 이같은 효과는 은행
이 호흡기능을 황성하게 하고 염증을 소멸하며 결핵균의 발육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
이다. 은행의 특이한 작용 가운데 하나는 레시틴과 비타민 B의 모체가 되는 엘고스테린이라
는 성분이 들어 있어서 성욕감퇴.뇌빈혈.실경쇠약.전신피로 등에 뇌혈관을 개선해 주는 효능
이다. 그러나 은행 알은 독이 있어서 날로 먹거나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다. 대개
소금을 쳐서 구워 먹는데 독특한 풍미가 있다. <동의보감>에는 많이 먹으면 배아픔.구토.설
사.발열 증세가 있을 수 있다고 하였다. 또 빈 속에 1백50개쯤 먹으면 중독될 위험이 있다.
 은행 독은 청산배당체로 불에 익히면  독성이 훨씬 줄어든다. 은행에  중독되었을 때에는
사향을 한 푼 따뜻한 물에 타서 마시거나 감초 달인 물을 마시면 바로 해독된다. 은행은 예
부터 불에 구워 한번에 4~5개씩 먹으면 정력을 강하게 하는  데 좋다고 하였고, 또 밤에 오
줌을 싸는 아이에게 날마다 구은 은행 알 대여섯 개씩을 먹이면 얼마 안 가서 낫는다고  한
다. 은행 알보다 더 놀라운 효과가 있는 것은 은행잎이다. 은행 잎은 예부터 민간에서  심장
을 돕고 혈액순환을 좋게 하며 폐를 튼튼하게 하고 설사를 멈추게 하는 등의 효능이 있다고
하여 가슴앓이.가래 및 천식.설사.백태.상피증 등을 치료하는 약으로 널리 써 왔다.
 은행 잎에 들어 있는 성분은  징코라이드 A.B.C와 진놀, 프라보놀 등인데  이는 말초혈관
장애, 노인성 치매 등을 치료.예방하는데 획기적인 효과가 있는 약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얼마 전까지 독일의 한 제약회사는 우리나라의  은행 잎을 수입하여 이들 성분을  추출하여
연간 약 10억 달러의 매출고를 올렸다고 한다. 은행 잎  중에서 우리나라에서 나는 것은 다
른 나라에서 나는 것보다 유효 성분의 함량이 20배에서 1백 배나 많다. 음력 5월데 따서 그
늘에 말린 은행 잎 35그램에 감초 15그램을 넣고 달인 물을 수시로 마시면 몸 안에 쌓은 독
을 풀고 혈압을 내리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 은행나무는 어쩌면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수 있는 보물 나무라고 할 수 있겠다.
 
   종기.장염에 좋은 쇠비름
 옛날, 아버지를 여의고 나이 많은 어머니와  세 아들이 함께 사는 집이 있었다.  맏아들과
둘째 아들은 장가를 들어 가정을 꾸렸지만 막내 아들은 아직 총각이어서 늘 쓸쓸하게 지냈
다. 늙은 어머니는 막내 아들이 혼자 지내는 것이 안쓰러워 민며느리를 들이기로 했다. 그래
서 중매장이를 통하여 가난한 집 처녀를 돈을 주고 사서 막내 아들의 민며느리로 삼았다.
 그런데 늙은 시어머니와 큰 동서는 이제 열네  살밖에 안 된 어린 며느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 심하게 구박했다. 다 헤어진  옷을 입히고 먹다 남긴 음식을  주었으며 힘들고 어려운
일만 시켰다. 그뿐 아니라 걸핏하면 막내 며느리한테 욕을 하고 때리기까지 했다. “거지 같
은 게 일은 안하고 게으름만 피워.” “글쎄 말이예요.” 그러나 둘째 동서는 마음씨가 착하
여 막내 며느리가 울고 있으면 위로해 주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몰래 남겨 두었다
가 주기도 했다. 그런데 그해 여름 이질이 유행하여 많은 사람이 죽었다. 이질은 설사에  피
가 섞여 나오는 병으로 불쌍하게도 막내 며느리도 이질에 걸리고 말았다. 막내 며느리가 배
가 아프다면서 앓는 것을 본 큰 며느리가 시어머니한테 가서 말했다.
 “어머니, 저 거지 같은 애가 이질에 걸렸나 봐요. 그대로 두면 우리한테 옮을지도 모르니
일찌감치 내쫓아 버립시다.”“돈 주고 사온 며느리인데 내쫓아 버리면 너무 아까우니 좀더
두고 보다고 병이 나으면 또 부려먹지.” 시어머니는 막내 며느리를 밭에 있는 움막으로 보
냈다. 막내 며느리는 너무 슬펐다. 남편은 아직 어려서 아무 것도 몰랐고 어디 기댈 곳도 하
소연할 곳도 없었다. “이렇게 살면 뭐 하나, 차리라 죽는 게 낫지.”밭 옆에는 마침 우물이
하나 있었다. 막내 며느리가 우물에 뛰어들어 죽으려고 하는 순간 둘째 며느리가 급히 달려
와 말렸다.
 “동서, 죽으면 안 돼. 아직 살아야 할 날이 얼마나  많은데 죽으면 어떻게 해. 앞으로 좋
은 날이 올지 어떻게 알아. 자, 내가 죽을 쒀 왔으니 이걸  먹고 힘을 내. 그리고 며칠 기다
려. 내가 의원한테 가서 약을 지어 올게.” 둘째 며느리의 위로에 막내 며느리는 마음을  고
쳐 먹고 밭에 있는 움막에서 살기로 했다. 그러나 약을  지어 오겠다던 둘째 며느리는 여러
날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배가 고프고 지친 막내 며느리는  밭둑에 있는 풀을 뜯어서 삶아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그런데 며칠  동안 풀을 뜯어먹고 나니까 배도  아프지 않고 설사도
멈췄으며 몸이 가뿐해졌다.
 “야! 병이 다 나았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지.” 막내 며느리는 기뻐하며 집으로 돌아갔
다. 그런데 집에 오니 어찌된 일인지 대문에 삼베 조각이 걸려 있는 게 아닌가. 조금 있으니
까 막내 며느리의 남편이 상복을 입고 나왔다. “아니 어찌   된 일이예요?”“어머니와 큰
형수님이 이질로 돌아가셨소. 그리고 둘째 형수님도 이질로 앓아 누워 있소. 그런데  당신이
아직 살아 있다니 어찌 된 거요?”“밭에 있는 풀을 뜯어먹고 병이 나았어요.”막내 며느리
는 곧 앓고 있는 둘째 며느리한테 갔다. “네가 아직 살아 있다니. 내가 이 꼴이 되어서 너
에게 약을 가져다 주지 못했구나. 정말 미안하다.”  “형님, 저는 밭에 있는 풀을 뜯어먹고
병이 나았으니 제가 그 풀을 뜯어  올께요. 그걸 먹으면 나을지도 몰라요.” 막내  며느리는
들에 나가 그 풀을 뜯어서 끓여 둘째 며느리에게 갖다 주었다. 과연  그 풀을 먹고 나니 둘
째 며느리의 병이 나았다. 이질을 낫게 한 풀의 잎 모양이 말의 이빨을 닮았다고 해서 사람
들은 이름을 마치현이라 불렀다. 마치현을 우리말로는 쇠비름이라고 한다. 쇠비름은  길옆이
나 발에 흔한 잡초이다. 줄기와 잎이 다육질로 잎은 긴 타원 꼴이고 줄기는 붉다.  한해살이
풀로 줄기는 밑동에서 갈라져 땅을 기면서 자라고 꽃은 6월에서 가을까지 노랗게 피며 열매
는 꽃이 지고 난 뒤에 까맣게 익는다.
 쇠비름을 오행초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다섯 가지 색깔, 즉  음양오행설에서 말하는 다섯
가지 기운을 다 갖추었기 때문이다. 쇠비름은 다섯 가지 빛깔을 다 지니고 있다. 잎은  푸르
고 줄기는 붉으며, 꽃은 노랗고, 뿌리는 희고, 씨앗은 까맣다. 쇠비름은 갖가지 악창과  종기
를 치료하는 데 놀랄 만큼 효험이 있는 약초이다. 쇠비름을  솥에 넣고 오래 달여 고약처럼
만들어 옴.습진.종기 등에 바르면 신기하리  만큼 잘 낫는다. 오래된  흉터에 바르면 흉터가
차츰 없어진다.
 쇠비름은 피부를 깨끗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쇠비름은 봄부터  가을가지 계속 연한 순이
나오므로 아무 때나 뜯어서 데쳐서 찬물로 우려 내 다음 양념을 해서 먹으면 맛도 그런  대
로 괜찮고 건강에도 유익하다. 피부가 깨끗해지고 몸 속의 나쁜 독소를 깨끗하게 청소할 뿐
만 아니라 대변과 소변을 잘  나오게 한다. 피부에 생긴 염증이나  종기에는 쇠비름을 날로
짓찧어 붙이면 잘 낫고 설사나 만성 대장염  등에는 쇠비름으로 죽을 끓여 먹으면 잘 낫는
다. 우리 선조들이 나물로 많이 먹어 왔다. 부드러운 잎과 줄기를 소금물로 살짝 데쳐  햇볕
에 발려 묵나물로 저장해 두었다가 물에 불려 양념을 무치든지 기름에 볶아 먹으면 맛이 썩
좋다. 쇠비름은 아무 곳에나 흔하니 잘 준비하면 좋은 겨울 찬거리가 된다. 옛날부터 쇠비름
을 장명채라고 하여 오래 먹으면 장수한다고 하였고 또 늙어도 머리칼이 희어지지 않는다고
도 하였다.
 쇠비름은 생즙을 내어 먹어도 좋다. 저혈압.대장염.관절염.변비.여성의  적.백대하.임질.설사
들에 효과가 좋다. 대개 소주잔으로 한잔씩 아침 저녁으로 하루 두 번 마시면 된다.  쇠비름
에 대해 <동의학사전>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맛은 시고 성질은 차다. 심경, 대장경에 작
용한다. 열을 내리고 독을 풀며, 어혈을 없애고 벌레를 죽이며 오줌을 잘 누게 한다. 약리실
험에서 강심작용, 혈압을 높이는 작용, 억균작용,  자궁을 수축시키는 작용, 피를 멎게  하는
작용 등이 밝혀졌다. 대장염의 예방 치료에 주로 쓴다.”  쇠비름에는 수은이 들어 있다. 쇠
비름에 들어 있는 수은은 금속 수은과는 달리 독이 없다.  쇠비름의 마디와 잎 사이에 수은
이 들어 있어 이를 추출하는 방법이 있다. 먼저 쇠비름은  채취하여 처마 밑에 걸어 말려야
하는데 쇠비름은 물기가 많아 잘 마르지 않는다. 뙤약볕에 열흘 동안을 내놓아도 물기가 그
대로 남아 있기 예사다. 이럴 때에는 회화나무 가지로 몇 번 툭툭  쳐 주면 잘 마른다고 한
다. 잘 말린 쇠비름을 불에 태워서 재를 얻는다. 쇠비름 태운 재 16근을 오지그릇 속에 넣고
뚜껑을 덮은 다음 이를 석 자 깊이의 황토 속에다 묻어 두었다가 21일 만에 꺼내면 재 속에
있던 수은이 항아리 아래쪽에 모두 모인다.  대개 쇠비름 재 16근에 수은  1근을 얻을 수가
있다. 이 수은을 종기나 종창 치료에 쓰면 효과가 신통하다.
 쇠비름은 매우 흔한 풀이지만 그  약효는 몹시 귀하다. 늘 나물로  먹으면 피가 맑아지고
장이 깨끗해져 늙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
 
   추위.더위 안 타게 하는 초피나무
 미국의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돌아다녀 보면 미국 사람들이 커피에 초피 가루를 넣어 마
시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초피를 원료로하여 새로운 향신료를 개발하여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 남미의 여러 나라에서도 초피를 많이 먹고 있으며, 옛날 중국의  진시
황도 초피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추어탕에 넣어 먹거나 김치를 시지 않게 하기  위해 넣고, 껍질로는 물고
기를 잡는 데에 써 왔을 뿐인 초피가 요즈음 후추와 겨자를 능가하는 세계 제일의 천연  향
신료이자 에이즈균까지 죽일 수 있는 훌륭한 약재로 세계적인  각광을 받고 있다. 일본에서
는 1천만 평이 넘는 땅에 초피나무를 재배하여 초피 가루를 미국.유럽으로 수출하여 국가적
으로 큰 소득을 얻고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의 초피 열매를 수입해서 가공하여 한국으로 역
수출하고 있기까지 하다.
 우리나라 남부지방은 초피를 재배하기에 세계에서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초피를 연구하고 있는 학자들은 한결같이 한국 지리산 부근에서 나는 초피가
향기가 제일 강하고 품질이 가장 좋은 것으로 꼽고  있다. 그런데오 우리나라에서는 논밭둑
이나 집 주변에 자라는 초피나무를 귀찮다고 베어 내고 있는 형편이다.
 초피나무는 키 3미터, 지름 15센티미터쯤까지 자라는 낙엽떨기  나무다. 조피, 재피, 지피,
천초, 남초, 산초, 파초, 촉초  등 이름이 많다. 초피나무와 닮은  것으로 산초나무가 있는데
일본인들이 초피나무를 산초나무로 부르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초피를 산초라 부르는  것이
국제 통용어가 되어 버렸다. 초피는 전국의 해발 1천  미터 아래의 산야에 자생하거나 심어
키운다. 6월에 황록색 꽃이 피어 가을에 지름 4밀리미터쯤의 둥근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다.
열매가 다 익으면 껍질이 터져 새까만 씨앗이 밖으로  튀어나온다. 대개 열매껍질을 향신료
와 약으로 쓰고, 씨앗이나 어린 잎, 나무 줄기도 여러 용도로 쓴다.
 초피 열매는 한방에서 해독.구충.진통.건위약으로 많이  쓴다. 초피나무 열매 껍질을  베개
속에 넣고 자면 두퉁이나 불면증에 신기할 정도로 효과가 있다.  또 여름철에 잎이 붙은 연
한 가지를 잘라 그늘에서 말렸다가 가루 내어   계란 흰자위와 밀가루를 섞어서 이겨 화장
크림처럼 만들어 동상.타박상.요통.근육통.종기 등에 바르면 효과가 신통하다. 초피나무는 균
을 죽이는 힘이 대단히 강하여 미국의 어느 의학자는 초피나무가 에이즈 균을 죽일 수 있다
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초피는 성질이 뜨거우므로 속을 따뜻하게 하고  기를 내리며 양기를 돕고 소화를  잘되게
하는 등의 약리작용이 있다. 초피를 약으로  쓸 때는 씨앗을 추려 내고 열매껍질만을  쓴다.
초피를 갖가지 질병에 이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허약한 몸을 튼튼하게 하는  데 - 초피 1
근을 볶아 물기를 빼고 백복령 10냥를 껍질을 버리고 가루 내어 꿀로 벽오동 씨만하게 알약
을 만들어 두고 한번에 50개씩 먹는다.  오래 먹으면 눈이 맑아지고 안색이 좋아진다.  또는
초피 40알을 좁쌀을 끓여 만든 미음에 하룻밤 동안 담가 두었다가 빈 속에 물로 먹는다. 오
래 먹으면 몸 속이 따뜻해지고 얼굴빛이 좋아지고 머리털이 검어지고 눈이 밝아지며 갖가지
질병이 예방된다.
 대머리 - 초피나무 잎을 짓찧어 붙이면 머리카락이  난다. 탈항 - 빈 속에 초피 1돈(3.75
그램)을 씹어서 물로 먹는다. 또는 가루 내어  먹는다. 3~5번 먹으면 낫는다. 여성의 자궁출
혈과 자궁염에는 초피 열매를 볶아 가루 내어 한번에 1돈씩 따뜻한 술로 먹는다.
 겨울에도 추위를 타지 않고 한여름에도 땀이 나지  않게 하는 방법 - 초피나무 열매 2되
를 맑은 물 1말 2되에 이틀 동안 담갔다가 즙을 짜낸 것에다 초오 가루(초오를 진흙을 싸서
구워 배꼽을 버리고 가루 낸 것)1백60그램을 섞어 구리 그릇에 담아 약한 불로 엿처럼 달여
벽오동 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 달만 먹으면 겨울철에 홑옷을 입어도 추위를 모르게 된
다. 물론 여름철에 더위도 안 타게 된다.
 
   관절염과 위장병 다스리는 수영
 수영은 우리나라 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풀이다. 길옆이나 논밭둑.풀밭 등에  여러
포기씩 무리 지어 난다. 잎의 생김새가 시금치와 비슷하여 시금초 또는 산시금초.신검초  등
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맛이 시기 때문에 시금초라 부른다는 얘기도 있다. 수영은  여뀌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로 괴싱아.괴시양.괴승애.산모.산대황.산황.녹각설.산양제 등의 여러 이름이
있다.
 이른봄에 굵은 뿌릴에서 긴 잎자루를 가진 잎이 돋아나와 둥글게 땅을 덮는다. 줄기는 잎
가운데서 길게 자라 나오며 줄기에서 자라는 잎에는 잎자루가 없다.  잎은 긴 타원 꼴 또는
피침 꼴로 밑동은 깊게 파여 있고 끝은 뾰족한 편이다. 꽃은 엷은 노랑색으로 4월 말에서 5
월 초에 꽃 줄기가 50센티미터에서 1미터쯤 자라 나와 이삭 모양의 작은 꽃이 모여서 핀다.
 수영은 열매의 모양이 특이하여 눈길을  끈다. 줄기 끈에 가장자리는  붉은빛이고 안쪽은
녹색인 둥글둥글하면서도 납작한 열매가 수없이 매달려 바람에 대롱거리는 모습은 매우  인
상적이다. 꽃에는 꿀이 많아 양봉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수영은 위궤양.위하수.소화불량
등 위장병을 치료하고 위장 기능을 강화하는 데 깜짝 놀랄  만큼 효과가 있는 약초이다. 수
영을 뿌리째 뽑아 푹 삶은 다음 엿기름을 넣어 삭혀서 찌꺼기는 짜서 버리고 감주를 만들어
마시면 갖가지 위장병이 치료된다. 수영을 푹 삶아서 그 물을 밥먹기 전에 맥주잔으로 한잔
씩 마셔도 같은 효과가 있다.
 수영의 뿌리는 류머티스성 관절염에도 특효가 있다.  류머티스성 관절염은 아직까지 의학
적으로 그 원인도 규명되지 않고 뚜렷한 치료법도 없는 최고 고질병의 하나이다. 미국의 대
통령 루즈벨트도 이 병으로 고생했고, 자유당 시절 이승만  대통령 다음으로 권세를 누렸던
이기붕도 류머티스성 관절염으로 고생한 사람이었다. 류머티스성 관절염에는 건성과 습성의
두 가지가 있다. 건성 류머티스성 관절염은 음식물의 불완전  연소에서 생기는 노폐물과 음
식물에 들어 있는 무기수산이 칼슘과 결합하여 생긴다. 이 병은  몸에 열이 나지 않고 관절
마디에 딱딱 소리가 나면서 아픈 것이 특징이다. 습성 류머티스 관절염은 세균이 관절에 침
입하여 생기는 것으로 갑자기 열이 나면서 발병하는 것이  특징이다. 건성 류머티스 관절염
은 치료가 몹시 어렵고 습성 류머티스 관절염은 건성보다는 조금 치료가 쉽다.
 류머티슴의 원인이 되는 물질인 수산은 어떤 식품에나 조금씩 다 들어 있다. 그런데 음식
물에 열을 가하면 유기수산이 무기수산으로 바뀌어 이것이 몸에 들어가면 칼슘과  결합하여
신장경석.방과결석.동맥경화.류머티즘 증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살아 있는 유기수산은 인체
내의 독소를 제거하고 각 장기의 기능을 원활하게 하며, 변비를 치료하는 등의 효과가 있다.
 수영 뿌리에는 바로 이 수산이 모든 식물 중에서 가장 많이 들어 있다. 수영 뿌리에 들어
있는 유기수산은 몸 안에 있는 무기수산을 유기수산으로 바꾸어 준다. 이는 마치 더러운 물
에 맑은 물이 흘러 들어 더러운  물을 씻어 내는 것과 같은 것이다.  수영 뿌리로 관절염을
치료하려면, 수영 뿌리를 아무 때나 캐서 잘 씻은 다음 소주에 담가서 일 주일쯤 두어 노랗
게 우러났을 때 하루 3~4번씩 소주잔으로 한잔씩 마시면 된다. 관절에 물이 차고 열이 나는
습성 류머티스 관절염에 특히 효과가 빠르다. 관절염으로 거의 않은뱅이나 다름없이 지내던
사람이 수영 뿌리로 담근 술을 먹고 멀쩡하게 나은 사람이 여럿 있는 만큼 수영은 류머티스
관절염에 특효약이라 할 만하다.
 참고로 수산이 많이 들어 있는  식품을 들면, 대황.시금치.코코아.바나나.홍차.후추.팥.근대.
고추.강낭콩.쇠고기.커피 등이다. 이런 식품들은 끓여 먹는 것이 좋지 않다. 옴, 어루러기  같
은 피부병 치료에도 수영을 쓴다. 생즙을 내어 바르면 잘 낫는다. 유럽에서는 수영을 나물로
흔히 먹는다. 샐러드로 만들어 먹기도 하고,  국을 끓이기도 하며 요리 재료로 널리  쓰는데
야생종을 개량하여 채소로 널리 재배한다.
 고대 그리이스나 로마시대의 의사들은 수영의 잎을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담석이나 신장
의 결석을 없애는 약으로 썼다. 또 혈액을 맑게 하고  간장을 튼튼하게 하며 소화를 잘되게
하고 밥맛을 좋게 하는 데에도 즐겨 썼다. 수영 잎으로 만든 차는 민간에서 열을 내리는 약
으로 인기가 있으며 뿌리를 짓찧어 짜낸 즙은 옴, 습진 같은 피부병 치료에 썼고,  요즘에는
화상이나 치질 치료약으로 쓴다. 수영 잎에는 비타민 C가 많아 19세기 초 북극 탐험이 한창
일 때 미타민 C 부족으로 인한 괴혈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수영 잎을 갖고 다니기도  했다.
수영의 신맛이 고기를 연하게 하므로 소시지, 양고기, 돼지고기 요리에 향미료로도 널리  쓰
고, 또 음식에 신맛을 낼 때 오렌지나 레몬 대신 쓰기도 한다. 수영은 한약 건재상에서 팔지
않는다. 구하려면 시골의 논둑이나 밭둑 같은 데서 캐어 오는 수밖에 없다.
 
   염증과 종기 잡는 인동
 옛날 중국 안탕산에 약초를 캐는 한 노인이 있었는데 이름은 임동이라고 불렀다. 그는 험
한 안탕산을 마음대로 오르내리며 늑대, 호랑이  표범 등과 어울렸다. 어느 해 여름  안탕산
부근의 마을에 눈이 빨갛게 충혈되고 코와 입부터 시작해서 온몸에 고름이 나오게 되는 괴
질 피부병이 유행했다. 수많은 사람이 괴질에 걸려 온몸에서  고름이 나오며 신음했으나 이
병을 고칠 수 있는 약은 없었다. 임동 노인은 이 괴질을 고칠  수 있는 약을 캐오겠다고 결
심했다. 그는 약초 망태기를 둘러메고 안탕산 백이봉으로 올라갔다.
 임동 노인에게는 쌍둥이 딸이 있었는데 이름을 금화와 은화라고 했다. 아버니가 안탕산으
로 올라간 뒤 쌍둥이 자매는 아버지가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도
임동 노인은 돌아오지 않았다. 어느 날 쌍둥이 딸이 아버지를  기다리다가 집 앞에 있는 큰
나무에 기대에 잠이 들었는데 꿈에 아버지 임동 노인이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한손에 금
색과 은색의 꽃이 피어 있는 풀을 쥐고 있는 것이었다. 꽃에서는 맑고 은은한 향기가 났다.
 똑같은 꿈을 꾼 자매는 아버지가 이미 돌아가신 것으로 알고 아버지가 하던 약초 태던 일
을 이어받기로 결심하고 준비를 갖추어 안탕산 백이봉으로 올라갔다. 안탕산 백이봉은 구름
에 가려 있었고 61개의 봉우리와 46개의 동굴이 있었다. 금화와 은화는 이들 봉우리와 동굴
을 모두 지나다녔다.
 그런데 금화와 은화가 지나간 발자국에서 한 개의 푸른 덩굴이 자라나 금빛과 은빛의 꽃
을 피우더니 은은한 향기가 풍겼다. 푸른 덩굴이 말을 하였다. “괴질을 고치려면 끓여 먹어
야 해.”금빛과 은빛의 꽃이 대꾸했다.  “열을 내리고 독을 없애려면  끓여 먹으면 낫지.”  
푸른 덩굴과 금빛 은빛의 꽃들이 서로 말을 하기 시작하니 건너편에 있는 봉우리에서도 메
아리처럼 똑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그  소리는 점점 커져서 마침내 온  산이 함성으로 가득
찼다. 마을 사람들이 이 소리를 듣고 모두 산으로 올라가 금빛 은빛 꽃을 따고 덩굴을 잘라
끓여 먹으니 곧 열이 내리고 피부병이 나았다. 그러나 임동  노인과 쌍둥이 딸을 어디로 갔
는지 보이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임동 노인은 약초 덩굴이  되었다 하여 그 덩굴은 인동
이라고 불렀고, 금화 은화 자매는 꽃이 되었다 하여 그 덩굴의 꽃을 금은화라고 불렀다.
 인동은 그 이름대로 모진 겨울을 얇은 이파리 몇 개로 견디어 내는 인고의 장한 뜻이  있
는 식물이다. 그러나 그 무성하게 자라는 성질과 기품있는  꽃이 어울리는 계절은 초여름이
다. 인동 꽃이 핀 것을 보고 우리는 여름이 온 것을 안다. 인동은 그 꽃의 아름다움을 자랑
할 만하다. 인동 꽃은 처음에는 흰색으로 피었다가 며칠 지나면 노란색으로 변한다.  그래서
자세히 살펴 보지 않으면 흰 꽃과 노란 꽃이 섞여 피는 것처럼 보인다. 인동 꽃을 금은화라
고도 부르는데 이 이름은 금빛과 은빛의 꽃이 사이 좋게 섞여 핀다 하여 붙여 준 이름이다.
좋은 이름을 가진 만큼 금색 은색의 꽃은  티없이 깨끗한 맵시가 있고 향기도 좋으며 꿀이
많아 벌이 많이 모여든다.
 인동은 약성이 다양하다. 줄기.잎.꽃.뿌리까지 약으로 쓰므로 버린 것이 없다. 우리나라 곳
곳의 산기슭.논밭둑.개울가.길섶에 흔히 자라므로 구하기도 쉽다. 인동을 만병의 약이라고 부
르는 사람도 있고 중국에서는 인삼보다 더 나은 약초라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다음의 전설도
그런 배경에서 생겨난 것이 아닐까.  옛날 중국에 한 착한 부부가  있었는데 이 부부한테는
금화와 은화라는 어여쁜 쌍둥이 딸이 있었다. 금화와 은화는  서로를 지극히 사랑하여 살아
서도 함께 지내고 죽어서도 같이 묻히자고 약속을 했다.
 그런데 그들이 자라 시집 갈 나이가 되었을 때 그 마을에 전염병이 돌기 시작했고 언니인
금화가 그만 그 병에 걸렸다. 동생 은화는 정성을 다해  언니를 간호했으나 소용도 없이 언
니는 점점 약해져 갔고 마침내 은화도 언니와 같은 병으로  자리에 눕게 되었다. 두 자매는
임종이 가까워 부모님께 유언하기를 ‘우리가 죽으면 약초가 되어 세상에 다시 나서 우리와
같은 병으로 죽는 사람이 없게 하겠습니다.’라고 하였다. 금화 은화는 소원대로 죽어서  한
무덤에 묻혔는데 이듬해 봄에 그 무덤에서 한 줄기 가느다란 덩굴이 자라났다. 덩굴은 해가
갈수록 무성해지더니 여름이 되자 금색과 은색으 예쁜 꽃들이  사이 좋게 뒤섞여 피어났다.
사람들은 금화와 은화의 혼이 꽃으로 피어나  것이라 하여 금은화라 불렀고 병을  치료하는
약초로 쓰게 되었다.
 아름답고 애처로운 전설인데 금은화에는 강한 항균작용과 독을 풀고 열을 흩어 내리는 작
용이 있어 유행성 독감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인동은 덩굴과 꽃을 달리 쓴다.  인
동 덩굴은 약성이 차고 맛은 달며 약간 쓰다. 심경,  폐경에 작용한다. 열을 내리고 독을 풀
며 경맥을 잘 통하게도 한다. 여러 가지 염증질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창상과 종기,  부
스럼을 치료한다. 열로 인하여 생긴 병이나 감기, 호흡기 질병, 매독 등에 효과가 있다. 금은
화는 성질이 차갑고 맛은 달고 약간 쓰면서도 맵다. 소변을  잔 나오게 하고 염증을 삭이며
균을 죽이는 작용이 있다. 갖가지 옹종.악창.옴.이질.열병.연주창 같은  데에 효과가 있다. 대
장염.위궤양.방광염.인두염.편도선염.결막염 등 여러 가지 염증질병에도 효과가 크다.
 인동꽃은 꽃송이가 피기 직전에 따서 그늘에 말리고 잎과 줄기는 가을철에 베어서 그늘에
서 말려 두고 쓴다. 인동은 술로 담가 먹으면 약효가 더 빠르다. 초여름 금방 핀 흰 꽃을 따
말려서 좋은 술 1.8리터에 인동꽃 1백 그램쯤을 넣고 따뜻한 곳에  한 달 가량 숙성시켜 노
랗게 우러나면 마신다. 갖가지 종기.부스럼.각기.매독.관절염에 효과가 있다. 기호에 따라  황
설탕이나 꿀을 넣어 마실 수 있으며 밥먹기 전에 한잔씩  마신다. 달여 먹는 것보다 흡수가
빠르다.
 인동 잎을 따서 그늘에 하루쯤 두었다가 불에 가볍게 볶아내어 종이 봉지에 담아 두었다
가 한번에 2~3그램씩 더운물에 우려내어 차로 마실 수도 있다. 해열.이뇨.감기 치료.종기  치
료에 효과가 있고 만성간염에도 효과가 있다. 인동 차에 산사  열매를 넣어 같이 달이면 신
맛이 섞여 먹기가 좋은데 협심증이나 고혈압에 효과가 크다.  인동을 약으로 활용하는 방법
을 몇 가지 소개한다.
 휴행성 감기 - 인동 덩굴이나 잎을 그늘에서  말린 것 10~15그램에 물 500밀리리터를 붓
고 약한 불로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하루 3~4번 마신다.  마시고 나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땀을 흠뻑 내면 효과가 더욱 빠르다. 머리카락이 빠질 때  - 인동 덩굴이나 잎
15~20그랜을 진하게 달여서 한번에 맥주잔으로 한잔씩 하루 2~3번 15~20일 간 마시면 머리
카락이 다시 자라 나오게 된다. 종기, 종창, 부스럼 - 인동 덩굴에  물을 약간 붓고 끓인 다
음 그 물에 녹두 가루를 넣어 고약처럼 되게 한 것을 종기나 종차에 바른다.
 신장염 - 급성 신장염으로 열이  나면서 오줌이 잘 나오지 않고  몸이 부을 때에는 인동
덩굴이나 잎 15~20그램을 진하게 달여서 그 물을 한번에 맥주잔으로 한잔씩 마시면 효험이
있다. 요통, 근 육통 - 인동 덩굴이나 잎  15~20그램을 달여 마시는 동시그 그 물로 목욕을
한다. 당뇨병 - 인동꽃 말린 것 30그램에 물 500밀리리터를 붓고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약
한 불로 달여서 하루 세 번으로  나누어 밥먹기 전에 마신다. 3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하면
효험이 있다.
 
   곪은 손가락 낫게 한 제비꽃
 옛날 어느 곳에 화자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둘 살았다. 꼭 같이 거지였던 두 사람은 서
로 의형제를 맺었다. 그런데 어느 날 동생이 생손가락을 앓게 되었다. 손톱이 빨갛게 부어오
르고 아픔이 몹시 심했다. 형은 동생을 데리고 약방을 찾아가 약을 달라고 했다. 약방  주인
은 약을 사려면 다섯 냥을 달라고 하였다. 그들에게는 돈이 없었으므로 약방 주인은 그들을
내쫓아 버렸다. 약방에서 쫓겨난 형제는  산기슭에 올라가 어떻게 해야 좋을지를  생각했다.
동생이 몹시 아파하므로 형은 발밑에 있는 보라색 꽃을 따서 입으로 씹었다가 동생으 아픈
손가락에 발랐다. 그랬더니 손이 불타는 것처럼 화끈거리다가 차츰  열이 내리고 통증이 없
어졌다.
 형은 그 보라색 꽃이 핀 풀을 뿌리째 뽑아 집으로 가지고 와서 꽃잎을 짓찧어 동생의  아
픈 손가락에 붙이고 나머지는 달여서 먹였다. 이튿날 아침에  보니 놀랍게도 아프던 손가락
은 거의 다 나아 있었고 2~3일 뒤에는 마침내 완전하게 나았다. 그 뒤로 두 화자 형제는 거
지 노릇을 그만두고 산에 가서 약초를 캐다가 생인손을 앓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고쳐 주
었다. 그 약초는 꽃이 보라색이고 줄기가 마치 단단한 못과 같다고 하여 이름을 자화지정이
라고 지었다.
 자화지정을 우리말로는 제비꽃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아무 데나 흔하며 흰제비꽃,  삼색
제비꽃, 졸방제비꽃, 태백제비꽃, 단풍제비꽃,  장백제비꽃, 각시제비꽃, 간도제비꽃 등  40여
종이 있다. 꽃 빛깔도 연보라색, 진한 보라색, 흰색, 노란색 등이 있다. 제비꽃이라는 이름은
남쪽나라에서 제비가 올 때쯤 꽃이 핀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제비꽃은 쓰임새가 많다. 약으로도 쓰고, 나물로도 먹으며  염색재료로 쓰고, 과자나 샐러
드에 넣어 먹기도 한다. 특히  깊고 그윽한 내음이 있어 유럽에서는  향수의 원료로 쓰기도
한다. 중세 유럽에서는 제비꽃이 예수가 매달렸던 십자가 밑에서  피어난 꽃이라 하여 매우
소중하게 여기기도 했다. 제비꽃은 생인손은  앓을 때 날로 찧어 붙이면  신기하리 만큼 잘
낫는다. 갖가지 염증, 연주창, 피부염, 종기 헌 데, 상처가 곪은 데 등에도 찧어 붙이거나 달
여서 먹으면 잘 낫는다.
 제비꽃은 맛은 쓰고 매우며 성질은 차다. 열을 내리고 독을  풀며 갖가지 균을 죽이고 염
증을 없애는 작용이 있다. 가래를 삭이며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불면증과 변비에도 효과가
있다. 부스럼이나 타박상, 상처가 곪은 데는 신선한 제비꽃 전초를 비벼서 그대로 아픈 부위
에 붙이거나 즙을 내어 바른다. 관절염에는 말린 제비꽃 1백  그램과 말린 질경이 1백 그램
을 4~5리터의 물에 넣어 약한 불로 반쯤 되게 달여서 그 물을 마시고 또 찜질을 한다. 하루
3~4번 찜질을 한다.
 불면증이나 변비에는 말린 뿌리 3~5그램을 달여서 잠들기 30~40분 전에 마신다. 황달에는
말린 것은 10~15그램, 날것으로는 30~60그램을 달여서 수시로 차 대신 마신다. 제비꽃은  염
증을 치료하는 작용이 세므로 요즘에는 갖가지 악성 종양을 치료하는 데도 쓴다. 성질이 차
므로 제비꽃만을 쓰지 않고 겨우살이, 꾸지뽕나무, 느릅나무 뿌리껍질 등을 더하여 달여  복
용한다. 봄철 나물로 먹을 때는 밀가루 옷을 입혀 튀김을 만들기도 하고, 살짝 데쳐서  무쳐
먹기도 한다. 다른 야채와 함께 샐러드로 먹을 수도 있으며  꽃잎을 모아 살짝 데쳐서 잘게
썰어 밥에 섞어 꽃밥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소화 잘되게 하고 전립선염에 효험있는 고수풀
 고수풀은 중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향신료의 하나이다. 중국에서는 향채라 하여 거의
모든 음식에 넣어 먹는다. 중국을 여행하는 사람들 중에는 이 고수풀의 냄새 때문에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수가 많다. 고수풀은 빈대 냄새가 심하게  나서 처음 먹는 사람은 역겨
움을 느낀다. 그러나 습관이 되면 오히려 이것 없이는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된다고 한다.  인
도, 태국 같은 데서도 카레나 수프에 향신료로 널리 쓰고 있다. 잎이 푸를 때는 빈대 냄새가
나지만, 황갈색으로 익은 열매에서는 달콤하고 매혹적인 향기가 난다.
 중국에서는 이 씨를 먹으면 불로불사한다는 말이  있다. 한방에서는 ‘호유실’이라고 하
여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소화를 잘되게  하며, 기침을 멎게 하고, 입냄새를 없애며  상처를
치료하는 데 등에 쓴다. 고수를 서양에서는 코리안더라고 부른다. 이 이름은 빈대를  뜻하는
그리스어의 코리스와 좋은 향기가 나는 식물  이름인 아니스를 합친 것으로 잎이나  열매가
어린 때에는 빈대 냄새가 나지만 익으면 아니스 같은 좋은 향기가 난다는 뜻이다.
 고수는 고대 그리스나 로마에서도 가장 널리 쓰인 약초의 하나였다. 히포크라테스도 고수
의 씨가 복통이나 현기증 등을 치료하는데 좋다고 했다. 고수 씨는 탄수화물을 소화하는 효
과가 뛰어나므로 고대 로마 때부터 빵이나 과자를 구울 때  함께 넣었다. 또 빻아서 가루를
만들고 그 향기를 마시면 현기증을 치료한다고 하였고 유럽에서는 강장 효과가 뛰어나다 하
여 차나 수프로 만들어 환자에게 먹게 하였다. 이집트에서는  3천 년 전부터 고수풀을 시체
와 함께 묻는 풍습이 있는데, 이는 고수풀의 강한 냄새가  죽은 사람의 영혼을 보호하는 부
적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고수는 세계에서 가장 흔히 쓰는 향신료의 하나이다. 16세기에 스페인 정복자들이 고수풀
을 남미로 가져갔고, 미국에는 영국 이주민들이 가져갔으며, 오늘날에는 남미, 북미, 동남아,
유럽, 아랍 등의 많은 나라에서 귀중한 향신료로 쓴다. 일본에서도 ‘고엔도로’라 하여  생
선이나 고기를 요리할 때 흔히 쓰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빈대  냄새를 싫어하여 먹는 사람이
드물다.
 고수풀의 약효에 대해서는 옛 책에 대략 다음과 같이 적혔다. “고수풀 뿌리와 잎은 기미
가 맵고 성질은 따뜻하다. 생채로 먹거나 김치를 담가 먹는다. 소화를 잘 되게 하고  오장을
편하게 한다. 빈혈을 고치고 대.소장을 이롭게 한다. 배의 기를 통하게 하고 사지의 열을 없
애며 두통을 치료한다. 씨는 벌레 독, 치질, 고기 중독, 토혈,  하혈 등에 즙을 끓여 차게 먹
는다. 또 기름을 짜서 달여 어린이의 두창에 바르면 효과가 있다. 많이 먹으면 건망증이  생
긴다.”고수풀은 전립선염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곧 고수풀과 더덕을 1:1의 비
율로 하여 진하게 달여서 마시면 여간해서는 잘 낫지 않는 전립선염임 완화 내지는 낫는다.
3개월 넘게 꾸준히 복용하면 대부분 효과를 본다.
 고수풀은 미나리과에 딸린 한해살이풀이다. 키는 40~60센티미터쯤  자라며 생김새는 미나
리를 닮았으나, 미나리보다는 잎이 더 잘고 가느다랗게 찢어져 있다. 여름철에 흰색 또는 분
홍색 꽃이 피고 진 뒤에 쌀알보다 큰 지름  3~5밀리리터쯤의 열매가 달린다. 처음에는 녹색
이다가 차츰 황갈색으로 익는다. 열매 속에 씨가 2개  맞붙어 있는데 단단하여 잘 깨어지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중국 음식 재료로 드물게 가꾼다.
 
   폐 튼튼하게 하고 피 멎게 하는 백급
 옛날 중국의 한 장수가 벼슬을 버리고 시골에서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황제가 명령을 내
려 그를 황제의 근위대장으로 임명하고 불러 올렸다. 그는  서울로 올라가는 도중에 서융족
장수 10명을 만나 싸움을 벌여  물리쳤다. 산해관에 거의 다다랐을 때  서융족 장수 10명이
그를 포위했다.
 “네 이놈, 우리 형제들을 죽이고 살아서 돌아갈 줄 알았더냐!”“썩 비켜라. 나는 황제의
부름을 받고 가는 몸이다.”장군은 장수 10명과 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먼길을 오느라  지친
데다가 앞서 서융족 장수 10명과  싸웠던지라 힘이 빠져 있어 그들을  무리칠 수가 없었다.
간신히 빠져 나오긴 했으나 몸의 네 군데에 칼을 맞았고  가슴에 활을 맞았다. 그러나 의연
하게 말을 달려 황제 앞에 당도했다. 황제는 감동하여 즉시 태의를 불러 치료하게 했다.  태
의가 즉시 응급처치를 하여 피는 멈추고 잘린 근육과 뼈는 다시 이어졌지만 화살이 폐를 뚫
어 숨이 가쁘고 피를 토하는 등 목숨이 위급한 지경에 이르렀다.
 황제는 전국에 명의를 초빙한다는 명령을  내렸다. 그날 한 늙은 농부가  약초 몇 뿌리를
가지고 왔는데 잎은 종려 잎을 닮았고 뿌리는 마름을 닮았다. 농부는 황제에게 약초를 바치
며 말했다. “이 약초를 불에 구어 가루를 내어 절반은 물과 함께 먹고, 나머지 반은 상처난
데에 싸매 주면 나을 것입니다.”과연 그대로 하였더니 장군의 병이 나았다. 황제는 늙은 농
부를 기특히 여겨 벼슬을 내렸으나 한사코 받으려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대는 무엇을
바라는고?”“소인은 다만 이  약초를 의학책에  실어 세상에 널리  알리는 것이  소원입니
다.”  황제는 그 뜻을 장하게  여겨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이 약초의 이름은 무엇인
고?”“아직 이름이 없습니다. 폐하께서 이름을 정하여 주옵소서.”황제는 잠시 생각하고 나
서 물었다.
 “그대의 이름이 무엇인고?”“소인의 이름은 백급이라고 하옵니다.”“그렇다면 이 약초
의 이름을 백급이라고 하라.”그 뒤로 이 약초는 백급으로 부르게 되었다. 백급은  난초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에서는 대개  자란이라고 부른다. 5~6월에 빨갛게  피는 꽃이
아름다워 정원에 더러 심는다. 우리나라의 제주도 남부지방, 섬지방의 바닷가 돌 많은  흙에
드물게 자라며 온실에서 가꾸기도 한다.
 키는 50센티미터쯤 자라고 잎은 넓은  칼 모양이며 세로 줄이 빽빽하게  나 있다. 뿌리는
둥글고 희 구경으로 지름이 3~4센티미터쯤된다. 뿌리에 점액질이  많아 접착제를 만드는 원
료로 쓰기도 하고 구황식품으로도 먹는다. 백급은 폐를 튼튼하게  하고 출혈을 멈추게 하며
부은 것을 내리고 새살이 잘 나오게  하는 약으로 쓴다. 폐나 위의 출혈로  피를 토할 때나
위 및 십이지장궤양, 갖가지 종기, 종양에 백급  뿌리를 캐서 말린 것 3~9그램을 달여  먹는
다. 피를 토할 때는 백급 뿌리 4그램, 띠꽃 8그램에 물 200밀리리터를 붓고 달여서 하루 3번
나누어 마신다. 백급의 얄리 효과에 대해 <동의학사전>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가을에 덩
이 뿌리를 캐서 물에 씻어 증기에 쪄서 말린다. 맛은 쓰고 달며 성질은 서늘하다. 폐경에 작
용한다. 폐를 보하고 피나는 것을 멈추며 부은 것을 내리고 새살이 잘 돋아나게 한다.  약리
실험에서 지혈작용, 위 및 십이지장  궤양 치료작요, 억균작용 등이  밝혀졌다. 폐가 허하여
기침하는 데, 각혈, 코피, 외상으로 인한  출혈, 옹종, 창양, 덴 데, 손발이  튼 데 등에 쓴다
하루 3~9그램을 달인 약, 알약, 가루약 형태로 먹는다. 외용약으로  쓸 때는 가루 내서 뿌리
거나 기초제에 개어 바른다.”백급을 약으로 활용하은 방법을 소개한다.
 결핵으로 피롤 토할 때 - 백급 뿌리를 말려 가루  내어 한번에 3~5그램씩 하루 두 번 따
뜻한 물로 먹는다. 3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좋다. 갑작스런 각혈에는  7~10그램을
달여서 단번에 마신다.

 칼이나 낫에 다친 상처, 화상 - 백급 뿌리를 가루 내어 뿌리면 흉터가 남지 않고 잘 낫는
다. 기침, 코피 - 백급 뿌리를 가루 내어 한번에 3~5그램씩 먹는다.
 
   없던 밥맛이 꿀맛 딱지꽃
 딱지꽃은 어린이들이 놀이할 때 쓰는 따지처럼 땅바닥에 납자하게 퍼져서 자라는 풀이다.
잎은 톱날을 닮았고 뒷면에 흰 털이 빽빽하게 나  있으며 줄기는 보랏빛이다. 6~7월에 꽃잎
이 다서 개인 황금빛 꽃이 귀엽게 핀다. 우리나라 각지의  들이나 바닷게 풀밭에 흔히 자란
다. 한국을 비롯 중국, 일본에서 구황식물로 먹었다는 기록이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지혈약으
로, 일본에서는 해열제로 민간에서 썼다는 기록이 있다. 한방에서는 딱지꽃을 약으로 쓴  일
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딱지꽃 뿌리는 지혈제로 매우 훌륭하다. 자궁출혈, 장출혈, 치질출혈, 코피, 각혈, 피오줌을
누는 데, 암으로 인한 출혈, 대변 볼 때 피 나는 것 등 온갖 출혈에 딱지꽃 뿌리를  쓰면 다
른 어떤 약보다 좋은 효과를 볼 수가 있다. 온갖 종류의 출혈에는 딱지꽃 뿌리 40그램을 진
하게 달여서 차 대신 하루 4~5번 마신다. 딱지꽃 뿌리는 봄이나 가을철에 뿌리째 캐서 그늘
에 말려 약으로 쓴다. 맛은 약간 쓰고,  성질은 평하므로 아무 체질이나 상관없이 쓸 수  있
다. 풍습을 없애고 열을 내리며 독을 푸는 작용이 있다. 또 설사를 멎게 하고 피 나는 것을
멎게 하며 티푸스균, 적리균, 포도알균 등 온갖 균을  죽인다. 갖가지 염증을 치료하고 모세
혈관을 튼튼하게 하며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작용도 있다.
 진통작용, 진정작용도 있으므로 류머티스 관절염, 통풍, 신경통에도 효과가 있고, 위염, 장
염, 기관지 천식, 기침, 당뇨병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 딱지꽃은 나물로도 더러 먹는다. 어린
잎을 살짝 데쳐서 간을 맞추어 먹으면 쓴 맛이 없고  담백하여 누구라도 즐길 만하다. 어린
잎을 날로 먹어도 괜찮고 마요네즈와 버무려 먹어도 맛이 좋으며 밀가루 옷을 입혀 기름에
튀겨 먹어도 그만이다. 말려서 차로 마셔도 그런 대로 괜찮다. 딱지꽃은 영양 물질이 풍부하
므로 채소 대신 나물로 즐겨 먹을 만하다. 뿌리째 뽑아서  반찬으로 만들어 늘 먹으면 몸이
튼튼해지고 힘이 나고 밥맛이 좋아지고 위장이 튼튼해진다.
 딱지꽃과 닮은 것으로 양지꽃이 있다.  이른 봄철 양지 쪽에서 자라  노랗게 꽃을 피운다
하여 양지꽃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양지바른 풀밭이나 물가에서 흔히  자라며 잎 모양은 딸
기 잎을 닮았다. 양지꽃도 딱지꽃과 마찬가지로 지혈작용이 상당히 강하다. 민간에서 상처의
피를 멎게 한는 데, 설사, 이질에 쓰고 열을 내리는 약으로도 쓴다. 여자들이 생리가 고르지
못하고 뱃속이 냉할 때 양지꽃을 뿌리째  캐서 오래 달여 먹으면 차츰 낫는다.  또 젖이 잘
안 나올 때 달여 먹으면 곧 젖이 잘 나오게 된다. 몸이  허약할 때에 양지꽃을 오래 먹으면
좋다. 여름철에 뿌리를 캐서 그늘에서 말려 두고 수시로 차로 끓여 마시거나, 말린 것을  가
루 내어 찹쌀풀이나 꿀로 알약을 지어 두고 수시로 복용한다.  또 딱지꽃 뿌리를 오래 달여
먹으면 몸이 튼튼해지고 눈이 밝아진다.
 어느 노인이 간경화라는 병원의 진단을 받고 산과 들을 다니면서 딱지꽃, 양지꽃 등을 열
심히 캐서 달여 먹고 간경화를 고쳤다는 일화가 있다. 딱지꽃과 양지꽃은 간장의 기능을 강
화하는 데도 좋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입냄새 없애주는 회향
 회향은 유럽이 원산지인 두해살이풀이다.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와 지금은 간혹 심
기도 하고 저절로 자라기도 한다. 줄기와 잎에 톡 쏘는 듯한 독특한 향기가 있다. 잎은 가는
실처럼 생겼고 여름철에 가지 끝에 노란색 꽃이 가지끝에 우산처럼 모여서 피고 열매는 가
을철에 익는다. 봄에 심으면 그 이듬해에 키가 1미터 넘게 자라서 열매가 달리며,  우리나라
에서는 두해살이풀이지만 따뜻한 지방에서는  7~10년쯤 자라며 열매를  맺는다. 유럽에서는
회향을 딜(Dill)이라고 하고 중국에서는 시라라고 부른다.  그러나 딜과 시라는 회향과 매우
닮았지만 조금 다른 풀이다.
 회향은 그 열매를 향신료로 널리 쓴다. 열매는 길이  3~5밀리미터쯤 되는 타원 꼴인데 가
볍고 달고 향기로운 냄새가 난다. 회향 열매에는 2~6퍼센트의 정유가 들어 있는데 정유에는
아비톨이 50~60퍼센트, 펜콘 10~20퍼센트, 아니스알데히드, 에스트라골 등이 들어 있다. 씨앗
에는 이 밖에 기름 12~18퍼센트, 단백질이 20퍼센트쯤 들어 있다.  또 비타민 A와 아스코르
빈산도 많이 들어 있다.
 회향의 단맛은 아네톨이라는 성분이다. 아네톨은 23도에서는  녹지만 20~21도에서는 결정
성 덩어리가 되고 달며 향기가 있다. 회향은 수천 년 전부터 인류가 가장 귀하게 여긴 약초
이자 향신료의 하나이다. 5천 년 전의 고대 이집트   무덤에서 발견된 파피루스에서 회향을
재배했다는 기록이 있고, 고대 이스라엘에서는 십일조의 대상으로 삼기도 했다. 회향은 위를
튼튼하게 하고 소화를 돕는 효과가 뛰어나다. 또 단맛이 있고  향기가 좋아서 맛과 향을 좋
게 하기 위해서 음식이나 약에 넣기도  한다. 빵이나 과자 같은 데에 몇  개씩 넣으면 맛과
향이 훨씬 좋아진다.
 본디 회향이라는 이름은 썩은 간장이나 물고기에 이것을 넣으면 본래의 냄새대로  되돌아
간다고 하여 붙인 것이다. 그래서 식품의 향료와 냄새를 없애는 데 흔히 쓴다. 고대  유럽에
서는 회향의 향기가 마녀의 주력을 내쫓는 신통력이 있다고  믿었다. 회향을 태워서 연기를
쏘이거나 말려서 문 위에 걸어 두면 마녀의 주술에 걸리리  않는 것으로 여겼다. 반대로 마
녀도 주문을 외워서 마법을 걸 때 회향을 썼다고 한다.
 회향의 정유 성분에는 진정작용 및 최면작용이 있다. 한밤중에  일어나 우는 아이에게 회
향 씨를 달여서 먹이면 신통하게 울음을 그치고 잠을 자게 된다. 회향은 중추신경을 처음에
는 약간 흥분시키다가 차츰 진정시킨다. 또 점막을 자극하여  위, 창자, 기관지 등 분비선에
서 분비물이 많이 나오도록 돕는다. 가래를 없애는 약으로도 쓰고  젖을 잘 나오게 하는 데
도 쓴다.
 회향은 성질이 따뜻하고 기를 잘 통하게 하므로  찬 것을 내보내고 아픈 것을 멎게 하는
데 효과가 있다. 입냄새를 없애고 동맥경화를  예방하며 잠을 잘 자게 한다. 신장과  방광을
따뜻하게 하므로 신장염이나 신부전증을  치료하는 데도 쓴다.  민간에서는 만성신부전증을
회향으로 고친 사례가  있다. 회향의 약성에  대해 <동의학  사전>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맛은 맵고 성질을 따뜻하다. 방광경, 신경, 위경, 심경, 소장경에 작용한다. 신과 위를 덥혀
주고 입맛을 돋우며 기를 잘 통하게 하고 한사를 없애며 아픔을 멈춘다. 열매에는 아네톨을
주성분으로 하는 향기름이 있는데 이것이 적은 양에서는 중추신경을 흥분시키고 많은  양에
서는 억제한다. 또한 열매는 위, 창자, 기관지의 내분비선의 선분비를 항진시키고 젖선의 분
비도 세게 한다. 그 밖에 진경작용, 게움멎이 작용을 나타낸다.
 한산으로 고환이 붓고 아픈 데, 비위가 허하여 배가  아프고 불러오며 메스껍거나 게우고
입맛이 없는 데 주로 쓴다. 또한 허리가 시리고 아픈 데, 달거리 아픔, 음부가 찬 데도 쓰며
상기도질병, 장경련, 젖이 잘 나오지  않는 데도 쓴다. 그대로 또는  볶아서 하루 3~9그램을
달인 약, 알약, 가루약 형태로 먹는다. 열중에는 쓰지 않는다.“ 회향에는 소회향과 대회향이
있다. 대회향은 목련과에 딸린 식물의 열매로 열대  아시아지방에서 자란다. 열매에 0.5퍼센
트의 정유가 들어 있는데 이 정유를 뽑아 내어 치약이나 식료품의 향료로 쓰고 약으로는 그
다지 쓰지 않는다. 그러므로 보통  회향이라면 소회향을 가리킨다. 소회향에도 단맛이  나는
것, 매운 맛이 나는 것등 여러 품종이 있다.
 
   물고기 중독 푸는 천연 방부제 차조기
 2천 년쯤 전에 중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음력 9월 9일 중양절은 중국에서 제일 큰  명절이
다. 이날 부잣집 젊은이 몇 명이 술집에 모여 게 먹기 시합을 했다. “아, 맛있어. 내가 제일
많이 먹을 거야.”젊은이들도 너도나도 열심히 게를 먹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탁자 밑은 게
껍질로 수북히 쌓였다. 그때 마친 죽은 사람도 살려낸다는 명의 화타가 제자를 데리고 들어
왔다. 게걸스럽게 게를 먹고 있는 젊은이들을 보다가 말했다. “여보게, 젊은이들, 게는 성질
이 찬 것이라 많이 먹으면 배달이 난다네.”젊은이들이 투덜거렸다.
 “우리가 우리 돈 내고 먹는데 무슨 참견이오?”“내 말을 듣는 게 좋을 거요. 게를 너무
많이 먹으면 자칫 죽을 수도 있어.”그러자 한 젊은이가 삿대질을 하며 말했다. “괜히 겁주
지 마시오. 게를 먹고 죽었다는 사람은 아직 들어 보지 못했소. 설령 죽는다 할지라도  당신
이 간섭할 일이 아니잖소?” 젊은이들이 말을 듣지 않자 화타는  술집 주인을 불렀다. “이
젊은이들에게 게를 그만 파시오. 이러다가는 사람이 죽겠소.”술집 주인이 화타에게 따졌다.
 “남이 장사하는 데 무슨 참견이오?” 화타는 더 이상 말리지 않고 제자와 함께 술을 마
셨다. 밤이 이슥하여 화타가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가려고 하는데  한 젊은이가 배가 아프다
며 소리를 질렀다. “아니구, 나 죽네, 빨리 의원을 불러 줘요.”곧이어 다른 젊은이들도  배
를 움켜 쥐고 소리를 질렀다. “아이구 아야, 배아파 죽겠네.”젊은이들이 배를 움켜쥐고 데
굴데굴 뒹굴자 술집 주인이 달려왔다. 그러나 이미 밤이 늦어서  의원을 부르러 갈 수도 없
었다. 이때 화타가 나섰다.
“내가 의원이니 한번  치료를 해 보겠네.”젊은이들은  화타의 소맷자락을 잡고  애원했다.
“아까는 저희들이 정말 잘못했습니다.  돈은 얼마든지 드릴  테니 저희를 좀  살려 주십시
오.”“돈은 필요없네. 다만 앞으로 어른들의 말을  깊이 새겨 들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
게.”화타는 젊은이들을 조금 기다리게 하고 제자를 데리고 들판으로 가서 약초를 뜯어와서
큰 솥에 삶아 마시게 했다. 과연 얼마 지나지 않아 복통이 사라지고 뱃속에 편해졌다.  화타
는 젊은이들을 치료하면서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이 보랏빛 약초의 이름이 아직 없구나. 환자가 먹으면  기분이 좋아니지까 자서라고 하
자.’‘자서’는 보랏빛 풀을 먹으니 편하다는 뜻이다. 젊은이들이 돌아간 뒤에 제자가 화타
에게 물었다.“선생님, 이 풀이 게를 먹고 중독된 것을 고친다는 얘기가 어느 책에 적혀  있
습니까?”“책에는 없다. 내가 동물의 행동을 보고 배운 것이지.”화타는 제자에게 이야기했
다.
 “언젠가 어느 여름철에 내가 강남지방의 강가에서  약초를 캐고 있을 때 수달이  커다란
물고기 한 마리를 간신히 삼켰어.  그런데 물고기가 아주 큰 놈이라  수달이 그걸 삼키고는
배가 북처럼 불룩하여 터질 것 같았지. 그놈은 괴로운 듯  어쩔 줄 모르더니 풀밭으로 나와
보랏빛 풀을 뜯어 먹더군. 그러고  나서 잠시 지나자 그놈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가 유유히 헤엄을 치며 놀더군. 그때 나는 알았어. 물고기는 성질이 차고  자
서는 성질이 따뜻하여 서로 중화하여 물고기의 독을 풀어  준다는 것을.”화타는 얘기를 계
속했다.
 “그 뒤로 나는 자서의 잎을 따서 가루약과 알약을 만들어 많은 환자들한테 주었더니 과
연 약효가 뛰어나더군. 오한이 나는 데, 두통, 관절통, 복통, 설사 등 한기로 인해 생긴 병에
효과가 있고, 또 소화기능을 돕고, 폐기능을 튼튼하게 하며,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삭이
며, 장을 튼튼하게 하며 갈증을 없애 주는 데 좋은 효능이 있었네.” 이 약초를 화타는 자서
라 이를 지었으나 뒷날 시간이 흐르면서 자소라고 불리게 되었다.
 자소는 우리말로 차조기라고 부른다. 꽃풀과에 딸린  한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여러 지방에
서 저절로 나서 자라기도 하고 밭에 심어 가꾸기도 한다. 줄기는 네모 지고 잎이나 꽃 등이
들깨를 닮았다. 다만 줄기와 잎이 보랏빛이 나는 것이 들깨와 다르다. 키는 30~60센티미터쯤
자라고 전체에 털이 있다. 잎은 둥근 모양이고, 마주 난다. 여름과 가을에 보랏빛이 섞인 빨
간색 작은 꽃이 이삭을 이루며 피고 가을에 겨자 씨를 닮은 씨가 익는다. 잎이 보랏빛이 진
한 것일수록 약효가 높고 잎 뒷면까지 보랏빛이 나는 것이  좋다. 잎에 자줏빛이 나지 않고
좋은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을 들차조기라 하여 약효가 훨씬 낮은 것으로 친다.
 차조기 씨에서 기름을 짜는데 이 기름에는 강한 부작용이 있어서 20그램의 기름으로도 간
장 180리터를 완전히 썩지 않게 할 수 있다. 차조기 기름에는  좋은 향기가 있어서 과자 같
은 식품의 향료로도 쓴다. 차조기  씨앗 기름에 들어 있는  사소알데히드 안키티오슘이라는
성분은 설탕보다 2천 배나 단맛이 강하다. 그러나 물에  풀리지 않고 열을 가하면 분해되어
독성이 있어서 많이 먹으면 죽는다.
 차조기 앞은 향기가 좋아서 식욕을 돋우는 채소로 좋고, 여름철에 오이, 양배추로 만든 반
찬이나 김치에 넣어 맛을 내는 데 쓴다. 일본에서는 매실장아찌를 만들 때에 착색제, 방부제
로 많이 쓴다.  차조기는 입맛을 돋우고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땀을 잘 나게 하며, 염증을
없애고, 기침을 멈추며, 소화를 잘되게 하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등의 효능이 있다. 물고기
의 독을 푸는 것으로도 이름  높다. 차조기는 영양도 풍부하다. 비타민  A, 비타민 C, 칼슘,
인, 철등 미네랄이 많이 들어 있어 식욕증진, 이뇨, 해독, 정신아정, 무좀, 두통 등 여러 질병
에 다양하게 쓸 수 있다.
 차조기는 감기에 잘 듣는다. 오한으로 온몸이 쑤시고 콧물이  나오며 가슴이 답답하고 목
이 마를 때 차조기 잎을 40~50그램 달여 마시고 땀을 푹 내고 나면 개운해진다. 또 기침, 가
래, 인후염, 소화불량, 부스럼, 무좀, 불면증, 마비, 당뇨병, 요통 등의  여러 질병에 다양하게
쓰인다. 차조기를 병치료에 이용하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기침, 가래 - 차조기 잎과 도라지 뿌리를  달여서 마신다. 또는 차조기 잎을 생즙을 내어
마신다. 기관지염, 천식에도 효험이 있다. 감기 - 차조기 잎 30그램과  귤 껍질 10그램을 물
로 달여서 마시고 땀을 풀  낸다. 물고기, 게를 먹고  중독되었을 때 - 차조기 20~30그램을
진하게 달여서 마신다.
불면증, 신경쇠약 - 차조기 잎을 생즙을 내어  하잔씩 마신다. 아니면 차조기 잎 날것을 베
개 밑에 넣고 잔다. 당뇨병 - 차조기 씨, 무 씨를 반씩 섞어서 볶아 가루 내어 한번에 5~10
그램씩 하루 세 번 먹는다. 호흡곤란 - 차조기  씨 20그램, 무 씨 10그램을 물에 달여 하루
3번에 나누어 먹는다. 여러 가지 원인으로 숨이 찰 때에 효과가 있다.
 습관성 유산 - 향부자 10그램 차조기 잎 20~30그램을 물로 달여서 하루 2번에 나누어 밥
먹고 나서 2시간 뒤에 먹는다. 아니면 이 두 가지 약초를 각각 같은 양으로 가루 내어 한번
에 5~10그램씩 하루 3번 먹는다. 차조기는 태아를 안정시키고  기를 잘 통하게 하는 작용이
있어서 유산할 위험이 있을 때 쓰면 효과가 있다.
 
   간질을 고치는 독초 여로
 옛날 어느 마을에 사는 농부의 막내 아들이 간질에 걸렸다.  일 년에 한번 발작하기도 하
고, 한달에 한 번, 때로는 여러 번 발작하기도 하는데  발작할 때의 증상은 각기 달랐다. 발
작이 시작되면 갑자기 기절하여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입에 거품을 물고 헉헉대기도  하
고, 헛소리를 하기도 하며 갑자기 난폭해져서  사람을 때리고 마구 욕을 하기도 했다.  날이
갈수록 증세가 점점 심해져서 이웃집 돼지를 죽여 그 값을  물어 준 일도 있었다. 식구들은
가는 데마다 말썽을 일으키는 막내 아들을 성가시게 여겼다. 어느  날 막내 아들이 또 발작
을 일으키자 가족들이 모여서 어찌할 줄을 몰라하며 고민을 했다.
 “큰일 났어, 정말 미치겠어. 갈수록 난폭해져서 무슨 일을 저지를지 알 수 없으니.”큰아
들이 걱정을 하자 둘째 아들이 말했다. “형님, 나도 생각을 해 봤는데, 우리 속 썩을 것 없
이 동생을 편안하게 해 줍시다.”“그럼, 죽이자는 말이냐?”“예, 마음이 아프지만 그 방법
밖에 별 수가 없을 것 같아요.”옆에서 듣고 있던 아버지와 어머니가 손을 내저으며 반대를
했다. “절대로 안 된다. 천벌을 받을 짓이야. 아무리 그  애가 애를 먹인다 해도 일부러 죽
일 수는 없어.”  두 아들은 며칠 동안 부모님을 설득했다. 두 노인도 하는 수 없다는 듯 승
낙을 했다. “우리는 모르겠다. 너희들이 알아서 해라.”며칠  뒤에 큰아들이 둘째를 불러서
말했다. “막내를 그냥 죽일 수는 없으니 밭둑에 자라는 여로를 삶아서 먹이자.”여로는  소
나 말도 먹으면 곧 죽는 무서운 독초였다. 두 형제가 여로를 캐서 삶고 있는데 막내 아들이
또 발작을 했다. 큰아들이 달려들어 막내를 잡고 둘째 아들이  여로 삶은 물을 막내의 입에
부었다. 한 그릇으로는 죽지 않을 것  같아 세 그릇이나 먹였다. 막내는 바닥에  엎어지더니
꼼짝도 하지 않았다. 두 형제는 막내가 죽은 것으로 알고 눈물을 흘렸다.
 그런데 얼마 뒤, 죽은 동생의 시체를 치우려고 하자 갑자기 시체가 움찔 움직이는 것이었
다. 그러더니 웩 하고 토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물 같은 것을 토하더니 나중에는  가래를
많이 토했다.
 큰아들과 둘째 아들은 동생이 마신 것을 다 토해 버렸으니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생각하
여 솥에 남은 여로 달인 물을  다시 퍼먹였다. 얼마 뒤 동생은 먼저보다  더 심하게 토하기
시작했다. 시커먼 기름 덩어리 같을 것을 토하더니 나중에는 누런 똥물까지 토해 냈다. 동생
은 뱃속의 것을 몽땅 토해 낸 뒤에 그대로 쓰러졌다. 그러나 여전히 헉헉 숨을 쉬고 있었다.
한참을 그대로 있다가 비틀비틀 일어나더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옷에 묻은 먼지를 털
고는 말했다.
 “형님, 미안해요. 내가 잠시 정신을 잃었던 모양이에요.  그런데 지금은 정신도 맑아지고
몸도 가뿐해졌습니다.”막내는 우물가에 가서 세수를 하고 부엌에 들어가 밥을 먹고는 호미
를 들고 밭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형들이 어벙벙한 채로  뒤따라가서 살펴보니 막내는 조금
도 미친 것 같지 않았다.
 “대체 어찌 된 거야. 그 독한 여로를 먹고도 죽지 않다니.”“형님, 혹시 그 여로가 간질
을 고친 게 아니까요?”“그래. 그럴지도 몰라. 보통 사람이 먹으면 죽는 독초가 아픈 사람
에게는 약이 될 수도 있을 거야.”막내는  그 뒤로 간질이 말끔하게 나아 재발하지  않았다.
이 소문을 듣고 이웃 마을에 간질을 앓는 사람이 있어  그 가족이 찾아왔다. 큰아들이 말했
다. “제 막내 동생이 여로를 달여 막고 간질이 낫기는  했습니다만 정말 그것이 약이 되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이웃 마을 사람은 그 말을 듣고 돌아가서  잘못되면 사람 죽이는 셈
치고 여로를 삶아 먹였다. 과연 여로는 간질병에 좋은 효험이 있어 병이 나았다. 그 뒤로 여
로는 간질을 고치는 명약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강원도 산골마을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떤
사람이 산에 올라갔다가 처음 보는 이상한 풀이 있어 몇 포기를 캐어 자기 집 정원에  심었
다. 그런데 그의 이웃에는 속앓이로 20년이 넘게 고생한 어느 부인이 있었다. 20년 동안  온
갖 좋다는 약을 다 써 보았으나 별 효험이 없었다.
 어느 날 부인은 그 집에 왔다가 정원에 심은 이상한 풀을 보고 저것을 달여 먹으면  속앓
이가 나을지도 모르니 한 포기를 달라고  하였다. 마치 파 뿌리처럼 생긴 그  풀 한 보기를
캐서 물로 달여 먹으니 신기하게도 부인의 병이 깨끗하게 나았다.  부인이 그 풀이 약이 되
는 줄 모르고 다만 잎이 난초를 닮아 보기에 좋고 파랗게 잘 자라므로 먹어서 해롭지는  않
을 것이라 여겨 달여 먹은 것이었다. 속앓이를 이상한 풀  한 포기로 고친 아주머니는 만나
는 사람마다 그것을 자랑하여, 며칠 사이로 정원에 심겨졌던 이름을  알 수 없는 풀은 모두
뽑혀 속앓이로 고생하던 수십 명의 약이 되었다.
 그 후로 처음 그 풀을 정원에 심었던 사람은 산에 올라갈 때마다 그 풀을 채취하여  말려
서 수백 근을 쌓아 두고 속앓이로 찾아오는 사람마다 무료로  주었다. 과연 그 풀은 속앓이
에 신통한 효험이 있어서 한 사람도 낫지 아니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때까지 그 풀의 이름
을 몰랐으므로 속앓이에 특효가 있다 하여 속앓이 풀이라 이름  지었다. 그러던 어느 날 경
상도에서 그 풀을 구하러 온 사람이 있어 10근쯤을 주었더니  꽤 많은 돈을 내놓았다. 한사
코 받을 수 없다고 거절하였으나 돈을 던져 놓고는 뒤도 안 돌아  보고 가 버렸다. 돈을 받
은 것이 못내 불안하여 마음을 졸이고 있던 중 이듬해 봄에 그 경상도 사람이 많은  선물을
들고 다시 찾아와 말했다.
 “선생님이 주신 약초를 먹고 제  아내의 병이 나았습니다. 제 아내가  30년 동안 속병을
앓아 가산을 탕진하다시피 하여 온갖 좋다는 약을 구하여 치료를 했으나 효험이 없다가, 선
생님한테 속앓이에 좋은 약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와 그 약을 구하여 1근을 물로  달여
서 두 숟갈 먹였더니 곧 통증이 없어지고 마음이 편안하게  되어 잠이 들었습니다. 그 뒤로
15일 동안 약초를 달여 먹이니 완전히 나아서 지금은 매우 건강합니다. 선생님은 저희 부부
의 생명의 은인이십니다.”그 뒤로 그 사람은 다른 일을 그만두고 산에서 속앓이 풀을 캐어
수많은 사람을 치료하여 그 주변에서 명의로 소문이 났다. 이 속앓이 풀이 곧 여로이다.
 여로에 얽힌 얘기는 이것 말고도 많다. 늑막염으로 다 죽게  된 사람이 여로를 달인 물은
먹고 세숫대야로 하나 가득할 만큼 뱃속에 있는 것을 토해 내고 깨끗하게 나았다든가, 정신
질환으로 우두커니 먼산만 바라보고 있는 사람에게 여로를 달여 먹여 나았다든가 하는 얘기
들이 우리나라 곳곳에서 전해진다. 경상도 어느 지역에서는 한 시골 사람이 여로를 달여 먹
여 늑막에 물이 고이는 늑막염환자 수십 명을 고쳐 늑막염  명의로 소문이 나기도 했다. 여
로가 늑막염에 특효약이라 하여 늑막풀이라 부르기도 한다.
 여로는 백합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 어디든지  산속 나무 밑이나 풀밭에서
자란다. 특히 고산지대의 물기 있는  풀밭에 무리 지어 자란다. 키는  40~100센티미터쯤이고
줄기는 곧게 자라고 털이 있으며 잎은 줄기 밑에서부터 번갈아서 난다. 잎은 버들잎 모양으
로 줄기를 감싸듯이 나며 잎에 세로로 많은 주름이 있다. 7~8월에 자줏빛이 도는 붉은 꽃이
줄기 끝에 피고 열매는 9~10월에 익는다. 생김새나 난초를  닮아 정원에 관상용으로 심기도
한다.
 여로는 민간이나 한방에서 토하는 약, 알코올  중독을 고치는 약, 두통, 복통,  간질, 황달,
인후염, 정신병을 고치는 약으로 쓴다. 여로 뿌리는 혈압을 내리고 간에 쌓인 독을 풀며  소
변을 잘 나오게 하고 뱃속에 있는 옴.악창.머리 비듬.습진  같은 피부병에는 뿌리를 달인 물
로 씻으면 효험이 있다.  그러나 여로는 독성이 세므로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 매우 적은
양을 달여서 먹거나 뿌리를 그늘에서 말려 가루 내어 알약을 만들거나 캡슐에 넣어 먹는다.
여로는 이름이 많다. 사슴이 병이 생겼을 때 먹는 약이라 하여 녹총이라고도 하고 늑막염에
신효하다 하여 늑막풀이라고 하며, 뿌리  모양이 파를 닮았으므로 산파, 또는  산총이라고도
한다. 이 밖에도 장길파, 쟁길파, 박초, 오삼, 서경 등의 여러 이름이 있다.  한방에서는 거의
쓰지 않으므로 아는 사람이 많지 않고 약초꾼들도 거의 채취를 하지 않는다.
 여로가 간질, 정신병, 늑막염, 속앓이 등을 고치는 것은 강한 최토작용 덕분이다. 간질이나
정신병은 위벽에 끈적끈적한 가래 같은 담이 붙어 있어서  발병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로가
이 담을 깨끗하게 토해 내게 하므로 병이 낫는 것이다. 또 뱃속의 기생충으로 배가 아플 때
에는 이 기생충을 모두 죽이므로 배아픔이 낫는다. 늑막에 물이 고이고 늑막염 또한 여로가
강력한 역삼투압 작용으로 늑막에 고인 물을 위장으로 끌여들여 토하게 함으로써 병이 치료
되는 것이다. 여로는 많이 먹으면 목숨을 잃게 되는 독약이지만 잘 활용하면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 여로와 닮은 식물인 박새도 꼭 같은 용도로 약에 쓴다.
 여로는 맛은 쓰고 매우며 성질은 차갑다.  간과 폐에 작용한다. 여로 뿌리에 있는  게르메
린, 네리닌, 루비예르빈, 프세우도예르빈, 콜키친, 베라트리딘  등의 알칼로이드 성분이 혈압
을 내리고 토하게 한다.  잎에는 120mg의 아스코르빈산이  들어 있다. 뿌리를 물로  달여서
소, 말, 개 등을 목욕시키면 피부에 기생하는  진드기, 벼룩 같은 나쁜 벌레들이 다  죽는다.
또 이 물을 농작물의 해충을 방제하는 농약으로 쓸  수도 있다. 여로에 대해 <동의학사전>
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우리나라 각지의 낮은 산 양지  쪽에서 자란다. 가을에 뿌리를 캐서  물에 씻어 햇볕에
말린다. 약리실험에서 물 우림액이 혈압 낮춤작용, 간  보호작용, 쓸개즙 분비작용을 나타낸
다는 것이 밝혀졌다. 동의 치료에서 게움약, 진통약으로 잘 쓰지 않고 옴, 악창 등에 외용약
으로 쓴다. 그러나 요즘에는 파란여로의  물우림액을 전염성 간염과 만성간염에 쓰고  있다.
혈압 낮춤 약으로도 쓴다. 독성이 세므로 쓰는 양에 주의해야 한다.”  
   갈증 멎게 하고 열을 내리는 칡
 옛날, 깊은 산, 울창한 숲속에서 약초를 캐며 혼자 살아가는 한 노인이 있었다. 노인은 약
초를 캐면서 마을에 아픈 사람이 생기면 고쳐 주기도 했다.  어느 날 노인이 산에서 약초를
캐는데 갑자기 산밑에서 왁자지껄하는 소리와 말발굽 소리가 들렸다. “아니, 무슨 일이  생
겼나?”노인은 약초 캐던 손을 멈추고 일어나 소리 나는 쪽으로  내려다 보았다. 그때 열다
섯 살쯤 되어 보이는 한 소년이 헉헉거리며 달려오다가 노인을 보더니 털썩 꿇어 앉았다.
 “할아버지, 저를 좀 살려 주십시오. 나쁜 사람들이  저를 죽이려고 쫓아옵니다. 붙잡히면
저는 죽습니다.”“대체 너는 누구냐?”“저는  이 산 아랫마을에 사는  갈원외라는 사람의
외아들입니다.”  “그런데 누가 널 죽이려 한단 말이냐?”“그들은  조정의 간신들인데 저
의 아버지가 몰래 군사를 일으켜 반역을 꾀하고 있다고  임금에게 모함을 하였습니다. 임금
님은 간신들의 말만 믿고 군사들을 보내 저희 가족을  모두 죽이라고 명령하셨습니다. 그래
서 군사들이 저희 집을 포위하고 가족들을 모두 처참하게...흑흑...” 소년은 슬픔을 참지  못
하고 흐느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느냐?”   “저희 아버지께서 저의 손을  잡고 ‘너는
우리집의 외아들이니 너마저 죽으면 우리 집안의 대가 끊어진다. 너는 꼭 도망쳐서 숨어 있
다가 가문을 일으켜 원수를 갚고, 만일 원수를 갚지는 못하더라도 가문의 대가 끊기지는 않
도록 하여라’고 하셨습니다.”소년은 잠시 말을 끊었다가 다시 계속했다. “저는  군사들이
우리 가족들을 한 사람씩 잔인하게 죽일 때에 재빨리 혼자 도망쳐 나왔으나 결국 군사들에
게 들켰습니다. 저는 있는 힘을 다해 이 산으로 도망쳐 왔습니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으니 제발 저를 좀 숨겨 주십시오.”  갈씨 가문은 그 지방 일대의  모든 사람이 아는 충
신의 집안이었다. 노인은 그 소년을 구해 주기로 결심했다. “빨리 나를 따라오너라.” 노인
은 소년을 데리고 깊고 험한 골짜기로 들어갔다. 거기에는 아무도 모르는 동굴이 하나 있었
다. “이곳은 내가 약초를 캐서 두는  곳인데 아는 사람이라고는 나 하나밖에 없다.  여기에
숨어 있으면 안전할 것이다. 군사들이 물러가고 나면 내가 다시 오겠다.”   군사들은 사흘
동안 산속을 샅샅이 뒤졌지만 소년의 그림자조차 찾을 수  없었다. “산속에 있다고 하더라
도 짐승들한테 잡혀 먹혔거나 굶어 죽었을 거야. 이 험한  산속에서 어린 아이가 혼자 어떻
게 살겠나. 돌아가자.”군사들은 모두 한마디씩 하고는 돌아갔다.  군사들이 돌아간 뒤에 노
인은 동굴로 갔다. “얘야, 이제 나오너라. 군사들은 모두 돌아갔다. 너도 이젠 네 갈길로 가
거라.”“할아버지, 가족들은 모두 잡혀 죽었고,  먼 친척들까지도 다 죽인다  하니 저는 갈
곳이 없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저를 구해 주셨으니 제가 할아버지를 부모님처럼 모시고 살도
록 해 주십시오. 그러면 꼭 은혜를  갚겠습니다.”  “그럼 나하고 같이 살자.  그러나 나는
약초를 캐는 사람이라서 날마다 산을 올라다녀야 한다. 부잣집  아들인 너한테는 견디기 힘
든 일이 많을 것이다. 그래도 할  수 있겠느냐?”“어떤 일이든지 다 하겠습니다.”그  뒤로
갈원외의 외아들은 노인과 함께 날마다 산을 오리내리며 약초를  캐러 다녔다. 노인은 소년
을 아들처럼 극진히 사랑했고 소년도 노인을 친아버지처럼 따랐다. 노인은 늘 한 가지 약초
를 찾아 온 산을 뒤졌는데 그 약초의 뿌리는 열이 나거나 갈증이 나고 설사가 나는 데 효과
가 있었다.
 세월이 흘러 여러 해 뒤에  노인은 세상을 떠났다. 소년은 이제  장성하였고 혼자 약초를
캐러 다녔다. 그리고 그 동안 노인한테  배운 의술로 많은 병자를 고쳤다. 그러나  그때까지
많은 사람들의 병을 고쳐 준  약초의 이름을 몰랐으므로 누가 물어도  대답을 못했다. “그
신기한 약초의 이름이 무엇입니까?”“글쎄요, 이름을  모르겠습니다.”어느날, 그는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고 있다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 이 약초의  이름을 내 성을 따서 갈
근이라고 부르자.”  갈근은 갈씨 집안의 한가닥 뿌리라는 뜻이며 그  뒤로 그 약초는 갈근
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갈근은 곧 칡 뿌리를 가리킨다. 칡은 콩과에 딸린 여러해살이 덩굴나
무이다. 우리나라 각지의 산 양지 쪽이나 골짜기 같은데 흔히 자란다. 줄기는 길이 6~10미터
쯤 자라고 잎은 큼지막한 달걀 꼴이며 8월에 좋은 향기가 나는 보라색 꽃이 피어  가을철에
꼬투리 열매가 익는다. 뿌리는 굵고 살이 쪘으며 녹말이 많이 들어 있다. 녹말을 뽑아  내어
국수나 떡을 만들어 막고 줄기에서 섬유질을  뽑아내어 청올치라 하여 갈포의 원료로도  쓴
다.
 어린순으로 나물을 해 먹기도 하고 쌀과 섞어 칡밥을 지어서도 먹는다. 뿌리에서 즙을 짜
서도 먹고 잎을 말려 차로 만들기도 하며 어린순을 꺾어 말려서 ‘갈용’이라 하여 몸의 원
기를 돋우는 약으로 쓰기도 한다. 갈용에는 식물 성장을 촉진하는 물질이 많이 들어 있어서
사람의 양기를 세게 하는 데에도 큰 효험이 있다고 한다. 어린순을 항아리에 흑설탕과 버무
려 넣고 1년 동안 숙성시키면 맛있는 음료가 된다. 이 음료는 변비, 고혈압, 당뇨병 등에 효
과가 뛰어나고 어린이들의 성장 발육에 큰 효과가 높다고 한다. 칡 뿌리는 감기, 머리  아픈
데, 땀이 잘 나지 않고 가슴이 답답하고 갈증이 나는 데, 당뇨병, 설사, 이질 등에 약으로 쓴
다. 칡꽃은 열을 내리고 가래를 잘 나오게  하며 술독을 푸는 데 쓴다. 또 대장염이나  악성
종양에 쓰기도 한다.
 <동의보감>에는 칡 뿌리의 약성에 대해 이렇게 적혀  있다. “성질은 평하고 서늘하다고
도 한다. 맛이 달며 독이 없다. 풍한으로 머리가 아픈 것을 낫게 하며 땀이 나게 하여 표를
풀어 주고 땀구멍을 열어 주며 술독을 푼다. 번갈을 멈주며  입맛을 좋게 하고 소화를 잘되
게 하며 가슴에 열을 없애고 소장을 잘 통하게 하며 쇠붙이에 다친 것을 낫게 한다. 족양명
경에 들어가는 약이다. 족양명경에 들어가서 진액이 생기게 하고 갈증을 멎게 한다.  허해서
나는 갈증은 칡 뿌리가 아니면 멈출  수 없다. 술로 인해서 생긴 병이나  갈증에 쓰면 아주
좋다. 또 온학과 소갈을 치료한다.”  칡 뿌리의 약리작용에 대해 <약초의 성분과 이용>이
라는 책에는 이렇게 적혔다. “온열중추를  자극한 집토끼에게 뿌리 가루를  15g/kg 먹이면
뚜렷한 열내림작용이 있으면서도 다른 특별한 변화는 없다. 뿌리를  우린 액, 달인 약, 알코
올 추출액도 이러한 작용이 있으나 물 추출액에서 세다. 열내림 작용은 합성 열내림 약보다
늦게 나타나지만 오래 지속된다. 또한 같은 작용량의 16배를  써도 열내림작용에서 큰 변화
가 없으며 심장, 혈압, 호흡에는 부작용이 없다.
 장상 집토끼에서는 혈당량을 늘리고 간장 글리코겐 양을 늘리지만 근육 글리코겐  양에서
는 뚜렷한 변화가 없다. 굶긴  집토끼에서는 간에서뿐만 아니라 근육에서도  글리코겐 양이
많아진다. 뿌리의 이소플라본 화합물은 신경작용이 있다. 특히 이 작용은  다이드제인이라는
성분에서 세게 나타난다. 나이드제인은 편두통, 고혈압, 협심증  등의 여러 가지 대사부전증
에 써 본 결과 심장의 혈관을 확장하여 70~80퍼센트의  환자들에게 치료 효과가 있었다. 그
리하여 다이트제인은 고혈압, 편두통, 협심증에 쓴다. 뿌리에는 다이드제인의 진경작용에 길
함이라는 물질이 있다. 즉 활평근 장기를 세게 수축시키는 물질이 있다. 잎과 꽃에 있는  로
비닌은 오줌 내리기 작용, 특히 핏속으 잔여 질소량을 줄이는 작용을 한다.
 총 플라보노이드는 혈압을 낮추고 뇌혈관 및 관상동맥의 피흐름량을 높인다. 그리고 심근
의 산소 소비량을 낮추고 핏속 산소 공급량을 높인다. 칡은  가을이나 봄에 뿌리를 캐서 물
로 씻어 그늘에 말렸다가 잘게 썰어서 쓴다. 칡은 70퍼센트쯤이  물로 피어 있으나 그 밖에
당분, 섬유질, 단백질, 철분, 인, 비타민 등이 골고루 들어 있고 다이드제인, 다이드진  등 열
을 내리고 머리 아픈 것을 낫게 하고 혈압을 낮추는 성분들이 들어 있다. 칡은 생명력이 몹
시 질긴 식물이다. 굵고 질긴 뿌리가 땅속을 깊이 파고 드는데, 여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
고서는 캐낼 수가 없다. 요즈음에는 포크레인을 동원하거나 특별히 만든 도구를 써서 칡 뿌
리를 뽑아 올린다.
 칡은 땅속에서 물을 빨아들여 굵은 몸통 속에 저장한다. 그래서 사람의 몸 속에서도 설사
를 멎게 하는 작용을 한다. 땀으로 물기를 내보내고 열을 내려 열병으로 인한 병을 낫게 하
는 것이다. 칡은 이것 한 가지만으로도 당뇨병, 부종, 설사, 황달, 술독, 고혈압, 두통, 협심증
등에 좋은 효험을 볼 때가 많다. 칡은 갖가지 질병에 이용하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당뇨병 - 칡 뿌리 120그램에 물  반 되(900밀리리터)를 붓고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약한
불로 달여서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마신다. 오래 복용하면 상당한  효험이 있다. 부종 - 칡
뿌리 200그램에 물 1되를 붓고 물이 3분의  1이 되도록 달여서 하루 3번 밥먹은 뒤에  마신
다. 3~5일 계속하면 효과가 있다. 고혈압, 협심증 - 가을에 칡 뿌리를  캐서 잘게 썰어 그늘
에서 말려서 하루 100그램에 물 반 되를  붓고 절반이 되게 달여서 그 물을 조금씩  수시로
마신다. 오래 복용하면 심장이 튼튼해지고 혈압이 안정된다. 알코올 중독 - 칡 뿌리를 날것
으로 생즙을 내서 한번에 한잔씩 하루 세 번 밥먹기  전에 마신다. 15일쯤 복용하면 술독이
깨끗하게 풀린다. 황달 - 칡 뿌리를 잘게 썰어 말린 것 80~120그램을 물로 달여서 하루 3~4
번에 나누어 마신다.
 불면증 - 칡을 날것으로 즙을 내어 한잔씩 잠자기 전에 마신다.  구토, 구역질 - 칡 뿌리
를 즙을 내어 한번에 한잔씩 마시거나 칡 뿌리 200그램에 물 반 되를 붓고 3분의 1로 줄어
들 때까지 달여서 하루 세 번  밥먹기 전에 먹는다. 칡 뿌리는 성질이  차가우므로 몸이 찬
사람, 곧 소음이나 태음체질인 사람이 오래 복용하면 좋지  않다. 칡은 소양체질인 사람, 몸
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 좋은 식품이자 보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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